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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RRY Aug 16. 2024

래리킴의 일상견적 #009

목욕탕에서 생각난 것

일요일에는 목욕탕에 간다. 아이의 육아를 위해 장인,장모님 근처로 이사 오기 전에도 커뮤니티 센터에 있었지만, 이사를 온 뒤에 올해 특히나 더 자주가게 된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가 되어서 그런 것일까. 뜨근하게 대중 목욕탕에 있다가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나와 음료수를 한 잔 마시면 그만큼 개운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없다. 


휴대전화를 쓸 수 없는 상황인 경우를 일부러 만드는 점도 없잖아 있다. 대중탕에 가면 몸에 걸치는 것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안경도 없이 흐린 눈으로  평소에 하지 못하는 오감에 집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전에 포스팅한 글 중에서 머리를 자르는 동안 목욕탕에 갈 때 처럼 명상을 하는 경우와 유사한 것이다. 미용실에서 가위질이나, 미용실에서 나오는 음악에 집중하고 있다보면 평소 듣지 못하는 새로운 소리도 들리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각이 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목욕탕에서도 스치듯 지나간 생각이 있어, 글로 남겨보려 한다. 


1. 바다에서 물질을 하는 해녀들은 기꺼히 차가운 물을 온몸으로 견뎌야 채취할 수 있으며,

2, 일렁거리는 파도로 인하여 밖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것들을 직접 물 아래 가까이 가서 가져올 수 있다.


여기서, 회사생활을 하는 직장인으로서 한 가지 통찰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인가 얻기 위해서는 온몸으로 스트레스를 견뎌야 성취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옛 선조들의 말씀과 일맥상통한다. (MZ세대라고 묶어서 통칭하는 것은 꺼려하지만) 어린 친구들, 혹은 일부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어떠한 스트레스나 고민을 하지 않고 빠르고 쉽게 성공하고, 돈을 벌고 싶어하려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흐름을 빠르게 캐치하여, 새로운 기술들로 자동화를 통해 돈을 벌어내는 모습은 배울점이 매우 많다. 다만, 그렇게 영민하고 빠르게 행동을 하지 않은 보통의 사람들과 나와 같이 외부적인 지원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소위 "몸빵"을 하는 것밖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긴하지만, 그래야 하는 경우로 보여지는 경우에도 쉽게 얻고자 하는 경향에 대해서 아쉬울 따름이다. (이것도 주관적인 판단일 수도 있을까. 남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혼자나 잘 해야 겠다.)


해녀들이 전복인줄 알고 숨참고 내려갔다가, 허탕을 치는 경우가 얼마나 많겠는가. 그러한 반복적인 도전을 통해서 경험이 축적되다보면 전복도 잡고, 성게, 미역, 문어도 잡는 것이다. 그러한 실패/성공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개인의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을 알고 있기에 실패를 너무 두려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도전했으면 한다.


밖에서 보기에는 파도가 매우 높게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 물 속은 평온한 경우가 있으며, 눈으로 볼 수 없을 것 같지만 크게 눈을 뜨고 집중하다보면 내가 찾고 싶어했던 것보다 더 큰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목욕탕에서 생각한 것 치고는 너무 거대하고 진지한 내용이 되어버렸지만, 나중을 위해서 남겨본다.


래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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