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라멘 맛집 5선
대학교 앞 맛집 중 한 군데인 라멘 맛집에서 된장 라면을 한 입 먹고 버린 일이 있다(참고로 나는 웬만한 음식은 맛이 없어도 다 먹는다). 그래서 라멘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져왔었는데, 직장에서 멀지 않은 하카타분코에서 라멘의 세계에 제대로 입문했다. 구수하고 약간은 짜고 기름기가 가득한 국물과 얇지만, 심지가 있는 면이 잘 어우러진다. 그렇게 나는 돼지 뼈 육수(돈코츠) 라멘의 팬이 되었다. 홍대입구역에 짧게 들를 일이 있을 때 기분이 싫지 않은 이유도 근처에 맛있는 라멘집이 있어서다.
라멘집이 좋은 것 중 하나는 혼밥을 하기가 덜 미안하다는 점이다. 카운터석이 있어서 혼자 가도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고, 나와 같이 혼밥을 하러 온 사람도 많아서 더 좋다. 일본이 아니라 한국에서 라멘을 먹어서 라멘을 더 잘 먹는 것도 있다. 김치 덕분이다. 배는 아직 덜 불렀는데 어쩐지 느끼한 기분이 들 때 아직 덜 익어 달큼한 김치를 한 입 싹 먹으면, 라멘 한 그릇쯤은 남기지 않고 모두 먹을 수 있다. 가게마다 개성도 다양하다. 여러 가지 면 중 선택이 가능한 곳에서 두꺼운 면을 골라 씹는 맛을 더해 먹기도 하고, 덜 익은 짭조름한 노른자를 곁들여 먹기 좋은 라멘도 있다. 뽀얀 닭 국물과 부드러운 닭고기와 함께 먹는 라멘도 맛있고, 바질을 곁들여 먹는 라면은 건강을 챙기는 기분까지 들고, 토치로 그을려 먹는 두툼한 고기가 맛있는 라멘집도 좋다. 글을 쓰다 보니 라멘이 그립다. 집에서 라면이라도 먹어야겠다.
하카타분코 - 라멘에 입문하게 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진한 맛과 연한 맛이 있는데 지금이라면 연한 맛을 골랐겠지만, 그때는 왠지 진한 맛이 진짜 맛일 것만 같아서 짠데도 부득부득 인라멘을 주문했다.
부탄츄 - 푹 익힌 드라곤멘, 보통 보통 없음 보통, 2번 주문했다가 4번 주문했다, 매일 헷갈린다. 줄이 많을 때가 많다. 숙주 많이를 주문하면 양이 꽤 많아진다. 가라아게는 꽤 맛있는데 짭짤한 소스가 없어서 아쉽다.
오레노라멘 - 보드라운 국물과 고기가 신기한 가게. 너무 맛있어서 처음에 놀랐지만, 끝까지 먹기 위해선 김치가 필요했다. 요청 시 김치 있음.
잇텐고 - 친구가 맛있다고 알려준 지 엄청 오랜만에 가 볼 수 있었다. 추가메뉴 두 종류도 궁금하면 먹어 보기.
라멘트럭 - 과장을 곁들이자면 몸에 좋은 육수 같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간이 적절하면서 구수한 느낌이 좋았다. 고기가 두툼하니 좋았다. 맥주를 곁들이는 사람들이 부러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