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빨리빨리의 민족을 만족시키는 UI
무수한 정보와 복잡한 인터페이스 속에서 서두르고 있을 사용자에게는 판단의 속도를 높여줄 UX 설계가 필요한데요, 특히 배달이나 예매 등 즉각적인 결정이 필요한 서비스에서 강하게 요구되는 경험입니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각설하고 사용자의 행동을 가속화하는 UI에 대해 빠르게 알아봅시다.
심리학적으로 Fast thinking과 Slow Thinking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빠른 사고(Fast)는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으로, 감정적·본능적인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반면 느린 사고(Slow)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반응이기 때문에 신중하며 계산적인 판단을 내리게 만들죠. 서두르는 사용자는 주로 빠른 사고로 결정하고,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이들의 결정 속도를 높여줍니다.
긴급성: 제한된 시간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
최소화된 선택지: 최소한의 터치나 입력만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경우
빠른 탐색: 원하는 정보를 즉시 찾아 실행하는데 최적화된 네비게이션을 제공할 경우
즉각적인 피드백: 입력값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즉각적인 반응이 제공될 경우
간결한 정보: 딱 필요한 내용만 적재적소로 제공할 경우
이같은 환경이 제공되면 처리해야 하는 정보량이 크게 줄어드는 '최소화된 인지부하' 효과를 가집니다.
인지 부하(Cognitive load)는 사람이 과제를 수행하거나 학습할 때 요구되는 정신적인 노력량으로, 반대로 '인지 과부하' 상태에서는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 오히려 이해가 어렵고 처리 속도가 느려집니다.
자, 그럼 해당 요소들이 활용된 효과적인 UX 사례를 살펴보고, 구체적인 설계 방법을 알아봅시다.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심리를 자극하면, 결정 속도가 빨라진다."
- Cialdini [Influence: Psychology of Persuasion]
FOMO란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유행에 뒤처지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합니다. 주로 커머스 분야에서 활용되는 효과로 상품의 희소성을 높여 사용자로 하여금 '좋은 선택을 놓친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만들어요.
항공권이나 숙박을 예매하러 들어간 사이트, 남은 좌석 및 객실을 표시하며 [지금 바로 예약하지 않으면 비용이 오르거나 품절됩니다]라는 메시지를 본 경험이 다들 있으실 겁니다. 모두 사용자의 긴급성을 높이는 장치, 희소성을 강조함으로써 빠른 예약을 유도하는 설계입니다.
✏️ 적용 방법
➊ 시간 및 수량 감소 표시
➋ 한정된 시간 내 결정 유도하는 타이머
➌ 많이 선택된 특정 옵션/선택지 강조
하지만 과한 FOMO 자극은 사용자가 필요 이상의 불안감을 느끼게 하니 주의합시다. 아고다의 카운트다운 타이머와 거진 협박에 가까운 결제 유도 문구들은 꽤나 큰 물의를 빚었던 다크패턴이었어요.
힉의 법칙(Hick-Hyman's Law)에 따르면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사용자는 결정하기 어려워합니다. 따라서 모든 옵션을 제공하기보다는 사용자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선택지를 추려 제공하는 쪽이 효과적이죠.
✏️ 적용 방법
➊ 사용자에게 가장 중요하거나 유용한 선택지를 기본값으로 설정
➋ 원터치 액션(One-Tap action) 활용
- 단 한 번의 클릭만으로 원하는 작업을 완료할 수 있도록 설계된 UX/UI 패턴
➊ 이전에 등록했거나 최근 진행한 결제 정보(배송지, 결제 수단 등)는 디폴트 값으로 유지하고, 당장 새로 입력해야 하는 정보만 남겨두세요.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에서 [추천 콘텐츠]를 상단에 기본으로 노출하는 구조, 이전에 보던 콘텐츠가 있다면 [이어 보기]로 먼저 노출하는 구조 또한 사용자가 빠르게 콘텐츠를 선택하고 재생하게 만드는 설계입니다.
➋ 패스키뿐만 아니라 결제 과정에서 흔히 쓰이는 페이지 자동 점핑도 대표적인 원터치 액션 사례입니다. 결제하기를 누르면 자동으로 토스 앱 오픈 → 바로 페이스 아이디(혹은 비밀번호 기입) 인증 → 결제 진행 프로세스는 불필요한 인터랙션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아주 편리하죠.
직관적인 네비게이션이란 사용자가 별다른 노력 없이도 즉시 이해하고 쉽게 탐색할 수 있는 UI를 의미합니다. 사용자의 탐색 경로를 크게 단축시킴으로써 최소한의 터치나 입력만으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요.
✏️ 적용 방법
➊ 쉽고 빠른 제스쳐로 정보를 찾거나 결정하게끔 설계
➋ 입력 필드 내 텍스트 자동 완성
➌ 사용자 히스토리를 활용하여 최근 검색 내역, 자주 사용한 옵션 등 노출
데이팅 앱 Tinder의 스와이프 인터랙션은 유명하죠. 복잡한 프로필 탐색 없이 마음에 드는 상대를 좌우 스와이프 한 번으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 외로 사용자의 검색 기록, 주문 내역 등 과거 히스토리를 활용하여 최근 · 자주 사용한 옵션을 노출하거나, 입력 필드에서 텍스트를 자동 완성시키는 디자인도 직관적인 네비게이션 장치에 해당됩니다.
사용자의 액션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UI도 결정 속도를 높입니다.
✏️ 적용 방법
➊ 로딩 애니메이션, 완료 아이콘, 진동 피드백 등 다양한 반응 요소 제공
➋ 감지된 오류 및 정상 처리 내역 즉시 안내
➌ 네트워크 응답 시간이 길어질 시 스켈레톤 UI 활용
애플의 경우 Face ID나 Touch ID 사용 시 즉각적인 진동 피드백과 완료 및 실패 아이콘을 제공합니다. 많은 회원가입 UI에서는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생성할 때 실시간으로 오류를 감지하여 '비밀번호에는 특수문자를 포함해 주세요'등의 안내를 제공하고요. 이러한 요소들은 사용자가 성공 여부를 바로 인지할 수 있어, 다시 시도하거나 완료된 페이지를 떠나는 등 빠른 결정을 내리게 합니다.
✏️ 적용 방법
➊ 중요한 정보를 강조하거나, 비슷한 정보는 동일한 레이아웃으로 배치
➋ 직관적인 아이콘 + 텍스트 조합을 활용하여 이해 보조
➌ 핵심 정보만 노출하고, 부가 정보는 '더 보기'를 활용하여 최소화
불필요한 요소가 많아질수록 사용자는 중요한 정보를 놓치고, 결정하는데 피로함을 느낍니다. Uber는 사용자가 가장 궁금해할 '도착 예상 시간'과 '요금'을 즉시 비교할 수 있는 간결한 UI를 제공합니다. 카카오톡은 읽어야 할 옵션이 많을 때 간결한 아이콘과 텍스트를 함께 배치함으로써 '시각적으로'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했죠. 다만 부득이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면, 한 번에 모든 내용을 노출하는 대신 아래와 같이 단계적으로 끊어 제공하세요.
✏️ 적용 방법
Airbnb: 장소 → 날짜 → 인원 → [검색] → 숙소 정보 → 결제로 한 단계씩 진행
토스: 페이지 하나에 1개의 입력 정보 (One Thing per Page UI라고도 합니다.)
단계별 UI는 사용자가 처리해야 할 요소를 대폭 줄임으로써, 머무르는 페이지에서 고민하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킵니다. Airbnb와 토스는 모든 정보를 한 번에 입력하는 게 아닌 단계별로 진행할 수 있는 UI를 설계했습니다. 특히 한 번에 한 가지 정보만 보여주는 토스의 [One Thing per Page] 디자인 방식은 입력 필드를 한 개씩만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의 집중력을 높이며, 복잡한 가입 · 설정 과정을 단순화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서두르는 사용자에게 UX는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넘어, 결정을 빠르게 돕는 '환경'이 되어야 합니다. 최소한의 노력, 짧은 시간으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하세요. 특히 즉각적인 피드백과 명확한 정보 제공이 필요한 순간이라면, 이 경험의 차이는 사용자 만족도를 극적으로 가를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고민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불필요한 선택지나 복잡한 과정으로 피로감을 유발해, 머무르던 페이지나 서비스에서 이탈하게 만들지 말자구요.
✔ 요약해 볼게요.
결정 속도를 높이는 UX는 크게 5가지가 있다.
FOMO 요소를 활용해 결정 가속화 (*다만 과한 자극은 다크패턴이 될 수 있으니 주의)
선택지 최소화 및 빠른 액세스 지원
빠른 탐색이 가능한 직관적인 네비게이션 설계
사용자 액션에 따른 실시간 피드백 제공
인지 부담을 줄이는 정보 디자인 적용
UX/UI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용자를 이해하는 것. 본 시리즈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사용자들을 분석하고, 그들의 심리와 행동 패턴을 UX 설계 원칙과 함께 탐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