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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푸름 Apr 12. 2022

임신이 미울 줄이야

오랜 친구가

임신을 했다


방방 뛰고 싶을만큼 기뻤다


아기가 태어나면

뼈가 말랑하던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들려나


그런 기쁨의 주책을 떨기도 전에

임신의 고통을 알게 됐다


입덧이라는 말만 들었지

친구의 하루는

축복이라는 단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입덧이 나아질 거라며

기도하던 날들


소양증과 두통이 괴롭혔다


 몸이 간지럽다 못해 따가운 느낌

그만 참지 못하고

벅벅 긁다 손톱에 피가 히는 날이 늘어간다


친구는 내게 말했다

'이러다 미칠 것 같아'


아기는 엄마의 기를 빼앗는 것마냥

무럭무럭 자라고 

아기가 무슨 잘못이 있겠냐만

못내 얄미웠다


나를 무정하다 해도 소용없다

생판 모르는 태아보다

내 친구의 아픔이 더 쓰라린 법이니까


의사는 약을 처방해줬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 같았다


임신이 이토록

친구를 고되게 하는 일이었다니


아픈 당사자만 빼고

모두 축제인 분위기가

못내 불쾌하다


임신이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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