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공이 Jun 09. 2021

오일파스텔의 나비효과

 우연한 계기로 인스타그램에서 색감이 정말 예쁘고 질감이 눈에 확 띄는 그림을 봤다. 오일파스텔로 그린 그림이라고 했다(오일파스텔은 크레파스의 고급 버전인 것 같았다). 작가님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가서 팔로우도 하고 유튜브 구독도 했다. 인스타그램에 망원동에서 원데이 클래스를 하신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무언가를 같이 하자고 하면 항상 흔쾌히 함께해주는 민이와 함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망원동에 갔다.

 무언가를 잘하는 사람, 특히 전문가라면 아마추어들의 색 선택이나 터치의 미숙함이 잘 보일 텐데도 선생님께서는 각자가 가진 장점을 한껏 칭찬해 주시면서 과감하게 자신 있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 주셨다. 나 또한 얼굴 그림이 초록색이 되고 머리카락이 안 예쁜 파란색이 될 때마다 당황했지만 선생님 덕분에 과감하게 다른 색이나 선들을 넣어가며 나름 만족스러운 그림을 완성했다. 나도 미숙함 속의 원석 같은 좋은 점들과 예쁜 점들을 찾아 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그리고 선생님 같은 분들이 앞으로도 흥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날이었다.

 이날 만남 덕분에 선생님께서 초대해 주신 코엑스 일러스트레이션 페어에 가서 정말 많은 멋진 그림들을 보고, 다양한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덕분에 내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멋진 그림들을 감상하며 눈호강을 한다). 나중엔 친구와 함께 오일파스텔 선생님의 정규 강좌도 들어보게 되고, 그러면서 선생님의 교육철학과 인생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고, 얼마 전에는 이제 오일파스텔을 넘어 아크릴 온라인 클래스를 시작하신 선생님과 함께 마을 탐방도 하고 그림도 그렸다. 원데이 클래스에 등록했을 때 나는 몰랐다. 내가 행복한 '성덕('성공한 덕후'의 줄임말)'이 될 줄은!

https://instagram.com/crayon.rabbit?igshid=YmMyMTA2M2Y=

(크레용토끼 선생님 인스타그램)




그때 처음 선생님을 만난 망원의 카페는 '나인 앤드'라는 멋진 지하 벙커 카페였는데, 코로나 19의 여파인지 이제는 카페 영업을 하지 않으신다는 인스타 피드를 본 적이 있다. 정말 아쉬운 일이지만 앞으로도 좋은 작가님들과의 협업을 계속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전 04화 베이킹의 마중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