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엄마 집 내 방에 물건을 가지러 갔다. 이제는 아빠 방이 된 (구)내 방에는 여전히 내 물건이 많았다. 엄마가 시간 내서 물건 정리해달라고 할 때마다 괜히 그런다고 생각했는데 빈말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옷장이 심각했다. 구석구석 조금씩 남아 있는 걸 전부 꺼내 놓으니 집에 있는 옷만큼 되었다. 4년을 안 입었으면 고민할 것도 없지만 혹시나 해서 꼼꼼히 살폈다. 하지만 들인 시간이 아깝게 입을만한 옷은 없었다. 바지도 입어봤지만 종아리에서 1/3, 허벅지에서 1/3, 허리에서 전부 막혔다.
'커서 못 입었던 옷도 있었던 것 같은데. 하나 같이 작네.'
무엇보다 옷을 꺼낼 때마다 떠오르는 기억. '이건 한 번도 안 입었는데.' '이건 딱 한 번 입었었지.'
이 많은 걸 다 내가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