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관련해서 질문이나 이야기, 혹은 민원을 보다 보면 많은 오해를 접하곤 한다.
일단 오해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보인다.
①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 상실
② 정보의 비대칭
둘다 이해가 가는 사항이다. 애당초 능력중심 채용이나, 블라인드 채용이 나오게 된 계기가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문제가 터졌기 때문이다.
2016년 강원랜드 채용비리 문제가 터지면서(해당 의원 무죄 판결) 전 공공기관에 대한 채용감사가 매년 실시되고 있고, 많은 문제들이 이슈화 됐다. 당연히 뉴스를 통해 보도가 됐고, 뉴스로만 관련 사실을 접하는 일반 국민들은 모든 공공기관들에 대해 같은 시각으로 볼 것이다.
두 번째 원인 역시 근본적으로는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인데, 지원자는 채용의 주체가 아닌 대상이기 때문에 기관보다 상대적으로 정보가 없고, 기관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막연한 불안감이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공공기관의 채용이 깨끗하고 공정할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절차를 준수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지원자들의 대표적인 오해를 풀고 싶다.
o 면접에 같이 들어간 지원자가 이름을 말했는데 최종합격했어요. 채용비리 아닌가요?
청와대에 신고가 들어갔다고 뉴스에 뜬 이야기이다. 블라인드 사항은 기관마다 운영하는 방식이 다르다. 면접에서 이름을 이야기해도 되는 기관이 있고, 이야기하면 안되는 기관이 있다. 때문에 공고문을 잘 봐야하며, 면접대기실에서 하는 교육을 잘 들어야 한다.
위반을 했더라도 처리하는 방식 역시 다양하다. 탈락을 시키는 경우도 있고, 과락점수를 주는 경우도 있다. 항목별로 중요사항으로 정해 놓고, 중요사항 위반 시 처리를 하는 기관도 있으며, 횟수에 따라 주의, 감점, 탈락 등으로 운영하는 기관도 있다. 때문에 지원자들이 느끼기에는 '어랏?' 하시는 것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자체 기준에 의해 운영이 된다.
o 채용과정에서 기관의 문제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출하라고 하네요. 이거 아이디어 갈취 아닌가요?
뉴스에 나온 기사이다. 모 기업에서 지원자에게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라고 한게 이슈가 됐다. 물론 필자가 그 회사 사람도 아니고, 당시 분위기나 작성지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해당 사례에 대한 해명이라기 보다는, 만약 공공기관에서 지원자에게 그런 것을 요구한다면 왜 요구할까를 기술하고자 한다.
만약 내가 저런 자료를 작성해서 내보라고 지원자에게 요구한다면 진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밖에 있는 지원자보다 내부 직원들이 문제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더 잘알고 있고, 관련 법령검토도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자문까지 진행한다. 내부 논의도 해야하고, 상급기관 협의 등도 진행이 된다. 이미 유사 문제를 해결한 경험도 있다. 연륜이 많이 쌓여있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런데 기관의 사정을 모르고, 관련 기준이나 검토 사항도 모르고, 관련 사업을 진행해본 적도 없는 지원자들의 문제해결 아이디어를 얻겠다라는 생각은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왜? 첫 번째, 기본 지식을 보기 위함이다. 지원 직무와 관련한 배경지식이 얼마나 있는지를 볼 수 있다. 기관에 관심이 많다면 해당 문제에 대해 사전인지가 되어 있을 것이고, 직무에 관한 지식이 있다면, 해결방안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문제해결능력을 보기 위함이다. 해당 문제에 대해 보는 관점, 해결 방안의 적정성, 해결 과정에 대한 접근 방법 등을 볼 수 있다. 추가로 그것을 얼마나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보고할 수 있느냐를 볼 수 있습니다.
정답을 요구한다라기 보다는, 지원자의 능력을 보기 위한 실무형 테스트라고 할 것이다.
o 면접에서 질문을 거의 받지 못했어요. 내정자가 있는 거 아닌가요?
필자의 경험담을 풀어보겠다. 10년도 더 된 이야기이다. OO협회의 면접을 보러갔는데, 질문 딱 두개 받았다. ‘어디사냐?’, ‘군대 다녀왔냐?’ 끝. 굉장히 황당했다. 나 뿐 아니라 4명 정도로 구성된 우리 조 모두 질문이 짧게 끝났다. 왜 그랬을까?
조금 생각하니 답이 나왔다. 면접 대기실에서 면접조를 지정해주고 면접실에 들어올 때 조별 인삿말을 준비하라는 미션을 받았다. 우리 조는 별 생각이 없이 멀뚱멀뚱 있다가 들어갈 때 그냥 인사했다.
바로 사전 평가였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기실에서 열심히 모여 논의하던 조가 있고, 그냥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서먹하게 가만히 있었던 사람들이 있었다. 게 중에는 논의를 주도했던 사람이 있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아이디어를 활발하게 냈을 것이다. 면접관들 입장에서 가만히 있었던 사람들은 면접할 가치조차 없었던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면접관 앞에서는 적극성 등을 어필하지만, 대기실에서의 모습이 진짜 모습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해당 조직이 지향하는 인재상(적극성, 협동성 등)에 맞지 않는 인재라고 판단을 했을 것 같다.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면접 대기실에서의 대기 태도, 시간 준수여부, 타 지원자들과의 대화 태도 등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는 항목이 얼마든지 있다.
물론 서류만 보고 굳이 질문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혹은 내정자가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사실에 대해 해당 면접관을 빼고는 알 수 없다. 때문에 필기 과정에서, 문의과정에서, 면접 대기 과정에서, 모든 과정에서 몸가짐을 조심스럽게 하시는 것이 좋을 것이다.
o 요즘 시대에 압박면접하는 데가 다 있네요.
필자는 압박면접을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적으로 몰리는 상태에서 사람의 본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자 존중이라는 더 큰 공익을 위해 압박면접은 금지되는 추세이다.
다만 압박면접을 활용할수 밖에 없는 직무가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고, 압박적인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직무다. 대표적으로 콜센터, 간호사, 복지민원 상대 업무 등이다.
기관에서는 직무능력을 중심으로 채용을 해야하기 때문에 저런 직무를 뽑는다면 압박면접을 활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본인이 압박면접을 받는다면 스트레스가 심한 업무 또는 대국민 상대하는 일이 많겠구나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