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의 원천은 창의요, 창의의 원천은 지성의 활동성 임계점을 돌파
"더 이상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라고 판단하는 일, 이것이 '통찰'이다. 통찰이 일어나도록 새로운 빛을 향해 계속 나아가려는 의지를 '창의'라고 한다. 상상이나 창의도 아무 때나 나오지 않고, '지성'의 활동성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 발휘된다."
(출처: 《탁월한 사유의 시선》, 최진석 지음)
《탁월한 사유의 시선》에서 얻은 철학적 통찰 중 하나는 분명하다.
"철학하는 일이란 남이 이미 읽어낸 세계의 내용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읽을 줄 아는 힘을 갖는 일이다"
라는 것이다.
출처: Lummi.aiⓒDynamicWang
우리는 저마다의 철학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를 흔히 ‘개똥철학’이라 부르며, 각자의 삶의 방식을 뜻한다. 이런 방식은 수십 년간 살아오며 굳어진 형태로, 성격과 습관, 행동을 지배하는 삶의 대전제가 된다.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생각하는 방법’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생각은 누구나 한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것을 생각으로 인지하지 않을 뿐이다. 잠을 자려고 할 때도, 잠을 자는 중에도 우리는 생각한다. 수면 중 뇌는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낮 동안의 경험을 정리하고 기억을 강화한다. 이는 선천적 메커니즘에 기반하지만, 개인의 경험과 학습, 습관 같은 후천적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생각하기에, 의식적으로 그 방향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다중 관점, 깊이 있는 탐구, 개방적 태도, 연결적 사고를 활용하면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사유가 가능하다. 사고방식이 바뀌면 기획, 혁신, 삶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기획에서의 사고방식으로 사유의 방식을 활용해 보면 좋겠다. 왜냐하면 기획은 단순한 계획 수립이 아니라 사고하는 과정과 연결된다. 이는 개별 아이디어가 아니라 전체 시스템 안에서의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하며, 사유에서도 마찬가지로 맥락을 이해해야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시스템적 접근은 특정 틀에 갇힐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한계를 극복하려면 이를 깨는 사고가 요구되며, 사유가 바로 이런 기존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기획은 다양한 요소를 결합하는 과정이다. 조건, 상황, 맥락을 고려해 정의된 결과물이 기획의 산물이다. 다양성을 반영해야 하는 이유는 통합적 관점을 통해 깊은 통찰을 낳고, 융합적 사고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다중 관점 사고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관점의 다양성은 편향에서 벗어나 논리적 사고뿐 아니라 감성적, 창의적, 사회적, 철학적 시각까지도 포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산업이나 이종 분야의 관점도 포함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기존 프레임의 전환에도 도움이 된다. 익숙한 사고에서 벗어나 의도적으로 다른 시각을 채택하며, “이 문제를 다른 분야에서는 어떻게 접근할까?”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이는 관점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결하고 융합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통찰을 도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기획안 도출'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첫째, 애플은 기술, 디자인, 인간 심리를 융합해 아이폰을 개발하며 이 분야의 선두주자가 됐다. 기존의 기술 중심 회사들과 달리, 기술과 디자인, 인간 심리, 철학적 사고를 결합했다. 풀 터치스크린, 자체 OS, 대용량 배터리 최적화, 버튼을 최소화한 직관적인 UI를 도입했고,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기술은 인간 경험을 자연스럽게 확장해야 한다”는 철학을 실현했다.
둘째, 스타벅스는 공간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 사례다. 메뉴와 가격 경쟁에 치중한 기존 카페들과 달리, 공간, 심리, 브랜드 경험을 융합해 집과 직장 사이의 편안한 ‘제3의 공간’을 만들었다. 좌석 배치, 조명, 스타벅스만의 배경음악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주문 시 번호 대신 닉네임을 불러 친근함을 더했다.
셋째, 테슬라는 전기차와 화성 탐사를 넘어 에너지 생태계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고 있다. 내연기관, 제로백 성능, 디자인에 집중한 전통 자동차 회사들과 달리, 처음부터 전기차에 전념하며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으로 봤다. 자동차, 에너지, IT, 지속가능성을 융합해 고성능 배터리와 주행거리 개선, 태양광 패널과 가정용 배터리 연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성능을 높이고 있다. 전기를 기반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환경 보호를 실천하며,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
이처럼 하나의 관점에 머무르지 않고, 다중 관점 사고를 통해 혁신적인 기획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를 이끄는 ‘계기’다. 통찰이든, 새로운 시각의 채택이든, 계기는 사고와 삶을 전환하는 출발점이다. 그러므로 계기를 인식하고 활용하는 것이 더 나은 사유와 기획으로 나아가는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