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랑자 에이미 Jun 29. 2018

고요함 속 힐링을 찾아 떠난 여행의 종착지

2018년 일본 야마구치현 여행기




호후시


호후는 고즈넉했다, 그리고 매력적이었다. 본래 여행의 목적은 조용한 소도시를 거닐며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는 것이었지만 막상 목적과 달리 바삐 움직이는 나와 마주했다. 돌파구가 필요했고, 조용함을 넘어 고즈넉한 호후시가 여행의 목적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호후시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뗄 때마다  여유로운 분위기에 스며들어 삶에 대해 찬찬히 되돌아보게 되었고, 숨 막히는 도시에서 앞만 보고 달려온 나에게 잠깐이나마 완벽한 도피처이자 안식처가 되어 주었다. '그래, 내가 원했던 순간은 지금이야.' 목적을 잃을 뻔했던 여행이 선선하게 부는 봄바람과 함께 제 방향을 찾아갔다.


마치노에키 우메테라스 가는 길 안내
호후시 마치노에키 우메테라스
명탐정 코난 미스터리 투어에서 제공하는 배지

명탐정 코난 미스터리 투어의 배지를 수령하기 위해 호후시에 위치한 마치노에키 우메테라스에 방문했다. 이런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여행의 의미까지 되돌아보게 해 준 매력적인 호후시를 그냥 지나칠 뻔했다. 교통비의 절감 때문에 선택한 교통 패스인데 관광 프로그램까지 연결되어 있어서 널리 알려지지 않아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곳까지 놓치지 않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설명에 따르면 '마치노에키 우메테라스'는 지역주민이나 그 지역을 방문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장소이다. 배지 수령을 하기 위해 내부에 들어가니 호후의 특산품이 진열되어 있었다. 내부의 분위기도 외관 못지않게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유다 온센
유다온센역에 설치된 백여우 석상

일본 여행에서 '온천'은 빠질 수 없는 존재이다. 여행을 하며 쌓인 피로를 온천에서 푸는 게 거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마구치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온천인 유다 온센은 80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흰여우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발을 담근 연못에서 온천물이 나왔다는 전설을 가졌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유다 온센 역 바로 앞에 흰여우 석상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명탐정 코난 미스터리 투어 추리 단서

키츠네노아시아토, 일명 '여우의 발자국'이란 이름을 가진 족욕 카페이다. 명탐정 코난 미스터리 투어의 추리 단서를 획득할 수 있는 곳이라서 족욕도 즐길 겸 방문하였다. 족욕 체험을 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면 탈의실로 안내하며 갈아입을 옷을 제공해준다. 문을 열어 야외로 나가면 내부의 깔끔한 분위기와는 또 다른 야외의 족욕탕이 눈앞에 펼쳐진다.


풀렸다. 여행을 하면서 뭉친 피로가. 따뜻한 온천수에 발을 담그는 즉시, 퉁퉁 부은 발부터 피로가 쌓여 어딘가 모르게 경직되어 있었던 표정까지 단숨에 풀렸다. 이전 오사카 여행과 마찬가지로 숨 가쁘게 여행을 하다 온천에서 휴식을 취하니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이 오고 갔다. 일정에 맞춰 바삐 움직이느라 놓쳤던 순간순간의 감정과 상대방에 대한 감사함과 같은 중요한 감정들 말이다. 이번 여행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을 온천에서 보내며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소중한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서로에게 표현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역시 온천은 일본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일정이다.


키츠네노아시아토 (여우의 발자국 ) 족욕 카페

영업시간 : 8시 ~ 22시
입장료 : 무료
족욕 체험 : 200엔 => 100엔 (코난 패스를 제시하면 50% 할인)
음료 : 별도 주문


가와라 소바
하이볼 CHEERS!

야마구치현의 명물 요리 가와라 소바는 처음 접해보는 맛이라 신기하면서도 계속 끌렸다. 메이지 10년, 구운 기와 위에서 고기를 구워 먹은 병사들로 인해 전해 내려온 음식이라는 유래가 있다. 소고기, 김, 킨시알을 올린 말차 소바를 뜨거운 기와 위에서 구워 먹는 음식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면이 익어서 바삭한 식감까지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가와라 소바뿐만 아니라 일본의 면 요리를 먹으면서 느끼는 것인데 일본의 면 요리는 면 자체가 맛있고, 그러한 면의 식감과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다른 부재료들을 최소한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대게 육수의 맛에 치중하는 한국의 면 요리와 가장 대비되는 점이다. 어딘가 모르게 끌리는 가와라 소바의 절제된 맛, 그리고 매력 있는 식감과 함께 여행의 마지막 밤이 행복하게 저물어 갔다.

초슈아
유다 온센 근처에 위치한 가와라 소바 전문점 '초슈아'

- 기와에 올려진 따끈한 소바를 먹으려면 2인분 이상 주문해야 한다.
- 마지막 주문은 21시 30분, 마감은 22시이다.
- 현금 계산만 가능하다.




글, 사진 : 방랑자 에이미

blog : blog.naver.com/trvrfree

매거진의 이전글 시모노세키에서 기록한 최고의 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