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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푸름 Mar 26. 2022

내게 가장 쉬운 일

어려운 난관을 마주했을 때

내게 가장 쉬운 일은

도피다


모든 희망과

사랑을 끊어내는 일따위도

이젠 식은 죽 먹기다


서슬퍼런 냉정함으로

사랑의 폐부를 찌른다


나는 네가 없어도

하나도 힘들지 않아


나는 너가 없어야

편해질 것 같아


이젠 지쳤어

나를 혼자 있게 해줘


살쾡이 눈으로

이 세 마디를 하면

십중팔구

모두 내 곁을 떠나간다


그렇게 혼자가 되면

참으로 솔직해진다


떠나지마

나는 외로워

가지마

날 안아줘

함께 있어줘


가엾어라

하염없이 울부짖지만

내 곁엔 아무도 없다


내게 가장 쉬운 일이자

가장 아픈 일에 대한 고백


모두 내가 만든 일이지만

결코 만들고 싶지 않은 일이다


도망치지 않는 법보다

더 쉬운 일이 있기를


스스로 자신의 난관 속으로

들어가는 일뿐이겠지


아픔을 느끼고

 멀리 돌아갈 필요도 없다


스스로에게

반 발자국만 다가가도 충분하다


내 안에

덧난 부위를 꺼내

감상할 수 있으니


절호의 기회가 맞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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