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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임스 Feb 10. 2023

식욕에게 지배당한 신혼 첫 날

신혼 첫날에 과식하고 술 마시다 기절한 남편의 사과문 


안녕, 5성 리조트

 과일가게를 지나, 편의점에서 태국 현지 식량을 가득 챙겨 도착한 리조트. 이름도 길다. '인터콘티넨탈 코사무이 리조트'. 일몰 명소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긴, 무려 150m의 버진로드가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는 허니문 패키지로 이곳에서 총 4일을 보낸다.  현대적인 건축물 사이사이 태국 전통 장식이 잘 어우러져 멋들어진 이곳. 층고가 얼마나 높은지, 탁 트인 바다조망만큼이나 시원시원했다.


리조트에서는 우리에 대해 궁금해했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서비스를 원하며, 어떤 추억을 남기고 싶어 하는지. 질문을 해주시고, 소개도 해주셨다. 리조트에 처음 온 나는 너무 좋아서 계속 웃음이 났다. 신혼여행을 왔다는 설렘보다 뭔가 좋은 곳에 왔다는 기분에.



럭셔리 리조트

 하나하나 참 신경을 많이 쓴 공간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물이 맺혀 미끄럽지 않도록, 생수마다 린넨이 감싸져 있는 센스. 곳곳에는 테이블과 의자를 둬서 넓은 방 어디에서나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준비돼있었다. 모든 것이 리조트의 컨셉에 따라 고급스럽게 맞춰지고, 정리된 공간. 이렇게 멋진 공간에서 우리의 신혼여행을 즐긴다는 것.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때가 밤 12시쯤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넓고 좋아서, 연신 셔터를 눌렀다. 잠을 자는 것도 아까웠다.



해피 허니문

 우리의 결혼을 축하한다며, 멋진 케이크도 준비해 주셨다. 너무 달콤한데 쌉싸름한 맛이 뒤에 살짝 치고 오며 깔끔하게 떨어지는 고급 초콜릿 무스 케이크. 올라간 화이트 초콜릿과 딸기 역시 신선하고 부드러웠다. 냉장고 맛이 아닌 초콜릿 맛. 오랜만에 느껴보는 맛있는 초콜릿이었다. 허니문 패키지가 가격은 조금 더 비싸도 곳곳에서 결혼축하를 받으며, 대접을 받는 이 기분은 다시 느끼지 못할 테니. 신혼여행 준비하신다면 꼭 허니문 패키지 다녀오시길.



미니 파인애플 꼭 드세요

 내가 만약 태국을 다시 간다면, 미니 파인애플을 더 많이 먹을 것이며. 내가 만약 돈을 많이 번다면 미니 파인애플을 정말 많이 사 먹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일반 파인애플보다 비싸서 주문하기 겁난다.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껍질만 까서 통째로 씹어먹는데, 그 맛은 파인애플과 레드향을 같이 먹는 맛이랄까. 식전요리로 먹으면 이것만 먹을 것이고, 디저트로 먹으면 한참을 더 먹을 맛이다.


그렇게 우리의 신혼여행, 코사무이 1일 차는 먹고 먹으며 져물어간다.


P.S 이날 나는 과식을 하고 급하게 술을 마시다, 배가 아파서 한참을 뒹굴었다. 그 멀리서 상비약 털어 먹고,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신혼 첫 날밤에 리조트 카펫 바닥에서 뒹굴 다 잠든 남편을 보며 아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미안해...


#신혼여행 #코사무이 #미니파인애플 #글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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