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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든버러 성이 보이는 숙소

무계획자들의 여행

by 루씨

우리가 완전히 무계획자들은 아니다. ‘조금 어그러지면 어때’ 하는 마음이 일치해서 함께 여행해도 스트레스가 적다. 우리는 패키지여행을 매우 싫어한다. MBTI 가 ENFP로 같은 우리 둘은 약간 여행의 계획을 미루는 스타일이다. 그러다 런던에서 해리포터 스튜디오 가는 날 오분 차이로 일일투어 버스를 놓칠 뻔 한 경험이 있다.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런던에서 에든버러 올 때 한 시간 일찍 나왔다. 정말 다행이었다. 큰일 날뻔했다. 글쎄 우리가 타려고 했던 기차가 갑자기 운행중지가 뜬 것이다. 짐 들고 열심히 뛰어 다른 플랫폼에서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우리는 여행할 때 조금 운이 따르기도 한다.


주로 여행 전반의 일정을 계획하는 것은 딸이다. 이번 여행 직전까지 야근을 일삼아했던 탓에, 나와 비슷하게 미루는 성격을 지닌 탓에 가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일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에든버러 성을 미리 예약하지 않아 일찍 일어나 현장 대기표가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여행 시작날 알아보니 온라인 예매는 이미 매진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만 육천 보 정도 걷는다. 늦잠을 잤다. 아침 4시 반이면 해가 뜬다지만 암막 커튼의 효과가 놀랍다.


우리가 아침 10시쯤 성에 올랐을 때는 이미 표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세계 각지에서 방문하니 당연한 결과다.


숙소로 다시 와서 나는 그림을 그리고 딸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어반 스케치는 그림에 사람이 나와야 좋은데 이미 완성된 후에 사람들이 나타났다. 상상을 보태 그림에 사람을 넣기도 하는데 아직 어렵다.


이제 그만하고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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