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사랑학 수업 - 마리 루티
우리는 사랑을 ‘수학의 공식’처럼 여기고 있을 때가 많다. 사랑을 하면서도 사랑의 공식들을 신경 쓰면서 사랑을 한다. ‘카톡을 할 때는 일정 기간의 시간을 두고 카톡을 해야 돼. 너무 바로 답을 하면 내가 너무 쉬워 보이잖아.’라든지, ‘저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오늘 파스타를 반만 먹겠어. 너무 많이 먹으면 내가 너무 돼지 같아 보이잖아.’라든지. 소위 말해 ‘밀당의 법칙’을 통해 자신에게 가면을 씌운다. 본연의 나 자신이 아닌 사람이 된다. 여느 사랑과 관련된 서적들을 보면 그렇게 행동하라고 조언하기 때문이다.
저자인 마리 루티는 정형화된 공식 속에서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정형화된 공식 속에 우리 스스로는 사랑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랑을 하면서 더 큰 상처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저자는 이 공식들을 타파하라고 조언한다. 남자다운 것, 여자다운 것,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 같은 인간이기에, 사랑도 동등해야 한다. 혹여 사랑에 실패한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나는 왜 이렇게 노력했는데, 저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걸까.’ 하고 실망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냥 그 사람은 내 짝이 아닌 것이다.
또한 저자는 ‘여자가 여자다워야만 사랑을 할 수 있다.’라는 편견에 대해서 많이 언급하고 있다. 책 자체가 여자 중심적으로 많이 쓰여 있기 때문이다. 여자가 먼저 남자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것, 여자가 기계를 잘 만지는 것과 같이 여성적이지 않은 것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비판한다. 그녀는 여자가 여자다워야 사랑을 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그냥 사람이 사랑하는 것이지, 성역할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야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랑은 애쓸 필요가 없다. 솔직히 말해서, 사랑이 밥 먹여주나. 사랑 없이도 잘 살 수 있다. 이런 쿨함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누군가 관계를 맺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다가 우리는 사랑을 한다. 사랑에 실패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다. 지구 전 세계에 어느 누구나 ‘나는 사랑에 대해 전문가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우리도 사랑을 이렇게 모르는데, 상대방에게 사랑을 가르치고, 자신의 색깔과 맞게 사랑의 형태를 바꾸려고 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두에도 말했듯이, 사랑에는 공식이 없다. 사랑은 그냥 사랑이다. 남, 녀가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서서히 맞춰가는 것, 누구에게 치우쳐지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에 대해서 힘들어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다. 사랑에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용기를 가져라. 사랑의 시작은 용기에서 시작이 된다. 용기는 자신의 자존감에서 나온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고, 여유를 가지고 사랑을 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
사랑을 함에 있어서는 ‘시작’과 ‘끝’이 중요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중에서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시작’보다 ‘끝’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끝’이라는 단어를 자세히 집중해 보면, 좋은 향기는 맡아지지 않는다. 하지만, 아름다운 ‘끝’이 있어야 아름다운 ‘시작’도 있는 것이다. 사랑은 특히 그렇다. 두 사람이 아름다운 끝맺음을 할 때 비로소 사랑은 완성된다. 사랑은 상대방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할 때 더 빛이 나니까. 그래야 후회가 없으니까.
<리플/홍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