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의 쓰레기는 누가 치우나요?
회의실의 쓰레기.
회의가 끝나고 나오면서 의자를 넣는 것고 다음의 사람들을 위해서 쓰레기를 치우는 것, 화장실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주워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 복사기로 가는 길에 누군가 떨어뜨린 A4용지를 폐용지함에다가 넣는 것이 습관으로 잡아둔 사람에게는 여간 불편한 상황이 아니다.
내가 치우면 되는 것 아니냐고?
오늘은 내가 업무로 누군가를 줘 패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고 있는데, 저것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 그래서 얼마나 가보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결론은 정확히 일주일이 지났을 때까지 치워지지 않았다. 수시로 사용하는 회의실인데, 누군가 선뜻 치운 사람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해석되었다. 혹은 그 회의실을 사용한 모두가 나와 같이 줘 패고 싶은 사람들이 여럿 있었던 것이었겠다. (혹시 후자의 확률이 얼마나 될까 했지만, 의외로 그럴수도 있겠다라고 잠시 생각했다.)
결국에 내 손으로 치웠다. 국민학교로 입학하고, 초등학교로 졸업한 아재력이 높은 꼰대라서 드는 생각이었을까. 내가 당연하게 생각한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을까. 서구화된 직장 문화로 내 일이 아니었기에 청소용역을 맡긴 사람의 일이라 생각했기에 두었을까. 마지막으로, 쓰레기를 남기고간 사람이 다시 돌아와서 치울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을까.
그냥. 모두가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살지는 않아도, 배운대로만 살았으면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혹자는 내가 너무 피곤하게 사는 것이 아니냐고도 핀잔을 주기도 한다. 내가 살이 찌지 않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래리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