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며 글쓰는 일상
무척 잘 지낸다는 것은
한자 그대로 척이 없는 상태로 살아낸 일상이다.
'언제 이렇게 주말이 왔지?'
2개월 아기를 육아하면서 주말이 주말같이 않은 느낌이 강하다.
평일 주말할 것 없이 하루 종일 아이만 돌보다가,
1월 달력이 넘어가는 것을 보며 허무함이 들었다.
결사코 아이를 돌보는 것에 허무함은 아니며,
그 무언가 시간에 대한 섭섭함이 느껴진다.
남편이 출산 휴가로 함께 육아를 했을 때 더욱 시간과 날짜를 인식하지 못했다.
그래서 달력에 동그라미 엑스 표기를 하기 시작했다.
육아와 가사는 육체적 심적으로 모두 힘들다.
나 자신에게 간극이라는 척이 생기니,
아이와 함께한 시간들도 무척 잘 지내지 못하는 것이다.
이 영향으로 남편과도 무척 잘 지내기 어려운 것이 된다.
오늘은 딸아이의 2차 예방 접종 날이었다.
BCG 접종 때 소아과 대기만 2시간을 했던 경험이 있어,
미리 전화하여 9시 진료 시작이지만
8시 40~45분에 접수 시작을 확인하고,
아침 수유를 하고 일찍 병원에 도착하였다.
그럼에도 많은 대기 인원 있었지만,
1시간 안에 진료와 접종을 모두 끝내고
아기도 수유 텀이 오기 전이라 많이 울지 않았다.
집에 오는 길에 맛있는 빵도 사 오고
우리 가족이 무척 잘 지낸 하루였다.
아이의 스케줄과 컨디션, 우리 부부의 계획에 틈이 없이 잘 해낸 것이다.
내가 잘 되고, 편하고, 즐거워야
상대에게 잘 해주고, 잘 들어주고, 같이 웃어줄 수 있다.
내가 무척 잘 지내려고 의식하고 노력해 보아야겠다.
그래서 매일 꼭 하고 싶은 일은
매일 글쓰기
매일 샤워하기
매일 딸아이 잘 때 함께 자기
...
▶윤소정 생각 구독 1월 편
주말에 마음 편히 쉬기 위해서는 주중을 무척 잘 살아내야 했다.
무척 (無隙) 잘 살아낸다는 것, 척이 없는 상태로 살아낸 일상
척(隙 틈 극 ) 사소한 특이 생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