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가 보인다. 저만치.
종점역 버스가 쉬어가는 사이
명랑한 소녀들이 버스에 탄다.
옥구슬 굴러가는 웃음소리
“이야, 각자들 앉아.”
“버스가 젤로 시원해.”
“조오타.”
“인자, 우리 나이엔 언제 갈지 모르니께
먹고자픈 거 맘껏 먹고 다니자니깐.”
“내 친구들도 그 소리 한당께.”
“아녜스는 오늘 왜 연령회 안 나왔지?”
그렇다. 이 명랑한 소녀들은 마악 10시 미사를 보고 버스를 탄 것이다.
소리가 너무 우렁차서 십 년 아니 이십 년은 거뜬히 사실 것 같은데…
나른한 아침 버스의 이방인들은 모두 침묵하고
울산바위를 어깨에 얹고 가는데
소녀들은 참 명랑하다.
그래서 절로 웃음이 나와
마스크가 씰룩씰룩 거린다.
우리 오마니 같아서
명랑한 소녀들은 지금 어디로 가시는 걸까?
나도 저 나이가 되면 아쉽지 않게
무릎이 성성할 때 자주 돌아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이고, 오늘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 좋구나!
+) 덧 “그런데 조용히 하라구 않네?”
성찰도 잘 하시는 명랑한 소녀들이다. ^^
계속 해 주세요. 여기 귀동냥 애청자가 있어요.
너무 재미집니다 ~~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