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유럽 여행 #잉글랜드 #런던 #1부
분명히 정상적인 사람은 아닐 것이라 생각이 된다. 어딘가 꼬인 사람이거나, 여하튼 이상한 사람임은 틀림없다.
필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필자는 또한 건축을 공부하고 좋아하는 사람이다. 아직 많은 것을 배웠고 잘 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아직까지는 건축은 시대를 나타내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현대 유럽의 도시들의 흔히 말하는 랜드마크들은 오래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 정도로 유럽을 많이 다녀 봤다면 당연히 감흥도 떨어져서 남들 다 보는 곳들은 안 갈 만 하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필자의 유럽 첫경험(...)도 과연 남들처럼 흥분되고 두근거리지 않았을까?
예... 그렇습니다. 처음엔 저도 당연히 설레설레 했었죠...
누구나 (특히 건축人 또는 예술계열 人) 첫 유럽여행은 설렘과 꿈으로 가득 차 있는 것 아니겠는가?
단적인 예가 길거리 찍고 열차 찍고 하는 거죠.
아마도 대부분의 유럽을 처음 오는 사람들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런 식의 사진은 120% 한 번씩은 찍는다.
이런 필자의 첫 유럽 여행. 약 1달 반의 여행이었고, 당연히 가난한 건축학도의 배낭여행이었다.
시작의 도시는 런던.
일반인들이 보는 것과 조오금 다른 것들을 보는 건축쟁이의 가난한 저가의 여행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건축은 사람, 도시,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간에 관한 가장 실용적인 예술이라 생각한다.
런던의 풍경은 매우 서울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밤에 숙소 근처인 워털루(Waterloo) 역의 풍경이다.
사람들은 정장을 차려입고 바쁘게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며 걸어 다니는 모습이 정말 유럽에서 만난 서울의 느낌이었다.
(물론 훨씬 잘생기고 예쁜 직장인들이었지만...)
여담으로 필자가 생각하는 유럽에서 가장 남자가 옷을 잘 입는 남자의 도시가 바로 런던이다.
여성분들에 관한 것들이나 다른 나름의 주관적 랭킹(?)은 다른 도시 편들에 추후 나올 예정이다.
건축쟁이의 여행은 계획적이다.
좋아하는 건축가가 설계한 건축을 보러 한 도시를 가기 때문이다.
자연경관 같은 것들도 좋지만, 생물보단 무생물을 더 많이 보긴 한다.
장담은 못하지만 아마 건축을 하는 사람은 다 비슷할 것이라 본다.
(얼마 전 알쓸신잡2에 나온 유현준 교수도 그러더라)
첫 유럽여행이고 언제 다시 오게 될지 몰라 욕심을 가지고 보고 싶은 건축들을 찾았다.
런던에서 볼 건축 중 필자가 가장 기대하던 건축 중 하나였다.
Herzog & De Meuron 이라는 스위스 건축가들이 설계한 박물관이다.
간단하게 소개를 하자면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Pritzker Prize)을 2001년에 수상한 세계 최고의 건축가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말하면 필자는 이 건축가들의 작품을 좋아하는 관계로, 앞으로 종종 이 건축가들의 작품을 보게 될 예정이다.
Herzog & De Meuron은 템즈강 남쪽, 뱅크사이드(Bankside)에 있던 거대한 발전소를 매년 400만 명 이상이 찾는 런던의 최고의 현대 미술관 중 하나로 재건축하였다.
테이트 모던의 건너편에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성당인 St. Paul 대성당이 자리 잡고 있다. 런던을 관광 온 사람들은 성 폴 대성당을 방문하고 밀레니엄 브릿지를 통해 테이트 모던으로의 접근을 할 수 있다.
테이트 모던은 황토색의 벽돌 건물이던 발전소의 외관은 그대로 유지하며 발전소 위에 유리의 매스(Mass)를 살짝 얹으며 테이트 모던은 완성되었다.
처음 테이트 모던을 방문했을 때에는 후에 증축될 새로운 매스는 2016년 6월에 개관이 될 예정이었다.
그렇게 썩 좋진 않은 런던의 날씨를 지나 내부로 들어가면 탁 트인 넓은 공간이 나온다.
발전소로 쓰이던 건물답게 높은 천장이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갔을 때에도 답답한 느낌을 주지 않았다.
넓고 완만한 램프(Ramp)와 계단에 (날씨가 덜 추웠으면) 사람들이 앉아서 있었고, 넓은 공간엔 대형 설치 예술작품이 설치되어 있었다.
밖에서 봤을 때는 거칠고 오래돼 보이는 건축의 내부는 모던하고 깔끔하게, 길고 높은 공간을 심플하고 공간감 있게 분할하여 역할을 부여한 느낌이었다.
보시면 알 수 있듯이, 1층에 뮤지엄샵과 교육시설, 드레스룸 등의 편의시설들이 배치되어 있다.
2층까지도 카페 등의 공공성을 지닌 공간들이 배치되어 있다.
3층부터 5층까지는 전시공간들, 그리고 그 위의 유리 매스에는 테이트 모던을 후원하는 후원자들의 공간과 더 위에는 레스토랑이 배치되어 있다.
2층 카페 밖으로 나가면 볼 수 있는 템즈강 건너편의 관경
3~5층의 전시의 공간은 역시 반으로 나누어져 있다.
안쪽은 상설전시, 및 기획전시가 이루어져 있으며 바깥쪽은 연결된 통로와 휴게공간이 간단하게 배치돼 있다.
유모차를 끌고 오거나 자녀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도 휴게공간에서 쉴 수 있게 편하게 소파가 배치되어 있다.
꼭대기층에는 템즈강과 강 건너편의 관경이 보이는 높은 뷰의 위치한 레스토랑이 있다.
박물관을 찾아온 사람들 중 전시를 보고 허기를 느끼는 사람들은 전망이 좋은 이 옥상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같이 온 사람들과 전시의 내용에 관하여 이야기를 한다.
필자가 런던을 찾을 때마다 항상 가는 공간 중에 하나이다.
기본적으로 필자는 사람 냄새가 나는 공간을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간,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파는 등의 경제 순환이 일어나는 그런 공간이 좋다.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공연도 하고, 물건 값을 깎으려 하고, 구경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들이 이루어지는 이러한 공간을 설계해보고 싶은 마음은 필자와 같은 건축하는 사람은 한번쯤은 먹어봤을 것이다.
광장의 주변에는 명품샵들이 광장을 안고 있으며, 큰 철골과 유리로 설계된 시장 안에는 각종 매장들, 카페, 레스토랑 등이 있다.
주말이나 날씨가 좋은 날에는 노점상들이 노점을 열어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다.
중앙에는 넓은 아트리움(Atrium) 공간이 펼쳐져있고, 그곳에서 노점이 들어서게 된다.
가운데 아트리움 안에는 또 2개의 성큰 가든이 있다. 그 아래에는 레스토랑이 있고 공연도 열리기 때문에 사람들이 구경을 많이 한다.
아트리움이란 열린 공간의 특성상 겨울이나 밤에는 조금 춥긴 하더라도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는 그런 열린 공간은 도시적으로 봤을 때는 정말로 중요하고 필요하다.
결국 사람이 많이 찾는 공간은 활기가 넘치는 공간이고 살아있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