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어제부터 오늘까지 이어진 생일파티 모임에 대한 후기이다.ㅋㅋ. 모임 후기를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게 가능하다고?" 이다
나는 공학박사이다. 또한 책을 출간하고 ‘브런치’라는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작가이다. 참고로 브런치를 모르는 사람이 많기에 간단하게 소개하면, 브런치는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다. 그래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사람만 작가로서 글을 쓰며 활동할 수 있다. 당연하게도(?) 나는 한 번에 심사에 통과하여 ‘복작가’라는 필명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한때는 서울시 소재 모 국립대학교에서 대학원생을 가르쳤던 외래교수이기도 하다. 그리고 네이버에서 내 이름을 검색하면 내가 처음으로 나온다.
엥, 뭔 잘난 체를 하냐고?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소싯적 흔히 말하는 잘나가는 시절이 있었을텐데, ‘어디서 이런 이상한 놈이 잘난 체를 하지!’라고 재수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나는 꿋꿋하게 “잘난 체하는 것 맞다.”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난 잘났으니까 ㅎㅎ. 지금까지의 글을 보면 재수 없어서 더 읽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조금만 참고 끝까지 읽으면 후회하지 않을거다.
놀랍게도 나의 잘난 체가 아무런 필요가 없는 곳이 있었다. 바로 지란지교 모임이다. 우리는 2024년 8월 14일, 공휴일인 광복절 전날 사당역 부근의 파티룸에서 모였다. 공짜 영화관람 이후로 지란지교 모임에 나의 두 번째 참석이다. 8월은 내 생일이 속한 달이라서 모임의 리더인 모나코님의 연락이 있었다. “이번 달 생일이신데, 생일파티에 꼭 참석해 주세요.” 처음엔 선뜻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쑥스럽고, 그 모임이 왠지 나와 안 어울리는 옷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일단 참석했다.
헐~~이럴 수가.....
모임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어쩌면 이렇게 짧은 시간에 친숙해질 수가 있을까? 나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좋아하지만, 친해지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런데,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함께할수록 이 사람들이 너무 좋다. 어쩜 이렇게 짧은 시간에? 정말이지 전혀 믿기지 않는다. 혹시 이 모임에 참석하기 두렵다면 속는 셈 치고 일단 한 번 와 보길 권유한다. 내 말이 어떤 걸 의미하는지 알게 될 거다.
생일파티는 정말 화려했다. ‘어떻게 이런 많은 음식을 준비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난생 처음으로 이러한 생일 잔칫상을 접해서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망고, 잡채, 김치, 족발, 샐러드, 김밥 등 맛난 음식들로 테이블 공간이 부족할 정도이다. 고깔모자도 써 보고, 잘 부르지도 못하는 노래도 완창했다. 오랜 시간 전부터 알아 왔던 것처럼 이런저런 사소한 얘기부터 조금은 심각한 대화도 오고 갔다. ‘우리 오늘 처음 본 것 맞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이다. 시간이 가는 줄 전혀 모르고 있다가 가까스로 집에 들어간 시간은 아마도 다음날인 광복절 새벽 한 시가 넘어서인 것 같다. 어제 모였는데, 집에 도착한 것은 바로 다음 날인 것이다. “미쳤어. 내가 처음 본 사람들과 이렇게나 오랜 시간을 같이했다고?” 이전에 나를 봤을 땐 이런 말이 나오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미친 것이 맞나 보다. 모임의 분위기가 시간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편했다.
아, 설거지. 파티룸이라서 쓰레기 처리, 설거지 등을 우리가 해야만 했고, “설거지는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파티 시작 전 호기 있게 말했는데... 모르겠다.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내가 설거지를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어쨌든 잘 마무리됐으니 지금 이렇게 무사하게(?) 글을 쓰고 있는 거겠지. ㅋㅋ
이 모임을 주최하고 음식까지 준비해 주신 모나코님과 효천님, 비쥬님, 윤슬님 등에 박수도 부족할 정도의 칭찬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이번 달 생일이신 분들과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오셨던 분들께는 더욱 고마운 마음이다. 지금은 과음해서 참석해 주신 분들이 일일이 생각이 안 난다. 하지만 서서히 기억이 돌아오겠지. ㅎㅎ.
다음 생일파티는 모임의 리더이신 모나코님의 집에서 한다고 한다. 벌써 9월의 생일파티가 기대된다. 제발 다른 일정과 겹치지 않기를....혹시 일정이 겹쳐도 조정해서라도 참석하고 싶다. 이 글을 읽고, 모임에 참석하기 망설여지는 분들이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일단 한 번 참석해 보시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