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 직업을 찾는 모험 ep.10
처음에는 평화로운 자연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강아지를 세계관으로 정하고 싶었다.
그 당시 인스타툰 챌린지 클래스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내 세계관이 너무 평범하다는 혹평을 들었다.
하지만 나도 어렴풋이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때 당시 나에게 필요했던 피드백이었다고 생각한다.
평화로운 일상을 살고 있는 귀여운 동물 캐릭터는 흔하다.
나만의 차별점을 찾는 일은 방황의 연속이었다.
뭔가 실마리가 잡힐 것 같다가도 다시 길을 잃기를 반복했다.
인스타툰을 긴 호흡을 가지고 길게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에 내가 자신 있는 주제를 하고 싶었는데, 도대체 내가 잘하는 게 뭐였는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머리가 아팠는데 내 캐릭터를 브랜딩 하려니 더 머리가 아팠다.
브랜딩이란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순 없었다.
퇴사까지 하는 마당에 브랜딩 하기 힘들다고 멈추기엔 의지박약에 끈기란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 같았다.
사람이 뭔가를 하겠다고 말을 꺼냈으면 시작은 해야 하는 법.
그리고 항상 가볍게 그리기만 하던 내 캐릭터를 기회가 생긴 김에 세상 밖으로 꺼내보고 싶었다.
일단 사람들에게 보여야 혹평을 듣고 울면서 다시 잠들던, 인기가 많아져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던 하는 거니까.
그렇게 방황 또 방황을 하다가 한 가지를 발견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처럼 다양한 일들에 도전하며 나에게 찰떡으로 맞는 일을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나는 세계관을 어떨까?
한 번 방향이 정해지니 관련 아이디어들이 따라서 떠올랐다.
사실 세계관뿐만 아니라 신경 쓸 게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캐릭터의 외형이었다.
내 캐릭터는 갈색 귀를 가진 강아지였는데, 갈색 귀를 가진 강아지 캐릭터는 이미 많기 때문에 차별화가 필요했다.
목도리도 그려보고 요술봉도 그려봤는데 썩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이 고민을 하던 시기가 겨울이라 현생의 나는 한참 딸기 디저트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12월부터 많은 카페들이 맛있는 딸기 디저트들을 선보이는 데, 어느 곳부터 가볼지 신이 나 있었다.
그때 '잠깐, 혹시 딸기를 머리에 얹어볼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렇게 머리 위에 딸기를 얹은 갈색 귀와 꼬리가 달린 강아지 캐릭터인 멍순이가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