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두 화를 Defense를 마치고 회고하는 것으로 정리했기 때문에 그에 대해 덧불일 말은 크게 없을 것 같고요. 혹시 궁금해하셨을지 모를 그 후에 어떤 길이 있나 하는 것과, 저는 어떤 선택을 했나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사실 졸업 전에도 미주 석박사과정생들에 대한 대기업들의 리크루팅의 행사가 심심치 않게 있는 편이라, 기업으로 가시려면 이런 자리를 통해 어렵지 않게 기업 관계자들을 뵙고 상담을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학계에 남는 것보다 기업 내의 연구소로 가기를 희망했기 때문에 원하는 몇 곳 (구체적인 이름은 밝힐 수 없음)으로부터 오퍼를 받았고, 그중에서 남편과의 직장 거리 등 사정을 고려하여 선택하였습니다.
그럼 기업이 아닌 포스트닥 (Postdoc)으로 연구를 이어나가려면?
이것은 제가 직접 추진해 본 적이 없어서 경험은 없지만, 저희 교수님께서 저에게 강하게 권유하셨던 만큼 절차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우선 1페이지 분량으로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연구 요약서를 준비하고, 가고자 하는 연구실의 리스트를 뽑아 지도교수님과 상의하는 것입니다. 저는 "준비해서 가져와라."까지만 듣고 "아닙니다 교수님, 저는 그 정도 그릇이 못 되는 것 같습니다."는 말로 여러 번 정중히 말씀드렸고 끝내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다음 말씀이 뭐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그 리스트를 기반으로 교수님 조언을 듣고 연구 요약서를 수정 보완 하여 지도 교수님 포함 몇 분의 추천서를 구비해 이메일로 지원하는 것일 것입니다. 포스트닥을 구한다는 공고를 연구실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연구실도 있고, 학회나 세미나에서 직접 만났을 때 어필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음은 학교로 지원하여 교원으로 임용, 즉 교수가 되고자 할 때를 말합니다. 이 경우라도 보통 앞서 말한 포스트닥 연구를 2~3년 아주 짧게는 1년 경험을 하고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기간 동안 자신 만의 연구 역량을 더 다듬고 빛나게 하여 '나는 이런 일을 할 줄 알고, 이러한 이유로, 이 학교에, 이러한 방식으로, 이런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대기업 채용이나 포스트닥 채용과는 달리 교수 채용의 경우 채용 기간이 특정하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학교별로 공지를 꼭 확인하고, 내가 원하는 과라 하더라도 올해 어떤 세부 전공에 가점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원하는 서류를 구비하여 지원하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도 보통 지도교수님의 추천서 등이 레퍼런스로 요구됩니다. 교원 임용 과정은 보통은 1차 서류 면접, 2차 발표 면점, 3차 총장 면접의 순으로 진행이 되며 이 사이사이의 스케줄은 명확히 공지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여러 학교에 지원 중이라면 까다로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대기업 연구소에 채용되었고, 그곳에서 제 계획보다 훨씬 짧은 시간을 근무하였습니다. 팀장님 이하 모든 팀원 분들은 따뜻하고 좋은 분들이었지만 건강 상의 이유로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음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지금은 건강이 많이 좋아졌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건강을 잘 돌보면서 아주 작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취미로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제 두 번째 브런치북을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조만간 '1 주 1 그림'이라는 지난 '1주 2 그림 또는 사진'의 season 2가 될, 세 번째 브런치북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관심 많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