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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실리아 Jun 20. 2023

버스 안에서

십자가가 보인다. 저만치.

종점역 버스가 쉬어가는 사이

명랑한 소녀들이 버스에 탄다.

옥구슬 굴러가는 웃음소리

“이야, 각자들 앉아.”

“버스가 젤로 시원해.”

“조오타.”

“인자, 우리 나이엔 언제 갈지 모르니께

 먹고자픈 거 맘껏 먹고 다니자니깐.”

“내 친구들도 그 소리 한당께.”

“아녜스는 오늘 왜 연령회 안 나왔지?”


그렇다. 이 명랑한 소녀들은 마악 10시 미사를 보고 버스를 탄 것이다.

소리가 너무 우렁차서 십 년 아니 이십 년은 거뜬히 사실 것 같은데…


나른한 아침 버스의 이방인들은 모두 침묵하고

울산바위를 어깨에 얹고 가는데

소녀들은 참 명랑하다.


그래서 절로 웃음이 나와

마스크가 씰룩씰룩 거린다.


우리 오마니 같아서


명랑한 소녀들은 지금 어디로 가시는 걸까?

나도 저 나이가 되면 아쉽지 않게

무릎이 성성할 때 자주 돌아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이고, 오늘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 좋구나!


+) 덧 “그런데 조용히 하라구 않네?”

    성찰도 잘 하시는 명랑한 소녀들이다. ^^

    계속 해 주세요. 여기 귀동냥 애청자가 있어요.

    너무 재미집니다 ~~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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