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유럽여행 #독일 #2부 #뮌헨 #슈투트가르트
독일에 처음 갔을 때는 네덜란드에서 동으로 넘어가서 베를린까지 동쪽으로 쭉 가는 루트를 짰었다.
베를린을 보고 남쪽에 있는 뮌헨 그리고 거기서 다시 서쪽에 슈투트가르트를 통해 스위스로 넘어가는 동선을 계획했었다.
첫 유럽여행 때부터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여행의 동선이었다.
사실 건축을 하는 사람으로서 동선은 항상 중요했다.
그래서 비단 설계에서 뿐만 아니라 여행에서도 동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닐 도시들의 순서와 동선을 먼저 생각을 하고 여행을 계획했다.
그때까지는 여행을 계획적으로 하는 파는 아니었지만 학생 신분에서의 유럽여행은 돈이 돈이다 보니 작정하고 제대로 계획적으로 여행을 가지 않는 이상 와장창 돈이 깨질 수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물론 그 후로는 계획 짜고 가는 것이 항상 돈이 절약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유럽의 독일을 가려고 한다면 막상 많이 떠오르는 것이 없다.
유럽을 넘어서 세계 최대의 관광 국가는 프랑스이다.
유럽에서 그다음은 스페인이고 이탈리아가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독일은 관광으로 유명한 나라는 절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독일이 유럽에서 제일 입김이 센 나라인 이유가 있고, 유럽 제일의 부자인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미국의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2017년 국가 브랜드 1위로 독일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독일의 이미지에는 바로 저것이 있다.
확실한 퀄리티의 브랜드 제품을 만드는 나라라는 이미지 말이다.
물론 조사가 수출, 행정, 문화 수준, 국민성, 관광, 투자이민 이란 다양한 분야에서의 총점으로 평가하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독일은 아직까지 안전한 제품, 확실한 제품을 만드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있다.
독일의 많은 제품들 중에 아주 큰 수출품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동차이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주로 남자) 얘기하곤 하는 드림카에 한 번은 반드시 등장하는 차들이 바로 독일의 차들이다.
폭스바겐, 아우디, BMW, 포르셰, 벤츠 그리고 그 브랜드들 안에 있는 자브랜드들 모두 독일의 자랑이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폭스바겐이 아우디, BMW, 포르셰를 다 먹었지만...
여하튼 자동차는 독일의 자랑스러운 수출상품이다.
그것들의 본국이기에 당연히 도시들마다 매장도 많고 박물관도 있다.
필자는 첫 유럽여행을 학부 졸업작품을 시작하기 1년 전에 갔었다.
그 당시에는 비록 대지(Site)가 정해지지도 않았으면서 혼자서 이 건물 저 건물 보면서 어떤 건물을 졸업작품으로 할지를 생각하면서 다니고 있었을 때였다.
평소에 자동차를 그래도 어느 정도 좋아하고 있던 필자여서, 그리고 그 당시엔 졸업작품으로 박물관을 생각하던 필자여서 남부 독일의 자동차 박물관들이 있는 두 도시들을 찾게 된다.
하하하 농담이다. BMW에 대한 첫 기억이 바로 약자가 바보 멍청이 왕따라는 말도 안 되는 농담이다.
정확한 뜻은 찾아봐서 알았지만, 바이에른 모터 회사의 약자이다.
BMW의 본사는 바이에른주의 주도인 뮌헨에 있고 부근에 박물관인 건물과 저 BMW 세계가 있다.
BMW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뮌헨은 BMW Welt에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서 차량의 세세한 점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게 해놓았다.
체험공간과 레스토랑, 콘서트홀 같이 방문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시설을 갖춰놓음으로써 BMW가 사람들에게 더욱 가까워지게 만드는 그런 공간들이 계획되어있었다.
건물을 보자면 뚜껑(?)인 부분이 돋보이고 그걸 받치는 나선형 매스가 돋보인다.
몸체는 반은 유리로 덮여있고 반은 무광의 은회색 패널들로 덮여있다.
약간 부산의 국제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같이 생긴 건물의 느낌을 받았다.
BMW 박물관의 전시는 기본적인 시퀀스의 전시였다.
1층 로비를 통해 티켓을 구매하고 전시의 시작은 제일 꼭대기층부터 시작하고 내려오면서 전시를 관람하게 돼있는 흔한 동선의 전시공간이었다.
꼭대기의 전시는 가장 먼저는 미니 쿠퍼(Mini Cooper)의 전시부터 시작이 된다.
몰랐는데 미니 쿠퍼도 BMW의 라인 안에 속하는 것 같다.
미니 쿠퍼와 BMW의 과거의 첫 자동차들부터 시작해서 현대의 친환경자동차까지 이르는 거의 모든 종류의 자동차들이 전시되어있다.
BMW Welt는 전시의 목적보다는 도시의 문화시설로서 BMW회사가 사회에 약간 이것저것 경험을 시켜주게 하는 식의 그런 공간이었다.
차를 탑승해서 약간 운전해 볼 수 있게 해놓고 또한 공연장같이 사회에 환원하는 문화 공간들, 레스토랑 같은 식사가 가능한 시설들 등 다양한 공간들이 설계되어져 있다.
본래는 박물관과 자동차 판매점밖에 없던 곳에 사람들이 와서 체험할 수 있는 시설과 회의나 콘퍼런스 같은 다양한 시설을 담은 새로운 BMW Welt를 설계하였다.
박물관에서 가게 된다면 2층으로 출입을 하게 되며 전 층에 걸쳐서 전시되어있는 BMW의 제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2층으로 출입하게 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일단 식당이다.
넓고 쾌적해 보이며, 당연히 양식을 파는 식당이다.
자연스럽게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위치에 설계되어져 있다.
내부를 둘러보게 된다면 전체적으로 전시된 차들을 흘러가듯 관람하게 설계되어져있다.
2층부터 여기저기를 걸어 다니며 이 차 저 차를 볼 수 있다.
식당의 반대편 매스에서는 본격적으로 자동차를 간단하게 체험하거나 운전해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나있고 자동차들도 전시가 되어있다.
다양한 자동차를 번갈아가면서 전시를 할 수 있게 램프(Ramp)를 설치하였다.
천장을 살펴보면 속도감이 느껴지는 조명을 설치하여 매스의 흐름 감을 그대로 따라서 설계한 것을 볼 수 있다.
자동차의 콘셉트와 건물 내부의 흘러가는 듯한 매스들을 통해 나타나는 속도감과는 매우 좋은 상관관계를 느끼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스피드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매스와 티타늄 느낌의 강한 내장판 넬들은 자동차의 브랜드 이미지와 매우 잘 맞는 느낌이다.
BMW Welt 내부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들이 벌어진다.
BMW의 초기 모델이 미니카같이 1인용으로 장난감처럼 사람들이 타고 내부를 돌아다닐 수 있기도 하다.
필자도 저 차를 운전해보고 싶었으나, 국제면허를 안 바꿔온 상태였었으므로 타지는 못했다.
저런 것들 말고도 VIP들을 위한 라운지도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롤스로이스(Rolls Royce) 같은 초고급 자동차들도 시승해볼 수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BMW Welt에서는 아주 비싼 승용차들도 볼 수 있었던 흥미로운 시간들을 보냈다.
슈투트가르트는 보통 유럽을 여행 오는 사람들은 잘 찾지 않는 도시일 것이다.
도시의 이름 자체도 발음하기 어려울뿐더러 사람들이 잘 모르는 도시이다.
그러나 공대생의 입장에서는 독일의 최대의 공업도시 중 하나이고 실제로 공대가 유명한 도시이며, 그로 인해 주변에 공업 관련 기업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도시이다.
슈투트가르트 대학교 출신의 사람들이 다 주변의 회사들로 취직을 하며 소위 말하는 끈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 도시이다.
그래서인지 슈투트가르트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과 포르셰 박물관 등 다양한 박물관들이 있다.
자동차들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들은 독일의 어떤 도시들보다도 슈투트가르트를 찾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명품(名品).
말 그대로 뛰어나서 이름이 있는 물건을 지칭할 때 하는 말이다.
영어로는 네임벨류라고 할 수 있는 단어 명품은 말 그대로 이름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될 수 있을 정도의 고급스러움이 있고 튼튼한 기초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만들어 나가는 길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 자부심(Pride)이 있는 물건들을 명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필자가 생각하는 자동차 분야의 명품 중 하나는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이다.
오랜 세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은 자동차 브랜드 중에 최고라고 생각한다.
벤츠 박물관을 처음 봤을 때에 필자는 긴 시간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챔피언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자기의 브랜드 만의 고급스러움과 세련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건물이었다.
벤츠 박물관은 UN Studio라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한 대형 건축 설계사무소이다.
지금 현대의 건축을 논할 때에 네덜란드를 빼놓고는 건축을 논하기 힘들다.
현재의 건축 중에 가장 팝한 나라는 네덜란드라고 생각한다.
그 흐름을 주도한 네덜란드 최고의 건축설계 팀 중에 하나가 바로 UN Studio이다.
UN Studio는 필자가 생각하는 직선과 곡선을 섞어서 가장 잘 설계하는 건축가들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건축을 설계하는 집단이라고 볼 수 있다.
박물관의 형태를 보게 되면, 삼각형에 가까운 타원이 매우 매끄럽게 잔잔하게 흘러가는 느낌을 받는 파사드(Facade)를 볼 수 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외관에서 느껴지던 느낌과는 다른 반전이 느끼게 된다.
1층부터 천장을 덮는 지붕까지 뻥 뚫린 아트리움(Atrium) 공간이 펼쳐져 있고 천창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운데 서게 되면 박물관의 전시가 바로 어떨지 짐작이 되게 된다.
항상 그랬듯이 가장 높은 곳에서부터 흘러 내려오는 시퀀스의 전시가 예상되었고 예상은 맞았다.
매스에서 알 수 있었듯이 각 꼭짓점 부분을 둥글게 갂아 원의 형태의 전시공간들이 삼각형의 면을 따른 흐름을 따라 내려오는 수순의 전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전시를 보기 시작하면서 필자의 안일한(?) 생각은 바로 무너지게 된다.
전시 자체는 대략적으로 이동수단 자체에 시작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하얀 말로부터 시작된 이동수단은 벤츠의 시작을 보인다.
벤츠는 자동차가 시작될 때부터 개척자의 모습으로 엔진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보이는 시작으로, 아래로 내려올수록 현대에 가까워지는 자신들의 자동차들을 볼 수 있다.
엔진부터 자신들만의 자동차들이 발전하는 과정이나, 벤츠의 마크의 변화하는 과정 등 벤츠의 다양한 자동차들의 발전을 볼 수 있는 전시였다.
아무래도 자동차 박물관의 전시에 시퀀스는 대략 비슷한 식인 듯싶었다.
그러나 전시 공간의 설계만을 놓고 봤을 때는 얘기가 달랐다.
램프를 따라 내려오며 모든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형식이긴 했으나, 단순히 돌아오며 내려오는 것이 뿐만 아니라, 내려가면서도 중간중간에 메자닌(Mezzanine) 층을 설계하여 더 많은 전시가 가능하고 더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설계를 하였다.
다시 설명하자면 메인 시퀀스가 램프를 따라 큰 흐름으로 진행되며 그 시퀀스를 따라가며 전시장이 아닌 복도 같은 공간에서는 곁길로 빠지는 길이 있었고 그 곁길로 빠졌다가도 언제라도 다시 메인 공간으로 합쳐지는 정말 고오오급진 공간과 시퀀스의 분할이 설계되어져 있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돌고 꼬고 돌고 꼬고 하면서 벤츠의 전시들을 보고 내려가게 되면 다시 0층과 지하로 내려가게 된다.
지하를 통해서는 근처에 있는 벤츠를 판매하는 곳으로 이동하게 되는 식의, 어떻게 보면 BMW와 비슷한 루트의 공간 흐름이 계획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자기 브랜드의 시작부터 현대에 이르는 차들을 보면서 자신들의 차들도 끼워 팔려는(?) 그런 자연스러운 상술이 건축으로도 드러나는 것 같다. 하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카 브랜드 중에 하나는 바로 포르셰이다.
많은 사람들은 스포츠카들 중에서도 포르셰를 좋아한다.
어쩌면 다른 스포츠카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서 일 수도 있고, 어쩌면 단순히 디자인이 예쁘고 멋져서 일 수도 있다.
미국 사람들은 특히 포르셰를 좋아하고 약간 부의 상징이자 스포츠카의 상징 같은 느낌으로 여긴다.
(실제로 포르셰의 주요 소비국가는 미국)
여하튼 포르셰는 나름 대중성이 있는 스포츠카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이다.
그리고 그 본사가 역시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기업이다.
포르셰 박물관의 건물 매스 자체는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외부에서 봤을 때에는 전시공간으로 보이는 매스가 높이 떠있었고, 그 매스의 밑바닥이 거울과 같이 반사가 되는 특이한 재질로 되어서 1층의 주출입 부분을 비추어 뭔가 블링블링한 느낌을 주었다.
거대한 매스의 아래면이 다 빛나는 재질로 비추니 보석 같으면서도 무언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긴 했다.
포르셰도 포르셰만의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박물관도 그런 식의 재질을 사용하여 설계한 듯했다.
아무래도 자동차 박물관들은 보통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고 싶어 하는 듯했다.
주출입구로 들어가게 되면 바로 보이는 것이 저 에스컬레이터이다.
1층은 박물관의 공공성을 띤 공간으로, 박물관의 리셉션과 뮤지엄샵, 카페, 라커룸 그리고 박물관의 작업실이 유리를 통해 투명하게 작업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만큼 자신들의 업무가 투명성 있고 보여줘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자신감도 보인다.
정면에 보이는 긴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전시공간으로 올라갈 수 있고, 옆쪽에 박스오피스에서 티켓을 구매하여 올라가도록 되어있다.
내부는 흰색으로 아주 깔끔한 느낌이었으며, 천장의 등이나 벽에 패턴들을 통해 속도감을 더해주려는 게 느껴졌다.
정면에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바로 전시공간이 펼쳐진다.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펼쳐져있었으며, 2개의 층을 이루고 있었다.
각 층의 공간은 사선을 이루며 비대칭적이고 층고의 높낮이가 변하며 정방형의 공간감보다는 기울어지고 약간 비대칭적인 공간감을 느껴지게 설계되어져 있었다.
벽면에는 간단하게 픽토그램(Pictogram)으로 전시의 동선이 설명되어 있었다.
아주 깔끔하고 담백한 설명에 전시 시퀀스를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잘 표현된 픽토그램이었다.
박물관에서 최고의 픽토그램은 모든 사람이 알아보기 쉽게 설명돼서 정보가 확실하게 전달되는 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전시의 공간은 2개의 층으로 구성되어져 있었다.
당연히 전시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다양한 종류의 포르셰의 자동차들을 볼 수 있었다.
자동차 박물관은 특히 역사가 깊을수록 다 비슷한 식의 전시 내용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떤 자동차들은 대중들에게 친숙한 모습인 굉장히 흔한 모델의 자동차도 있었다.
아이들의 시선을 끄는 자동차들의 모습들도 많이 보였고, 그 외에는 잘 팔리고 사람들이 애정 하는 자동차들의 모습도 보였다.
전시의 순서대로 흐름에 몸을 맡기면 중간중간에 재미난 요소들이 껴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평범한 내용의 전시였고 생각만큼 큰 전시공간이 있진 않았다.
그래도 깔끔하고 광택이 도는 공간은, 그리고 특별히 매우 밝아서 더욱더 깔끔한 느낌을 주는 전시공간이었다.
전시의 시퀀스도 생각보다 작은 공간을 넓게 느껴지게 동선을 아주 길고, 높낮이의 변화를 주어가며 전시 자체가 길고 내용이 다양하게 느껴지게끔 잘 설계되어져 있는 박물관이었다.
실제로는 그렇게 크지 않은 공간을 크게 느껴지게 만드는 건축의 장점과 매력이 또 한 번 느껴지는 설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