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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별하 Sep 06. 2021

[아르바이트 썰 ver.2] 편의점 아르바이트




오늘은 지난번 고깃집 아르바이트 후기에 이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편의점도 고깃집과 마찬가지로 가장 접근성이 좋은 알바 중에 하나이다. 나는 이때까지 세븐일레븐, 스토리웨이, CU 총 3군데의 편의점 알바를 해보았다. 내가 했던 시간 순서대로 써보도록 하겠다.




1.세븐일레븐 + 전반적인 편의점 알바에 대한 고찰


세븐일레븐 알바는 대학생때 했던 편의점 알바로 학교안에 있는 편의점이었다. 우리학교는 대부분의 학생이 기숙사생활을 하는 학교여서, 학교안에 있는 시설들을 학생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내가 근무했던 편의점은 학교안에 있는 편의점 4군데중 유일하게 24시간 운영을 하는 편의점이었다. 야간 근무를 했기 때문에 저녁시간 이후로 배가고픈 학생들이 오기도 하고, 새벽즈음되면 술먹고 해장하러 오는사람들도 많았다. 새벽시간대에도 밤을 새던 대학원생이나 과제를 하는 학생들이 왔기 때문에 상당히 매출이 높은 편이었다.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전국 세븐일레븐 매장중에 내가 근무했던 매장이 매출3위 안에 든다고 들었다.



그래서 밤10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근무를 했는데, 보통 새벽3시까지는 카운터에서 계산만 주구장창해야할정도로 바빴다. 그나마 2-3시쯤부터 물건을 채울 짬이 생기는 정도였고 4-5시는 한가하기도 하고 물건도 채워놨고 슬슬 잠이오는 시기다. 나는 노트북으로 공부를 하거나 과제를 하거나는 가끔이었고, 주로는 글을 썼었다. 아무래도 새벽이다 보니 감성글이 많았지만..ㅎ 어쨌든 그렇게 적당히 시간을 보내다 보면 다음 사람이 오고 돈이 맞는지 세어본다음에 퇴근을 했다.



지금이야 예전에 비해 그래도 최저시급은 주는 편의점이 많지만, 사실 편의점은 돈을 제대로 안챙겨주기로 유명한 알바이다. 고깃집은 그래도 일이 힘드니 사장들이 양심상 시급이라도 최저로 주는지 몰라도, 몇년전만 하더라도 편의점은 최저시급이라도 제대로 받으면 다행인 알바였다. 그러니 당연히 야간시급을 쳐주는곳은 눈을씻고 찾아봐도 찾기 어려웠다. 운이 좋게도 나는 학교 안에 있는 편의점에서 근무를 했고 나를 포함한 알바생들이 전부 학교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총학생회 차원에서 시급 문제에 대해 한번 걸고넘어진적이 있었고, 그래서 최저시급은 물론 야간에 근무할때는 1.5배가 적용된 시급을 받았었다.



보통 편의점을 하게 되면 지점마다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알바를 모집하는 시간대가 아침 오픈(약8시부터 오후3시)이랑 오후타임(오후3시-오후10시) 그리고 야간타임(밤10시-아침8시, 혹은 아침6시) 이렇게 나뉜다. 나는 첫 편의점 알바부터 냅다 야간을 했는데, 사실 어릴때야 몰랐는데 밤을 샌다는게, 그것도 밤새다가 피곤하면 자는게 아니라 억지로 어떻게든 버텨가며 밤을 샌다는게 몸에 상당한 무리를 준다. 이 편의점 알바를 내가 거의 6개월 정도 했었는데, 그새 몸이 나빠지는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나마 20대 초반이었을때라 다행이지, 나중에 졸업하기 전에 잠시 야간을 다시 했을때는 20대 중반이었는데, 그때는 진짜 하루하루 와이거밤새는거하면안되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나는 매일출근하는게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 혹은 두번이었고 낮에는 수업을 들어야 하니 아예 밤을 계속 새는 패턴으로 살수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생활패턴이 자연스레 들쭉날쭉해졌고 안그래도 원래부터 불규칙적이던 생활은 점점 더 불규칙해졌다.



만약에 편의점 알바를 구한다면 야간은 되도록이면 피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몸에 지장이 가고 힘든만큼 야간알바자리가 상대적으로 많기는 하다. 대부분의 편의점이 낮시간대 사람들은 잘 그만두지를 않는데, 야간근무자들은 빨리빨리 그만두기 때문이다. 왜 구하는 곳이 많은지 한번쯤 생각을 해보자.



아 그리고 참고로 세븐일레븐, GS, CU중에 포스기가 제일 간단한곳이 세븐일레븐이다. 제일 어려운 곳은 GS이다. 그래서 간혹 GS는 GS 경력자만 뽑는 경우도 있다. 근데 솔직히 포스가 아무리 어려워봤자 처음에만 좀 헤매지 나중에 적응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편의점은 포스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알바와 비교해서 상당히 난이도가 쉬운편에 속한다. 뭐 물건을 채울때 선입선출하는게 약간 귀찮을수는 있지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진입장벽이 매우 낮은편에 속한다. 카페알바처럼 경력자를 선호하는 경향성도 상대적으로 낮다. 그냥 아무나 데려다놔도 적당히 굴러가기 때문이다.



편의점 알바의 장점이라면 일이 쉽다는 것, 비교적 구하기 쉽다는 것. 그리고 폐기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폐기 도시락이나 삼각김밥은 사실 점주의 스타일에 따라 다른데 내가 근무했던 곳들은 대부분 먹을 수 있게 해줬기 때문에 편의점 알바를 하게 되면 시급으로 돈도 벌고 도시락으로 식비도 아끼면서 생활을 했었다. 간혹 진짜 치사하게 이거까지 못먹게 하는 점주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점주가 그정도면 그냥 그 편의점은 일 안하는게 나은것 같다. 차고 넘치는게 편의점 알반데, 폐기도시락 조차 알바생 못먹게 하는건 좀 그런것 같다.



또 다른 장점은 쓸데없는 컴플레인을 받을 일이 적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진상손님이 아예 없냐하면 그건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카페에서 일할때 왜이렇게 음료가 다냐 라던가 고깃집에서 서빙할때 고기양이 왜 이것밖에 안되냐 등등 이런 컴플레인일 확률이 적다. 솔직히 음료 레시피야 나는 만들라는 대로 만든거 뿐이고 본인이 달게 느껴지는건 입맛차이인거고 고기양도 모자라면 주문을 더 하든지 나는 메뉴판에 있는대로 갖다주는것뿐인데 나보고 그걸 따지면 어쩌라는 건지. 그나마 편의점은 전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만 팔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난게 아닌 이상에야 적어도 맛이왜이러냐든가, 양이왜 이것밖에 안되냐 같은 컴플레인은 안들어도 된다. 간혹 뭐가 맛있냐고 추천해달라는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그거야 그냥 추천해주거나 나도 안먹어봐서 모른다고 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손님들이 왔다가도 계산만 하고 빨리 가버리기 때문에 솔직히 계산만 빠르고 정확하게 해주면 그렇게 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술취한 사람은 논외) 



편의점에서 파는 물건이 대부분 식품이기 때문에 물건을 진열할때는 선입선출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먼저 매장에 입고 된 물건이 먼저 팔리도록 앞쪽에 두는 것이다. 그래야 유통기한이 임박한 것들을 먼저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알바를 시작하게 되면 이 선입선출이 솔직히 제일 귀찮다. 누가 하나만 사가도 뒤에있는 것들을 다 땡긴다음에 제일 뒤에 물건을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건 귀찮은거지 어려운건 아니니까 괜찮다.



그리고 본인이 일하는 시간대가 만약 물건이 들어오는 시간이라면, 주문에 맞게 물건이 들어왔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해야한다. 물건박스를 쌓아두고 하나씩 일일이 뭐가 몇개인지 체크해야 하는 작업인데, 이것도 귀찮아서 그렇지 하다보면 속도도 빨라지고 금방금방한다. 물론 이거 하고 있을때 중간에 손님이 오면 귀찮긴하지만 뭐 그정도야.







2.스토리웨이


스토리웨이는 학교근처에 있는 기차역에 위치한 편의점이었다. 잠시 개인적인 얘기를 좀 하자면 나는 일을 몰아서 하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5번 출근하면서 3시간씩 일하는 것보다는 그냥 하루날잡고 하루에 15시간을 일하는걸 선호한다. 출근준비가 귀찮을 뿐만 아니라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어쨌든 고정 스케줄 하나가 생김으로써 나머지 일과를 하는 와중에도 자꾸 그게 신경쓰이기 때문이다. 이왕 출근한거 좀 오래 일하다가 가고 다시 안오는게 낫지 귀찮게 여러번 오는건 적성에 안맞다. 물론 너무 오래 근무하는건 힘들어서 조금씩 자주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안그렇다는 것이다.



이 스토리웨이 편의점도 원래는 주말에 근무할 사람 2명을 구했다. 주말 오전, 오후로 나눠서 각각 7시간반씩 하는거였다. 학교 근처이기는 하지만 버스타고 20분은 가야하고 그 버스간격이 40분정도로 너무 길어서 나는 주말 이틀 다 가기 귀찮은데 생각을 했지만, 어쨌든 일을 해야하니 알바지원을 했다. 그랬더니 사장님이 먼저 일요일 하루만 하는 대신에 아침7시부터 밤10시까지 15시간을 하면 안되겠냐고 제안을 했다. 나는 당연히 좋다고 했고, 그렇게 하루15시간짜리 알바가 시작되었다.



당시 사장님과 협의하기를 15시간을 일하는 대신에 기차역이다 보니 기차 출발시간 중에 약 40분-1시간 정도 기차가 출발하지 않는 시간이 있었다. 오후 2시쯤 한번, 오후 6시쯤 한번이라 그때 문을 잠궈놓고 잠시 나가서 끼니를 해결하고 오는 조건이었다. 대신 그 시간도 시급은 다 쳐주신다고 하셨다. 기차타는 곳 바로 옆에 있는 편의점이라 그런가 라면 물 붓는 것도 없었고, 먹을 수 있는 공간도 따로 없는 편의점이었어서 15시간 일하는건 괜찮지만 밥은 어떡하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나로서는 만족할만한 제안이었다. 아무래도 역 안이라 물가가 좀 비싸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조건으로 OK를 하고 근무를 하게 되었다.



KTX탑승하는 곳 바로 옆이다 보니 주로 오는 손님들이 대부분 기차에 타기 전에 간단히 마실것이나 간식거리를 사러 오는 분들이었다. 문제는 그러다보니 다들 바쁘셨다는거다. 진짜 열차 출발 2분전? 막 이렇게 오기도 하고 심지어 이미 열차가 들어와 있는데 편의점으로 달려들어와 빨리 계산해달라고 하시는 분도 계셨다. 그럴때 카드결제면 그나마 빨리 꼽기만 하면 되니까 상관없는데, 자기가 현금 줘놓고서는 나보고 거스름돈 빨리 안내준다고 역정을 내기도 했다. 어쨌든 그래서 주로 패턴이 열차출발시각 가까워지면 손님이 몰리고, 하나 지나가고 나면 잠시 한가했다가 다시 그 다음 시간되면 몰리고 이런 패턴의 반복이었다. 한가지 마음에 안들었던 근무환경은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는 것이었다. 하루종일 그 안에서 KTX가 도착하고 출발하는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있다보면 종종 귀가 멍해지곤 했다. 그리고 뭔가 문 넘어로 여러 사람들이 오고가고 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드는 근무환경이었다.



게다가 막상 해보니 15시간은 길어도 너무 길었다. 아침 댓바람부터 나와서 7시에 출근을 하려면 적어도 6시에는 기숙사에서 나와야했으니 일어나는건 그보다도 일렀다. 그러다보니 평소에 늦게 자는 나도 오후7시쯤부터는 잠이 꽤나 쏟아졌다. 그리고 이 알바를 할 당시에 수업시간표가 월수기둥이었는데, 알바를 일요일에 15시간을 해버리니 월요일 수업에도 꽤나 지장이 많이 갔다. 그래서 당초에 학기내내 하려던 계획과는 달리 2달쯤 하고 관두게 되었다. 이제 좀 적응할만하니 그만둔 셈이라 사장님께는 죄송했지만 너무 빡셌다.



한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학교 안 편의점은 주류를 팔지 않았지만, 스토리웨이에서는 팔았기 때문에 퇴근하며 맥주한잔 하는 것이 나름의 소확행이 되었다. 그리고 주로 카드로 결제를 많이 하다보니 우리학교 학생증이나 교직원증으로 결제를 하시는 분들도 종종 만나게 되었는데, 그럴때면 나 혼자 내적 친밀감을 느꼈다. 그런데 새삼 그 학생증이나 교직원증에 적힌 정보가 꽤나 많다는 생각도 했다. 카드결제를 하는 그 짧은 순간이지만 그 순간동안 그 분의 증명사진과, 어느 전공인지, 혹은 어디 소속인지, 교수인지 교직원인지, 학부생인지 대학원생인지, 학번은 뭔지 등등의 정보를 다 파악할 수 있다보니 왠지 그뒤로 학교가 아닌 곳이나 학교 근처가 아닌 곳에서는 학생증으로 결제하기가 망설여지기도 했었다. 뭐 어쨋든 하루 15시간은 너무 힘들어서 스토리웨이 알바는 비교적 짧은 시간만에 끝나게 되었다.







3.CU


CU는 내가 본가에 내려와서 변리사 준비를 시작하면서부터 비교적 짧은 시간만 일할 곳을 찾다가 찾게 되었다. 근무조건은 월화 오후4시부터 10시. 당시에 나는 공부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일주일에 15시간 미만으로 알바를 하는 곳을 찾고 있었다. 코로나 시국이라 알바자리 구하기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CU알바를 찾게된 것이었다.



편의점 알바야 이제 이쯤되니 매우 익숙해서 사실 일을 배우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처음에 점장님이랑 케미가 좀 안맞아서 인수인계 받을때 약간 왜저렇게 하는지 이해가 가지않는 부분이나 인내심을 요하는 부분들이 많았지만, 참고 넘어갔고 인수인계만 끝나면 점장님이랑 마주칠일이 교대할때 밖에 없으니까 괜찮겠지란 마음으로 버텼다.



왠만한 교육은 내가 그러려니 하겠는데, 여기 점장님은 내 기준으로는 쓸데없는 것에 대한 집착이 있으셨다. 예를 들어 포스기가 고장나면 어디로 전화를 해야되냐고 물으시길래 서비스센터? 라고 하니까 아니죠 하더니 그러고 정답을 가르쳐주면 되는데 꼭 내 대답을 기다렸다. 그래서 내가 다시 그럼 A/S센터? 라고 하니까 땡! 다시생각해보세요. 하더니 코로나때문에 최근에 난리난곳 있잖아요. 하길래 아~콜센터요? 하니까 맞다면서. 아니 솔직히 그거 명칭이 뭐가 중요하냐. 그거 명칭 수수께끼 할 시간에 그래서 그 콜센터 번호가 어디 적혀있고 몇번인지나 한번더 가르쳐주겠다.



이런게 한두개가 아니었다. 명칭에 유난히 집착을 하시고 게다가 교육방식 자체가 본인이 무언가 설명을 하고 내가 듣는게 아니라 자꾸 이런식으로 질문을 하시고 꼭 내가 뭐라도 대답할때까지 기다려서 솔직히 좀 짜증났다. 자기가 그냥 쭉-설명해주면 알아서 기억할텐데 이렇게 하니까 더 헷갈리고 대답도 뭔가 훈련소의 조교처럼 다그치는 느낌이라 더 별로였다. 그래도 사람자체는 좋으신 분이라 다행이었지만, 교육때는 정말 여기말고 다른데를 구해야 하나 싶을정도였다. 그도그럴것이 교육을 3일동안 4시간씩 12시간이나 갔는데, 교육기간 동안은 돈을 주지 않았다. 물론 처음에 면접볼때 3개월은 계약기간이고 교육은 그렇게 진행되며 교육기간 동안은 돈 안준다는거 다 설명듣고 동의하긴 했지만, 솔직히 코시국만 아니었으면 진작 안한다고 했을 것이다.



어쨌든 각설하고, CU에서 근무하면서 특이한 점에 대해 말해보겠다. 먼저 내가 근무했던 CU에서는 빵을 판다는 것이 가장 큰 특이점이었다. 간혹 치킨을 파는 CU도 있고 빵을 파는 CU, 둘다 파는CU도 있는데 내가 근무했던 지점은 빵을 파는 CU였다. 빵이야 예전에 카페 아르바이트를 할 때 쿠키정도는 구워본적이 있었는데, 여기는 훨씬 종류도 다양하고 복잡했다. 메뉴별로 해동하는 시간, 오븐에 몇도로 얼마간 돌려라, 발효는 몇분간 몇도로 시켜라 하는 것들이 정리된 책이 있기는 했지만, CU에서 취급하는 베이커리 메뉴가 워낙 많았고, 그 중에 우리 지점에 어떤 빵들이 있는지 찾아서 레시피를 봐야 했다. 그리고 은근히 처음에하면 헷갈리는데, 생지를 뒤집어놓느냐 똑바로 놓느냐에 따라서 빵이 터지기도 해서 일단 어떻게 놓는 것이 맞는 건지를 알아야 했고, 한 팬에 구울 수 있는 적정 갯수가 정해져 있는데 그것도 모르겠어서 처음에 좀 애를 먹었다.



우리 점포가 취급했던 베이커리 메뉴는 약 20가지 정도였다. 일단 각 메뉴별 해동시간, 발효시간, 굽는시간은 표로 정리된 종이가 한 켠에 붙어있었지만, 문제는 내가 배운건 그중에 2가지가 다였다. 나머지는 그냥 알아서 해야했었다. 12시간이나 교육을 하면서 쓸데없이 용어에 집착해서 그거 맞추느라 시간 다 보낼게 아니라 차라리 빵을 하나씩이라도 구워서 가르쳐줄것이지..내가 배운건 그냥 발효버튼을 어떻게 쓰는지랑 굽는 버튼을 어떻게 쓰는지가 다였다. 그리고 점장님이랑 같이 실습을 해본 것도 제일 간단한, 열맞춰서 놓은 다음에 굽기만 하면 되는 쿠키가 다였다. 그러다보니 막상 나 혼자 일을 시작하고 나서 제일 간단한 쿠키보다 어려운 것들을 하려니 헷갈렸다. 특히 처음에는 무슨 종류의 빵이 있는지 아직 모르다보니, 완성된 빵의 모습과 반죽상태(생지)의 빵의 모습이 꽤 다른 것들은 반죽이 이게 맞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빵 굽는 것도 하다보니 적응이 되어서 나중에는 온도와 시간이 다른 여러 종류의 빵을 동시에 구울 수 있는 경지까지 올라갔지만, 처음에 좀더 제대로 배웠으면 하는 울화가 치밀어 오르긴 했다.



매장에 따라 치킨을 운영하는 곳도 있을텐데, 아마 그것도 튀김기 온도랑 시간이 다 정해져있겠지. 되도록이면 같은 돈 받고 하는 알반데, 치킨이랑 베이커리 있는 곳은 피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소비자로서 사먹는 베이커리는 가성비가 괜찮고 의외로 맛있는게 많아 좋았지만, 알바 입장에서는 안해도 되는 곳도 있는데 굳이 할 필요가 있나 싶다.



CU알바를 하면서 꼭 필수로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포켓CU' 어플의 존재와 사용방법이다. 아마 GS에도 비슷한 어플이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나는 CU알바를 하고 나서부터는 CU를 주로 가게 되어서 포켓CU만 사용하는 중이다.



포켓CU는 CU멤버십 포인트 적립이랑 키핑쿠폰 발급이 가능한 어플이다. CU멤버십 포인트는 휴대폰 번호로도 적립이 가능하지만 매번 휴대폰 번호를 누르려면 귀찮다. ONE바코드라는 기능을 이용하면 그 바코드로 통신사 할인도 바로 적용되고 간편결제까지 걸어놓으면 바코드 하나만 찍으면 할인과 동시에 결제가 되어서 편리하다. 알바를 하면서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포켓CU어플로 결제를 해서 나도 어플을 쓸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가입을 했는데, 써보니 편리해서 지금까지도 잘 쓰고 있다.



키핑쿠폰 발급은 편의점에서 주로하는 1+1행사나 2+1행사하는 품목을 구매할때 +1을 킵 해둘수 있는 쿠폰이다. 보통 편의점은 많이 살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1+1이나 2+1에 눈 돌아가서 생각보다 많이 사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때 한꺼번에 다 가지고 오면 날짜도 지나가고 많아서 처치곤란이 될때도 있다. 그 +1을 나중에 들고가도 되게 해주는게 바로 이 키핑쿠폰이다. (참고로 2+1상품을 2개를 키핑하는건 안된다. 1개만 키핑된다) 키핑쿠폰의 유효기간은 1달이다.



기존에는 이 키핑쿠폰이 최초에 쿠폰을 발급받은 지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해서 굳이 거기를 다시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최근에 들어가보니 이제 모든 지점에 사용가능하게 바뀌었고, 단골점포를 설정해 놓으면 점포별로 키핑쿠폰 사용가능한 품목들의 재고까지 볼 수 있으니 헛걸음 할 일이 없다고 보면 된다.



이 키핑쿠폰도 은근히 쓰는 사람이 많던데, 모르는 사람은 또 아예 몰라서 '아이거 많은데..'하면서 다 들고가는 사람도 몇번 봤다. 안바쁠때는 어플이용하면 킵 가능하다고 설명 드리기도 하는데, 쓰는 입장에서 이거 상당히 편리하고 좋은 기능이다. 알바생 입장에서는 좀 헷갈릴 수가 있는게, 보통 키핑쿠폰 쓰는 사람들은 포켓CU어플로 결제도 바로한다. 그러다보니 키핑쿠폰 발급에 필요한 ONE바코드 입력을 먼저 해야 하는데 냅다 손님이 휴대폰을 들이미니 그냥 그 바코드 찍으면 되는줄 알고 찍었다가 결제만 바로 되어버리고 키핑쿠폰은 발급되지 않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내가 알바를 하고 나서 다른 CU를 가보니 생각보다 알바생들이 이걸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TMI이지만 설명을 좀 하자면 키핑쿠폰을 발급받으려면 먼저 수량을 전부 찍어야한다. 예를 들어 1+1 상품을 키핑쿠폰 발급 받을거라고 해서 하나만 찍는게 아니라 일단 2개를 찍은 다음에 1개를 키핑쿠폰발급으로 처리해야 한다. 특히 2+1 상품 계산할때 알바들이 실수를 많이 하는데 3개를 찍은 상태에서 진행해야 한개가 키핑쿠폰발급이 가능하다. 어쨌든 전체를 찍어놓고나서 키핑쿠폰 발급 버튼을 먼저 눌러야한다. 그러면 ONE바코드를 입력해달라는 창이뜨고 그때 손님이 들이미는 바코드를 찍으면 된다. 이 뒤는 기억이 가물한데 아마 그러면 자동으로 키핑쿠폰 발급되면서 바로결제까지 되었던 것 같다. 아마 바로결제는 안되고 쿠폰만 발급된다면 그러고 나서 결제 버튼을 누르고 다시 그 바코드를 찍으면 된다. 어쨌든 중요한건 냅다 바코드를 찍어 버리면 안된다는것!



포스가 세븐일레븐이 제일 쉽고 그 다음이 CU라는게 CU는 이런 키핑쿠폰이나 ONE바코드 같은게 있어서 그렇다. 그리고 추가로 택배 업무도 하는 곳이 많아서 택배송장 결제, 택배 수령 확인 등등의 업무도 조금 있다. 물론 이런거야 알바하러 가면 사장이 다 알려줄테고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GS는 이거보다 어렵다는데 그래봐야 쓰다보면 적응되는게 인간이다.






정리를 하자면, 편의점 알바는 비교적 구하기 쉽다는 점, 진입장벽이 낮고 일이 쉬운 편이라는 점, 손님들과 마찰이 비교적 적은 점(취객제외), 식비를 아낄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이다.



단점은 시급을 제대로 못받을 가능성이 좀 있고, 일이 단순하지만 귀찮아서 적성에 안맞으면 지루할 수 있다. 그리고 워낙 점포별로 다른게 또 편의점 알바이기도 하다. 만약에 알바를 구할 생각이라면 미리 그 편의점에 한번 방문해보는걸 추천한다. 가게 매출에 따라 업무강도가 다르고 또 위치에 따라 자주오는 손님군이 다르다. 나는 학교에서 할때는 대학생들이 주로 상대하는 사람들이었고, 본가에 오고나서는 동네주민들(주로 어르신)과 학생들(중, 고등학생) 이었어서 간혹 다짜고짜 반말하는 어르신들에게 기분상한적도 꽤나 많다. 또한 점포에 따라 취급하는 업무(택배, 튀김, 베이커리 등)가 다르고 똑같이 물건정리를 해도 3박스만 하면 되는 곳도 있는 반면 30박스를 해야하는 곳도 있으니, 잘 알아보고 고르길 바란다. 특히 돈 제대로 안챙겨주는 곳은 아무리 한가해도 안가는걸 추천한다.



다음에는 또 다른 알바 후기로 찾아오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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