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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실리아 Jun 10. 2023

꽃받침인생

- 달빛정원에서



우리는 모두 가슴에 상처를 꽃멍울처럼 지니고 있다. 파란 수국이 핀 정원을 은사님과 걸으면서 실은 꽃인 줄로만 알았던 것이 꽃받침이란 걸 알게 되었다. 받침들이 모여 꽃이 되는구나.


나는 빨리 꽃이 되고 싶었다.


-오, 내 오랜 방랑생활을 참아주고 계신 하느님,

꽃을 받쳐주는 인생이 너무나 오래되고 있어서 받침은 더는 하고 싶지 않다고요!


어릴 땐 받침 인생이 거룩하다고 여기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이제는 꽃이 되고 싶다고.

받침은 지겨워졌다고 하늘을 흐린 눈으로 보았다.


나도 꽃이 되고 내게도 받침들이 존재했던 시간이 있었음을 나도 알고는 있다만.


받쳐주는 이들이 없었다면 꽃은 향기로 각인되지 않을 거야.

그렇지?


꽃보다 꽃을 받치고 있는 헌신적인 생에게

당신이 참 귀하다고

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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