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오래 알고 지낸 친구의 MBTI를 듣고 깜짝 놀랐다. 나랑 비슷한 내향인 I라고 생각했는데 E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각각 항목도 하나만 같고 다 달랐다.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오래된 기억으로 친구를 이해하고 있었을 뿐 진짜 그녀를 잘 모르고 있었다. 그녀와 나는 서로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결과에 놀라고 이제야 서로의 MBTI를 물어봤다는 것에 또 한참 웃었다.
하긴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는 너무 어려서 나도 나를 모를 때였다. 진짜 '나' 보다는 되고 싶은 '나'로 꾸며 살던 때. 성인으로 10년 살고 난 지금에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 불편한 것과 편한 것을 구분할 줄 알게 되었다. 그건 친구도 마찬가지일 거다.
오랫동안 다른 지역에 살다 보니 서로 어떻게 변해가는 줄도 몰랐다. 몇 달 전 그녀가 대구로 이사 오면서 자주 만나고 있다. 그녀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하니 낯선데 궁금해서 설렌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기분으로 알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