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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Jul 18. 2023

매니큐어 바르는 남자

샛노란 매니큐어를 바른 남자


매니큐어 바르는 남자 표지를 보자마자 꼭 읽어보고 싶었다.

이유가 참 웃긴데 이 남자가 노란색 매니큐어를 바르고 있어서다. 

노란색을 좋아해서 노란색을 바른 남자의 픽이 마음에 들었다. 

그림책은 아끼고 아껴 가기로 했던 예쁜 카페에 들고가 읽었다. 

-

이야기는 남자가 화장품가게에서 

샛노란 매니큐어를 사며 시작된다.

점원은 매니큐어를 구매하는 남자에게 

'아내 분 사다주시려고요? 요즘은 이런 색이 유행인데 , 어떠세요?' 라고 말한다. 

남자는 자신이 쓸 것이라고 말한다. 

당황하는 점원의 얼굴과 덤덤한 남자의 얼굴이 재미있다. 


이 덩치 큰 남자는 꽃무늬 앞치마를 입고 요리를 하고 

러닝머신을 하며 드라마를 보고 운다. 

새하얀 쫄바지에 새빨간 긴 양말을 무릎까지 올려 신는다. 

그리고 샛노란 매니큐어를 바른다. 

그리고 선크림을 바른다. 

그리고 아이라이너를 꺼내 바른다. 


이 남자에게는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

이 책을 읽게된다면 

이 장면에서 잠시 멈추어서 남자에 대한 감정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나는 왜 그런 감정이 들었을까?도 생각해보면 좋겠다.

-


다음 장을 넘기니 남자는 모자를 쓰고 어두운 통로를 걷는다.

그리고 샛노란 매니큐어를 바른 손으로 반대편에 있는 친구에게 사인을 보낸다. 

이 남자는 포수다. 

친구는 샛노란 매니큐어 덕분에 남자의 사인이 잘 보인다. 


그리고 작가님의 묵직한 한 줄.

남자의 노란색 매니큐어, 아직도 이상해보이나요? 


-


샛노란 뒷 편 면지를 넘기며 

결국 남자에게 사연이 있다며 이해해보려는 나의 생각 또한 

나의 편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남자에게 사연따위는 없었다. 

또한 주인공이 여자였다면 사연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의 행동에는 각자의 이유가 있고 각자의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이유와 서사는 내가 짐작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각자의 이유와 경험을 뒤로한 채 

무언가 불편한 것이 조합되었을 때 

내가 가진 지식으로 상대를 판단하려한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귀여운 그림체와 색감이 글과 조화를 이루어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다가 온 

매니큐어 바르는 남자라는 그림책을 만나서 반갑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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