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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sa Park Jan 24. 2020

암스테르담 근교 여행

Keukenhof & Volendam

세계적인 꽃 축제 Keukenhof


날씨가 좋았던 2019년 5월의 어느 날, 나는 Keukenhof와 Volendam을 다녀왔다. Keukenhof는 매년 봄에 열리는 세계 최대의 튤립, 꽃 축제이다. 관광객들이 가는 제일 대중적인 방법은 입장료와 대중교통을 이용 가능한 combi 티켓을 구매해서 가는 방법일 것이다. 나는 Amsterdam regional travel ticket이라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 있었기에 입장권을 따로 구매해서 갔다. Keukenhof를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나는 스키폴 공항으로 갔다. 858번 버스(Keukenhof express)를  타기 위한 줄이 아침부터 꽤 길었다. 그래도 아주 아침 일찍 간 덕분에 버스를 한 세 대 정도 보내고 나서야 앉아서 갈 수 있었다. ov-chipkaart 가 있다면 카드를 찍고 버스를 탈 수도 있다. 편도 5유로였던 걸로 기억한다.


Keukenhof 정문의 모습

약 20분이 걸려 도착한 Keukenhof. 아주 이른 아침은 아니었지만, 이미 사람이 꽤 많은 걸 볼 수 있었다. 나는 입구에서 나눠주는 무료 지도를 이용하여 돌아다니며 구경하였다. 축제는 3월 말부터 시작해서 5월 초중순쯤 끝나는데, 내가 갔을 때는 축제 거의 막바지여서 그런지 튤립이 아주 활짝 피어있었다. 4월 중순쯤 가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 실내 전시관 안으로 들어가니 튤립뿐만 아니라 다양한 꽃들로 실내 장식이 되어 있었는데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 사실 나는 꽃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꼭 한번 와볼 만한 곳인 듯했다.


Keukenhof garden 정 중앙에 있던 Willen-Alexander라는 전시관을 왔는데, 이 곳 역시 정말 다양하고 예쁜 장식들로 공간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특히 LOVE 장식 앞은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나중에 보니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였던 곳.


걷다 보니 네덜란드의 상징인 풍차가 있는 곳까지 왔다. 위로 올라갈 수 있어서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올라가서 아래의 풍경을 가만 바라보았다. 이 풍차 뒤쪽으로는 튤립 재배 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는데 거의 끝물에 간 덕분에 허허벌판만 봤다. 다른 사진들을 보니 튤립 재배 전에 간다면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튤립 밭을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사람이 조금 더 없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책하기 정말 좋았던 곳이었다. 꼼꼼하게 이곳저곳 다 구경했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대충 둘러봤음에도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 오래 걸었더니 조금 지쳐서 미련 없이 출구로 나와서 다시 스키폴 공항으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정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Keukenhof로 가는 버스 줄의 인파가 정말 엄청났기 때문이다. 나라면 절대 엄두도 못 낼 줄 서기 인파였는데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 참 대단했다. 무조건 아침 일찍 가는 게 정답인 듯싶다. 오래 줄 서기 싫다면 말이다.



동화같이 아름다운 도시 Volendam


스키폴 공항에서 트레인을 타고 암스테르담 센트럴 역에 도착을 했다. 이 곳에서 나는 316번 버스를 타고 약 30분을 달려 동화같이 아름다운 도시 Volendam에 도착했다. 해안가에 있는 작은 도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해안이 아니라 markermeer lake라는 호수에 인접한 도시이다.


운하의 나라답게 네덜란드 어느 도시를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운하는 Volendam에도 역시 있었다. 조용한 주택가를 따라서 해안가... 아니 호숫가를 향해 걸었다.


사진만 보면 영락없는 해안가 도시의 모습이다. 곳곳에는 피시 앤 칩스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히던 곳. 아마도 길이 Volendam의 주요 관광지가 아닐까 싶었다. 이곳까지 오는 길에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을 여기서 다 봤으니 말이다.


사실 나는 아주 즉흥적으로 Volendam에 오기로 결정한 터라, 관광 계획 같은걸 세우고 오지 않았다. 유명한 것이 뭐가 있는지도 몰랐고, 어딜 가야 할지도 몰랐으나 그냥 동네를 구경하는 것만으로 계획 같은 건 필요 없었구나 라고 느꼈다. 먼지 한 점 없이 파랗고 높은 하늘과 선선하게 부는 바람 그리고 적당히 따뜻한 햇빛은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과 어우러져 그 자체로도 그냥 힐링이 되었으니 말이다.

조금 허기가 졌던 나는 무심한 듯 시크하게 칩스를 팔던 아저씨에게 이끌려 칩스를 사서 호수 근처 방파제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네덜란드에서 사 먹는 칩스는 다 똑같은 칩스 같지만 유난히 더 맛있다. 중요한 건 마요네즈에 찍어먹어야 한다는 것! 배도 채우고 광합성도 하니 피곤했지만 기분은 좋아졌다.


걸어다니는 내내 정말 예쁘다!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던 도시 Volendam. 이 곳에서 버스를 타고 10여분 정도 가면 우리에겐 Edam cheese로 더 익숙한 Edam이라는 도시도 있어서 가볼까 했는데, 아침부터 Keukenhof에 갔다가 Volendam까지 오니 너무 피곤해서 그냥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네덜란드 살면서 많은 도시를 가보진 않았지만, 내가 가본 몇 안되는 도시들 중 아마도 가장 예쁜 도시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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