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영화 한산:용의 출현을 봤다.
세계 4대 해전에 포함되는 전투로 실제로 굉장히 극적이었다며 흥분한 영빈이 설명했다. 우리는 영화와 함께 긴장했다가 안타까웠지만 승리로 환호했다. 여운이 남은 영빈도 흥분하긴 마찬가지였다.
“와~ 한산대첩이 대단하긴 했어. 배우들도 정말 많더라. 반가운 얼굴 찾는 재미도 있던데.”
영빈 말이 맞았다. 배경이 전쟁인 데다가 조선과 일본 양측 모두 비중 있게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수많은 남자 배우들이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여성은 한 명이었다.
영빈과 조선시대 유적을 보러 다니면서 내가 느꼈던 위화감을 영화에서 다시 느꼈다.
조선의 유교와 가부장은 부모가 자식을 소유하고 자식은 그것에 불만을 품을 수 없었다. 자식 중 여성은 평생 한 개인으로 독립할 수 없었으며, 누군가의 소유로 존재하게 했다.
조선에 내 가슴을 뛰게 할 만한 이야기는 없었다. 실제로 없었다기보다는 기록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록되지 못했을 뿐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