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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May 15. 2023

부안마실길꽃축제

샤스타데이지언덕에서

그야말로 샤스타데이지의 축제 마당이다.


부안 마실길 1길


공방의 정원에도 꽃들이 만발하지만 샤스타데이지는 역시 바다가 시원히 보이는 들판에서 만나야 한다.


마침 서산의 여행 동호회 여행자들이 있어서 좋다. 가끔은 이런 잔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가족, 연인, 친구끼리 또는 혼자서 온 것 같다.


나중에 나도 이런 여행 동호회에 가입해서 여기저기 다니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운전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구도가 어쩌네, 인물이 이상하게 나왔네, 하면서 투정을 부린다. 그녀는 늘 나에게 핀잔 듣기에 찍어주지 않으려 한다. 결국 나는 어느 날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찍사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가 되었다.

그러나 오늘은 나도 주인공이 한번 되어 보기로 했다.

“대충 편집할 테니 마음 놓고 찍어봐~.”


친구가 애정을 담아 찍어준다. 마음에 쏙 든다.


친구와 이야기 나누며 들길 따라 걷다 보면 해변이 나온다. 서해안은 조개껍질이 많아 줍기도 하는데 물이 늘 맑지 않았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바닷물이 맑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찔레꽃도 한창이다.

요즘 매일 꽃그림 하나씩 연습 중이다.

데이지 들판 그림은 지난달에 그린 오일파스텔 그림이다.

이 그림은 부안 마실길의 이미지가 아니라서 이후에 다시 그려보기로 한다. 역시 다녀와서 현장의 이미지를 그리는 것이 더욱 좋은 것 같다.


 ‘오느른’ 장소에 가다


’ 오느른‘은 MBC 후원 최별 피디의 유튜브 채널이다.


그녀가 4500만 원에 시골 폐가를 사고 그 과정을 브이로그 하기 시작했다. 나 역시 ‘오느른’ 구독자다. 그녀의 집에 들러보기로 한다. 현재 책방을 내기 위해 공사 중이라고 한다.


가는 길의 보리밭이 장관이다. 벌써 보리 추수가 끝나 모내기준비를 하는 곳도 보인다.

 딱 그림으로 그리고 싶은 분위기다.


최별 피디님의 집은 자그마하고 아름답다. 그런데 자동차 하나 겨우 들어갈 만한 골목이다. 늘 자전거나 모토사이클을 타고 장 보러 나가야 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서울에서 이곳까지 오가느라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제주에서 작은 책방을 운영 중인 요조(가수)님이 함께 도와주고 있는 현장이다. (공사 중인 현재는 인부들만 있다.) 주인도 없고 공사 중이라 먼발치에서 옆 마당에 가득한 양귀비를 보다 돌아섰다. 책방이 기대된다.


건축의 미


이제 곧 세계 잼버리가 부안에서 열릴 것이다.

1920년 영국에서 포우엘경에 의해 창시된 세계 잼버리 대회는 민족, 문화, 정치적인 이념을 초월하여 국제 이해와 우애를 다지는 보이스카우트의 세계야영대회로 우리나라에서도 강원도 고성군에서 1991년 제17회 세계 잼버리 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출처 네이버


어울리지 않는 조각상, 덕지덕지 색색의 간판들, 나부끼는 거리의 현수막들에 나는 늘 화가 난다.


잼버리 대회가 열릴 곳에서도 마찬가지다. 맨 처음 이곳에 있던 팔각정만 마음에 든다. 그 옆의 나무 한그루도 어울린다. 그런데 이 조각상은 뭐란 말인가.

예산을 들여 만든 옆의 건물도 그렇게 어울리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내 눈이 이상할 수도 있다.)

사진들은 지난겨울에 찍은 것인데 지금은 더 가관이다. 아래쪽은 어마어마한 예산을 들여 만든 대형 야영장이 들어서는 중이다. 나는 한때 환경 단체에 몸담고 저곳에 앉아 갯벌을 살리자고 외쳤다. (지난 일은, 그건 그렇다 치자.) 지금은 이미 만들어진 것이니 발전을 응원하기로 한다. 건물에 조형물을 세울 때는 제발 주변의 모습과 어우러지기를 소원한다. 보는 눈이 괴롭지는 말아야 할 것 아닌가 말이다.


사람들이 오지 않을 때는 화장실도 깨끗했다. 지금은 부안 마실길, 고군산 군도, 새만금 방조제 등에 여행 버스들이 다닌다. 사람들이 들고나는 화장실은 이제 엉망이 되었다. 우리들의 문화 의식은 여전히 진부한 것 같다. 강아지 산책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아직도 미개한 개 주인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럽지 않을 공중 화장실을 갖춘 나라다. 우리의 자존감을 높였으면 좋겠다.


마음이 아프다. 게다가 뽕짝을 틀고 뻥튀기를 파는 트럭 한 대는 몇 달째 시끄럽게 하는 중이다. 두 달여에 한번 꼴로 여행하면서 본 결과 같은 트럭이 늘 주차장에 자리를 차지하고 장사 중이다. (참고적으로 나는 트롯을 좋아한다. 소음이 싫을 뿐이다.) 이래 저래 속 끓이다 바지락 죽에 왕만두를 먹으면서 속을 달랬다. 맛도 가격도 착하다. (왕만두 6개에 6천 원. 바지락 죽 1만 원.)


잠시의 여행에서 돌아와 들판의 데이지 사진들과 철썩이는 바다의 영상을 보니 다시 즐겁다. 자유롭고 신나는 하루니 속 썩이지 말자 생각한다. 그림을 그리는데 강아지 깜뽀가 자꾸 놀아 달라고 한다. 마지막 터치 좀 더 하고 싶은데 그만두기로 한다.


“그래, 놀자 놀아.”


그림처럼 스르륵 문을 열고 모래를 밟으면 좋겠다. 바다로 휘리릭 나가면 참 좋겠다.


대신 문을 열고 잔디에 나가 강아지와 공놀이를 한다.

배경의 검은 긴 호스/화단에 물주기








‘오느른‘ 책방 만드는 현장 이야기예요. (멋진 요조 님도 나와요.)

https://youtu.be/Cbd0QZW4bRY


루씨의 인스타예요.


https://instagram.com/gonggan_morning?igshid=MzRlODBiNWF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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