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스스로 안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상황들, 사건들 그리고 현상들을 경험하게 된다. 정리할 수 있는 상황들, 감당 못하는 사건들, 흘러가게 놔두는 현상들이 그 삶을 구성하게 된다.
프로그래밍 언어 C/C++에는 'constant'라는 상수형이 있다. 처음 선언 시에 값을 할당하면 바꿀 수 없다. 코드 내에서는 'const'라고 표기하고 'const int value = 100;'이라고 정의하면, 이제 이 value에는 100이라는 정수형 숫자가 저장되어 프로그램이 종료될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 이와는 반대로, 'int value = 100;'라고 선언하면 이제 value에는 초기값만 '100'이 할당되지만 언제라도 다른 값을 할당할 수 있다. 즉 어떤 값이 할당되느냐에 따라 자유롭게 변한다. 그리고 이것을 변수형이라고 부른다.
상수는 '상'은 '항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면에, 변수의 '변'은 똥이 아니고 '변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자유롭게 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공학적이고도 수학적인 개념을 두 가지 관점에 대입해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출처:Lummi.ai©Steph Meade
인간이 추구하는 안정성: 상수화된 제어요소
인간은 대부분 안정된 삶을 원한다. 젊은 시절에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모으고 투자하고 하는 모든 행위에는 '안정감'을 마련하고자 하는 욕구가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매슬로의 욕구단계이론에서 인간의 다양한 욕구가 위계를 갖는다는 심리학 관점으로 이 이론의 2번째 단계가 안전 욕구다.
안전의 욕구 (Safety)
개인의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면, 다음으로 안전의 욕구가 우선하여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체적 안전이 결여된 상황(전쟁, 자연재해, 가정 폭력, 아동 학대 등)이나 경제적 안전이 결여된 상황(경제 위기와 일자리 부족 등)에서, 안전의 욕구는 직업 안정성에 대한 선호, 개인을 일방적 권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불만 처리 절차, 저축 계좌, 보험 정책, 장애 지원과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안전의 욕구는 특히 아이들에게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특히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경우 안전에 대한 욕구가 더 크다. 성인도 경제적 측면에서 영향을 받으며, "성인도 안전의 욕구에서 면제될 수 없다"라고 한다.
안전의 욕구는 주거지, 직업 안정성, 건강, 안전한 환경을 포함한다. 한 사람이 환경에서 안전함을 느끼지 못하면, 생존을 위한 더 높은 욕구를 추구하기 전에 안전을 먼저 확보하려 한다. 따라서 "안전 욕구에 대한 지속적인 만족이 바로 삶의 안정성"인 것이며, 안정성은 인간이 필요로 하는 항상성 개념을 다시 불러온다. 안전의 욕구에는 건강, 개인적 안전, 정서적 안전, 재정적 안전이 포함된다.
출처: 위키백과사전
인간이 안정감을 찾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변화하는 상황에서 일정함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건강한 신체를 들 수 있는데,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을 흔히 '항상성 유지'라고 부른다. 이 항상성(homeostasis)은 생물체가 외부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내부 환경을 안정적이고 일정하게 유지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이것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라, 체온, 혈압, 혈당, pH 그리고 체액 균형 등이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일정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매일매일 가정을 살피고 돌본다. 일종의 '상수화된 제어요소'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매일 아침 기상해서 출근 준비하는 일, 직장에 출근하는 일, 때에 맞춰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일, 시간이 되면 퇴근하고 저녁을 먹고 씻고 잠을 청하는 일 등이다. 이런 일련의 행동들은 정형화된 범주 행동 안에서 이루어진다. 시간이 지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일정한 삶의 반복적인 행위는 변수가 개입하지 않는 순간까지는 상수화된 제어요소 안에서 움직이게 돼 있다. 앞서 언급했던 'const int value = 100'이라는 값이 프로그램이 종료될 때까지 변하지 않는 것처럼, 매일매일의 삶은 저 숫자 '100'과 같이 '100'이라는 값을 계속 지니고 있을 뿐이다.
삶의 예측 불가능성: 변수화된 관리요소
어느 날 갑자기 감기가 걸려서 출근하지 못하게 되는 일, 운동을 하다가 다쳐서 회사에 병가를 써야 하는 일, 예정된 휴가를 길게 가야 하는 일 등의 변수적인 일들이 흔치 않게 발생하곤 한다. 이런 경우 변수적인 사건이 발생하는 순간이다. 즉 '변수화된 관리요소'가 발생한 것이고 이를 해결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 것이다. 감기약을 먹거나 병원을 열심히 다녀서 완치판정을 받거나 무사히 휴가를 잘 다녀오는 것 등이 변수화된 관리요소를 잘 해결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상수는 변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잘 제어하고 변수는 변하더라도 관리 가능한 범위에서 잘 처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인간 본성과 변화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옛 속담에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하물며 짐승들도 은혜를 입으면 반드시 보답하려고 하건만 사람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기 때문에 도와준 사람을 배신하거나 심지어 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뜻을 가진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인간의 본성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개과천선을 바라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본성이 그렇다고 할지라도 일정한 양육을
통해서 교육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는 점이 무척 환영할 만한 일이기도 하다.
이런 인간 본성의 관점에서 상수와 변수를 적용해 볼 수 있다. 예컨대, 인간의 본성은 평생 변하지 않는다. 프로그램이 종료될 때까지 변하지 않는 'const int value = 100;'처럼 말이다. 이를 다시 상수화된 제어요소라고 부르고자 하는 이유는 인간의 본성은 타고나지만 더 이상 악하거나 악해지지 않게 잘 제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 본성의 요소라도 제어만 잘한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어가 잘 된다 하더라도 갑자기 훅 들어오는 변수에 대한 상황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본성의 요소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인간은 외부요인 즉 자연환경, 사회적 상황, 인간관계, 가정형편 등을 통해서 인격 형성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특히 어린 시절, 유년기를 지나 청소년기에는 특히 주변인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TV나 유튜브만 보더라도 외부요인으로 인해서 변한 인간의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본성은 일정하지만, 교육과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다(출처: Bouchard, Genes, Environment, and Personality, 1994). 예를 들어, 기본 성향은 const int value = 100;처럼 유지되더라도, 경험과 배움은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인간의 탄생의 방식은 선택적이진 않지만 인간의 삶의 방식은 선택적이다. 다시 말해서 태어난 것에 감사해야 하고 살아가는 것에 열심을 다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생살이는 쉽지 않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더욱더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당신은 오늘도 상수화된 제어요소와
변수화된 관리요소를 잘 다루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