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들렌 Dec 20. 2020

뉴스를 보는 게 지쳤다

3편 2020-06-09



뉴스보는 게 지쳤다. 온라인으로 하는 스터디도 그만두고, 멘토링 받던 것도 그만뒀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사는 게 좋을까.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 


기자와 피디를 준비했다. 매일 뉴스를 봐야만 하는 준비과정이다. 이 직업을 선택하면 아마도 그것의 연속일 거다. 뉴스만 보면 호흡이 가빠왔다. 매주 논제를 하나씩은 써야하는데. 논제를 찾기만 하면 숨이 잘 안 쉬어졌다. 눈앞이 아득해졌고, 어지러웠다. 그때 나는 내가 아프다는 걸 깨달았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자극적인 사건을, 나는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여성 관련 이슈가 나올 때면 괴로워서 잠을 못 자고, 밥을 못 먹었다. 실시간도, 자극적인 것도, 내 트리거를 건드리는 사건들을 멀리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나를 보챘다. 자꾸 매 이슈마다 진짜 내 생각을 물었다. 적당히 논리적인 글 말고, 더 날카로운 걸 찾아내고 싶었다. 그럴수록 뉴스를 보고 쟁점을 찾는 일은 괴로워졌다. 


한국언론진흥위원회 자소서 쉽게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시작도 하기 싫다. 나를 달래가면서 쓸 줄 알았는데 달래기도 싫다. 도망가고 싶다. 영영 다른 곳으로 도망가고 싶다. 지금 내 강점을 찾아가면서 돌아볼 마음이 안 생긴다. 앞으로 내 인생에 희망이 있을까. 나한테 희망 같은 게 있을까. 그런 게 나한테 찾아올까.     

작가의 이전글 재난지원금을 받고 정신과에 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