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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May 15. 2023

이런 사회

독자와 꿈


거짓을 말하면 스스로 웃게 되는 사회.

말을 하면 그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아는 사회.


거짓을 말할 때면 웃고 싶어 웃는 게 아니고 거짓이기에 웃을 수밖에 없는 사회. 말로 하는 모든 거짓을 알아차리게 되는 사회.


그런 사회에서 말을 할 때 사람들은 얼마나 자주 거짓의 웃음을 지을까. 얼마나 자주 말을 하지 못할까.



꿈속에 나는 책을 읽는 독자처럼 모든 것이 보이는 관찰자가 된다. 전개되는 이야기에 독자가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듯 꿈속의 나도 그저 상황을 보기만 할 뿐이다.


독자는 책을 덮을 때 비로소 이야기 전개에서 벗어난다. 꿈은 과잉될 때 깨어나게 된다고 한다.


책을 덮는다 해도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에 남아 울림이 되기도 한다. 꿈도 마찬가지다. 때로 깨달음으로 남는 꿈이 있다.


꿈속에 나는 신들이 모여사는 곳에 갔다. 아니, 그런데 신들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다만, 거짓을 말하면 웃는 얼굴이 되어 다른 신들이 모두 알게 된다. 그럼에도 거짓을 말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자신도 거짓이란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을 진실이라 믿고 말하기 때문이다.


꿈으로부터 되짚어 내가 사는 세상의 말들을 돌아본다. 나의 말을 생각한다. 하얀 거짓말을 얼마나 했는지 생각한다. 검은

거짓말을 얼마나 했는지 생각한다.


나도 모르는 거짓말을 얼마나 했는지 생각한다. 다른 이의 거짓말을 얼마나 믿었는지 생각한다.


바닷가 갯벌에 남겨진 수많은 게 들의 흔적처럼, 생존을 위해 오늘도 치열한 ‘말’의 족적을 남기는 이들을 생각한다.


그럼에도 진실에 닿으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처절한 삶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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