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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코 Mar 09. 2020

30. 험난한 길

파나마/다비드

드디어 마지막 국경을 넘는 날이다. 코스타라카에서 파나마로!


사실 가장 긴장되고 걱정이 많이 되었던 날 이기도 한 게 버스표를 직접 티켓 오피스에서 구매한 것이 아닌 코스타리카에 오기 전 멕시코 공항에서 지상직 승무원의 반 강제적인 권유로 그 자리에서 온라인으로 끊은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확실한 버스정류장에서 타는 것이 아닌 산호세에서 파나마시티까지를 가는 버스가 가는 길 중간에서 픽업, 드롭 오프를 하는 형식의 티켓이었으므로 내가 간 장소가 픽업 장소가 맞을지 등등 여러모로 며칠 전부터 생각이 복잡해지곤 했는데 드디어 실행에 임해야 하는 날이 오게 된 것이다.


숙소에서 바로 우버로 픽업 정류장으로 이동을 했다.


무려 두 시간이나 일찍 도착해버려 지인들과 연락을 하며 버스를 기다리는데 세상에 픽업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버스가 안 오는 것이다. 픽업 시간 전후부터는 돌아다니는 버스를 하나하나 눈여겨 볼만큼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데 그 상태로 계속 있으려니 미칠 노릇이었다. '왜 버스가 안 올까.', '설마 내가 시간이나 장소를 잘못 알았나.', '이대로 영영 안 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등 오만 생각이 들었다. 


버스는 한 시간이나 지나서야 장소에 도착했다. 멀리서 버스가 오는데 순간 내가 잘못 봤나 눈을 의심할 정도로 난 간절했고 희망에 목말라있었다. 버스를 타고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르겠다.


버스는 쭉 달려 잠시 식당에 들렀고 밥을 먹은 후 드디어 코스타리카 출국장으로 이동을 했다. 코스타리카 출국에는 9달러의 출국세가 들어간다. 이미그레이션의 건너편에서 금액을 내고 받은 영수증을 이미그레이션에 제출하면 완료!


다음으론 파나마 입국장이다. 파나마 입국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아웃 티켓을 요구하였으며 손가락 지문을 찍는 등 다른 중미 국가들에 비해 빡쎈 입국심사였다. 또한 짐 검사를 하고 관련 양식을 적어서 내야 하는데 양식이 다 스페인어라 기재하기 꽤나 힘들었다.


파나마 이미그레이션의 천장에는 저렇게 엄청난 수의 새들이 앉아있었고 종종 흰 새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파나마의 다비드에는 밤 10시 반이 되어서야 겨우 도착했다. 원래 바로 보케테라는 도시로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시간이 늦은 관계로 다비드의 아무 숙소나 잡고 일단 취침 후 내일 아침에 보케테로 가기로 그렇게 마음먹었다. 숙소는 20달러를 잡고 그냥 버스 내린 곳에서 터미널 가는 길의 가까운 곳으로 묵게 되었는데 맨날 도미토리만 쓰다가 오래간만에 독방을 쓰려니 기분이 묘했다.


비록 보케테는 못 갔지만 무사히 파나마까지 오게 되어 정말 한 시름 놓게 된 것 같다. 무엇이든 아무리 걱정해도 아무리 험난해 보이는 일들도 어떻게든 해결되리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얼마 안 남은 앞으로의 여행도 이렇게 잘 풀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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