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이유없는 질문은 없다.
가끔보면 왜 저런 질문을 하지?란 생각이 들 수 있다. 저게 채용직무와 무슨 상관이지? 왜 내 인격을 깎지?
면접위원으로 활동하다 보면, 보통 저런 질문들은 내부위원들이 많이 한다. 기관 현실에 맞게 질문을 한다는 의미이다. 기관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여러 가지가 있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재상이 아닌, 실재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재상이 있다. 이 인재상은 부서마다, 직무마다 다 다르다. 성실함, 적극성, 친화력, 인내심, 활발함, 순발력, 사고력, 논리력 등등 필요한 것이 다르다. 때문에 직무와 관련 없어 보이는 질문을 통해 해당 사항과 관련된 것을 도출하고자 하는 질문이 있다.
'서울에 중화요리집이 몇개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과연 의미 없는 질문인가? 직무와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의 사고의 넓이 및 창조성을 볼 수 있다. 필자는 이 질문을 책에서 읽었다. 머리가 띵해졌고 이걸 도대체 어떻게 풀 수 있지란 생각을 했지만, 해답을 보고 정말 대단한 질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선 본인 동네 기준으로 중화요리집의 갯수를 대충 산정하고 본인이 속한 구의 넓이에 대비하여 대충 산정을 한다. 서울에 있는 구의 숫자를 곱하면 대략적으로 숫자를 산정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해 상업지역의 경우 식당 숫자가 많기 때문에 일정 수를 가산하여 구해내는 방식이었다. 이런 풀이 과정을 설명하면 과연 중화요리집 숫자가 실제와 안 맞다고 떨어뜨리겠는가? 아니다. 풀이과정 상 굉장히 만족스러운 답변이다.
민원대응이 많은 부서에 지원했다고 하면, 압박면접의 형식도 있을 수 있다. 다들 뉴스를 봐서 알겠지만 요즘 상상을 초월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공기관에 들어오는 민원인들은 더 하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도 하고, 너 때문에 다 죽는다고도 하고, 당연히 인격적인 모독도 굉장히 많다. 그 행동이 잘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쨋든 기관에 민원들은 대부분 생계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절박한 상황이 많다. 그런 민원인들을 상대하는 사람을 뽑기 위해 얼마가 압박적인 상황에 잘 견디는지를 보기 위한 면접을 하는 것이 과연 잘못된 것일까?
지원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채용은 기관에서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이다. 즉 기관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공무원, 공공기관을 지적하는 뉴스들이 많다. 공공기관이 일은 잘하길 바라면서, 필요한 사람을 뽑는 방식에 대해 과도한 제한을 두는 것이 과연 옳은지 모르겠다.
④ 질문을 하지 않는 면접위원은 뭐조??
분명히 면접위원은 6명이 앉아 있는데, 세 명만 질문을 하네요. 내정자가 있어서 대충하는 건가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질문이다. 먼저 면접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구성에 대해 알아야 한다.
면접실에는 면접위원, 인사팀, 감사팀이 앉아있다. 당연히 면접위원은 앞에 앉아 있고, 인사팀 실무자는 보통 면접위원 뒤쪽이나 측면 별도 자리에 앉아 있다. 인사팀장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들어온다면 면접위원자리 제일 측면에 보통 많이 앉아 있다. 감사팀의 경우도 자리 여부에 따라 면접위원자리 측면에 앉는 경우도 있다. 즉, 면접위원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전부 면접위원이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간 부족이다.
여러 가지 사례가 있는데 면접위원들이 조별로 질문을 나눠서 하는 경우가 있다.
직무 특성 상 내부위원들이 직무 관련 질문 위주로 하기로 합의한 경우, 외부위원들의 질문 시간이 짧기 때문에 조별로 한 명씩 나눠서, 혹은 채용 분야별로 한 명씩 나눠서 질문을 하기도 한다.
지원자들의 답변이 길어지면서 시간초과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다른 조와의 형평성을 위해 질문조차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질문분야를 설정해놓은 경우, 자기소개나 앞의 답변에서 이미 내용이 나왔다면 그냥 넘기기도 한다.
세 번째는, 제척·관계로 인해 질문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채용 시 심사위원 선정 시 최대한 주의하지만 제척관계의 위원이 선정되는 경우가 있다. 해당 상황에서 기관마다의 처리방법이 다르다. 제척관계인 위원이 해당 조 전체에 질문을 못하게 하는 기관도 있다. 평이한 수준의 공통질문만 허용하는 기관도 있다.
⑤ 지원자보다 말이 많은 면접위원 정말 싫어요...
동감한다. 지원자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하는데, 질문이 답변보다 더 긴 면접위원은 참 한숨이 나온다. 질문 자체를 애매하게 해서 추가 설명에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도 안타까운 경우다.
그러나 가끔은 이유있는 장문의 질문도 있다. 바로 기관의 현황이나 업무에 대한 설명이 꼭 필요한 경우로, 지원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현실은 다르다는 설명 이후에 질문이 필요한 상황이 있다. 이 경우는 기관에서 계속해서 사람이 나갔을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기록물관리 전문요원을 뽑는데, 기록물 관리 이외에 다른 일을 같이 할 수 밖에 없는 경우에 대해서는 당연히 설명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접위원은 최대한 간결하고 명확한 질문으로 지원자들이 말을 많이 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