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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라는 탐욕스러운 연인

직업의 이면

직업은 탐욕스런 연인이다.          


일에 일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느냐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고민해오던 문제다.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한 인간의 일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일이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은근히 일을 경원시하는 경향이 있다.

솔직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될 수 있으면 일하지 않고 놀고 싶지 않은가?

파이어족(Fire, Financial Independence & Retire Early, 빠른 재정적 독립을 통해 조기 은퇴를 하는 사람들)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이제 그리 낯설지도 않다.     


그런데 이렇게 일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일은 그가 원하는 만큼의 과실을 줄 수 있을까?


내가 보는 직업은 탐욕스런 연인과 같다. 질투심이 말도 못한다. 전념하지 않는 연인에게는 냉대를 넘어 때로 칼을 뒤에서 꽂기도 한다. 어떤 면에서 평생을 매여 살아야 하니 불편하게 생각하면 이만큼 괴로운 존재가 없다.

혹시 여러분은 “일을 대강했는데 성공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 적어도 내 경우엔 없다. 때로 그렇게 겸손하게 말하는 이도 있을지 모르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성과 뒤에는 일반적이지 않은 노력이 들어있는 경우가 훨씬 많다.     

누가 일을 하든 마찬가지다. 잠깐이라도 마음이 뜨면, 일이 하기 싫고, 그럴 때 그 일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아주 미세하다가, 어느 순간 보면 수습이 힘든 결과를 내기도 한다. 일은 단순할 정도로 명확한 몰입을 요구한다. 자신의 일에 푹 빠져 들수 있을 때 일은 달콤한 과실을 맺게 해준다.

문제는 그 달콤함에 빠져, 혹은 자신의 일하는 모습에 만족해 한없이 빨려 들어가다가는 일에 삼켜져 버리는 인생도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일 중독자가 건강이나 관계 등이 황폐해지면서 인생이 꼬이는 이야기는 그리 멀리 있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러니 기본적으로는 일을 사랑해야 할 일이다. 평생을 함께 할 인연이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차오르고, 불쾌한 인연이라면 그 생이 행복할 리 없다.

거기에다 웃기지만 밀당도 필요하다. 잘해 줄 때 잘해주고, 또 약간의 거리가 필요할 때는 떨어질 줄 아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래서 연애도 일도 쉽지 않다. 하지만, 그게 또 평생 일을 안고 가야 하는 우리의 숙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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