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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RRY Jan 03. 2024

래리킴의 일상견적 #002

유난히 울음이 많았던 그날

21년 11월 05일


아이가 세상에 나오던 그 날. 아내의 뱃속에 10달을 미쳐 채우지 못하고, 급하게 만났던 나의 아이와 처음으로 눈을 마주쳤던 그날. 반쯤 눈을 뜬 상태로 나와 눈을 마주첬었던 그 날 이후로, 별 탈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던 나의 아이.


그로부터 할 이야기는 너무 많지만, 오늘 갑작스레 우리 가족 모두가 자리에서 잘 버티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아침 여섯시 반이면 출근해서 나와 일을 마치고 들어가면 저녁 일곱시 전후. 그 이후로 두세시간 가족과 시간을 보낸 뒤에 취침을 하는 것이 반복이다. 아내는 7시 반이면 아이를 데리고나와 장인 장모님 댁에 맡기고 출근을 하고 퇴근 이후에는 다시 아이를 픽업하여 집으로 다시 돌아온다. 우리 아이는 아침에 7시 반에 강제로 일어나 주섬주섬 주는 옷을 챙겨입고,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우유 한 잔과 아침식사를 하고, 어린이 집으로 등원을 한 이후에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점심을 먹고 낮잠 시간을 가진 후에 다시 할머니댁으로 돌아온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시간을 보낸 뒤에는 엄마가 찾으러 오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엄마, 아빠와 시간을 보내다가 잠에 든다.


별거 없는 일의 반복이 계속된다. 어린이 집을 다닌지 약 1년이 되었으니,이런 패턴이 나, 아내, 아이, 장인,장모님 모두에게 익숙한 패턴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앞서 얘기한 듯이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 자리에서 잘 버티어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특히 나의 아이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도 무탈하게 잘 지내어 주는 것 자체에 대견하면서, 불쌍하기도, 미안하기도, 감사하기도한 복합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런 감정을 느끼고 난지 얼마 지마지 않아, 아이가 저녁 떄 울음을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울던 날이 있었다. 아이도 많이 힘들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그런 생각을 가졌는지, 다른 일 때문에 울었는지는 전혀 모르지만(아마도 잠결에 깜짝 놀란 꿈을 꾸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합리적이지만은)  반복되는 삶속에서 지쳤던 것에 대한 외침이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하게되었따.


어쩌면 내가 그렇게 울고 싶었을까라는 생각으로도 번져버렸다. 너무나 반복되는 삶에서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의 역할로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던 것도 있었고, 힘든 것을 티내지 말아야 한다는 전통적인 가장의 모습에도 위배되지 않기 위한 내 나름의 노력이 한계에 부닥쳤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유난히 그치지 않은 날의 울음으로도 기억이 되는 그날이 기억되지만, 연거푸 생각이 번져가는 그 날의 기억으로 한동안은 잊지 못할 것 같다.


결로은 우리 가족 모두 힘들게 잘 살고 있다. 내 나름대로 많은 표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대로 받아들여질지는 잘 모르겠다. 감사한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더 많은 표현을 해보자는 생각과 다짐으로 글을 마친다.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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