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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산 Feb 06. 2022

#4. 나에게 묻다

스스로 인터뷰하기

 

1. 교직 기간 중 학생을 위해 기울인 노력과 경험을 배우고 느낀 점 중심으로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공부해서 남주자와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나의 교육관은 ‘공부해서 남주자!’다. 유년기를 농촌에서 자라 농사일이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안다. 힘든 농사일을 함께 품앗이로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공동체는 자신만 먼저 일어서는 게 아니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 가치관이 지금 수업하는 교사라는 직업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아는 게 힘이 아니라 나누는 게 힘이다. 


 이오덕 선생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07년 한국 글쓰기 연구회 가입하고 배움터를 참가해 그 정신을 알게 되었다. 학생들이 자신 삶, 글, 배움을 억지로 짓고 어른들 주입을 따르는 게 아니라, 온전히 아이들이 자기 삶을 바로 보고 정직하게 쓰는 가운데서 사람다운 마음을 가지게 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교육이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이다. 혁신학교인 남한산초등학교 철학에 많은 부분이 반영되었다. 이를 알고 더욱 관심을 갖고 실천하고자 한다. 


 스스로더불어!   


 학생들을 위해 기울인 노력은 ‘스스로, 더불어’ 생활하는 학생을 위한 터를 마련한 일이다. 


스스로는 자치와 자율이 핵심이라 생각했다. 혁신학교 근무하면서 경험한 학생 다모임과 자율동아리가 인상 깊었다. 교사 개입을 최소화하며 자율을 강조했다. 이에 자신들 의견이 반영되고 변화됨을 느끼자 진정 학교 주인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서툴고 무질서해 보이더라도 선택과 결정을 존중하고 기다려주려는 자세가 중요함을 알았다. 자율동아리 역시 관심 분야를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고 함께 이끌어가니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더불어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그다음 함께 살아가는 친구, 이웃(마을), 자연(생태)과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교육에 강조를 두었다. 그 중심에 생태교육인 텃밭 가꾸기와 마을학교와 함께한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이 있다. 텃밭 가꾸기는 모종을 심고, 뽑기만 하는 게 아니다. 교직원이 가꾸어주는 일회성 체험이 아닌 그 결과물을 마을 경로당 등에 나누는 김장체험으로 연계해 이어지자 그 의미가 더해졌다. 마을과 함께 하는 교육활동은 고달 혁신학교에 있는 ‘안개마을학교’와 ‘도깨비마을학교’가 함께 했다. 섬진강이라는 생태자원과 함께 이 두 곳의 마을학교 교육활동은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과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생태감수성을 주기에 충분했다. 단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체험활동과 학교교육과정 성취기준이 긴밀한 연계가 필요함을 알게 해 주었다. 이를 통해 마을교육과정의 필요성을 느꼈다. 


 앞으로도 이 두 가지 ‘스스로, 더불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학생들과 함께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주변 환경인 교사, 학교, 더 나아가 마을문화도 바로 이를 바탕으로 더 건강하게 성장함을 알았다.  




2. 교직 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 중심으로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모두가 주인 되는 교육공동체 만들기 


 13년간 주로 작은 학교에 근무했다. 첫 발령지인 00 초등학교에서는 새로운 학교문화를 꿈꾸고 교사의 자발성과 자율권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전남형 혁신학교인 무지개학교 철학을 이해하게 되었다. 민주성, 공공성, 자발성, 미래성을 방향으로 하는 학교단위의 ‘아래로부터의 학교 혁신 모델’을 접했다. 혁신학교 중점사항인 ‘존중과 협력의 학교문화’, ‘교육과정 중심 지원체제 구축’, ‘역량중심 교육과정 운영’, ‘학부모·지역사회와 협력관계 만들기’다. 00 초등학교 혁신학교 주무인 혁신부장을 맡아 동료 교직원과 함께 4년간 이 사항을 고민하고, 실천하며 성장했다. 


 존중과 협력의 학교문화를 위해서는 소통은 당연, 갈등은 필연이라는 생각과 건전한 갈등은 조직문화의 발전을 위한 과정이라 느꼈다. 수평적, 자발적인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 민주적인 협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각자도생의 각 계별 업무추진을 넘어 학생을 중심에 두고 창의적인 계획 수립을 위해 의견을 모았다. 이를 통해 집단지성의 힘이 탁월한 개인의 힘보다 지혜롭다는 것을 느꼈다. 초기에는 존중과 협력의 학교문화 형성을 위해 교직원의 다양한 혁신학교 철학과 사례를 접할 수 있는 연수를 기획했다. 학생 측면에서는 학생 간 경쟁 부분(교내 시상제 폐지, 반장과 전교 학생회장 등 간부제 폐지 등)을 없애고 협력하는 문화 조성을 위해 다모임 시간을 연 32시간과 관련 예산을 확보 운영하였다. 


 ‘교육과정 중심 지원체제 구축은 “학교는 교육과정을 운영하여야 한다”는 초·중등 교육법에 따라 교사들이 학생 교육활동에 전념하는 여건 조성이다. 이를 위해 교원행정업무경감팀을 운영했다. 공문과 에듀파인 품의 등을 교무행정사가 적극 도와주고, 교감선생님도 직접 업무를 담당하여 교사 업무경감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 이를 통해 시간을 확보해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활발하게 운영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학생 배움 중심 수업 현장 기획형 연수, 본·깨·적 독서토론모임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역량중심 교육과정 운영은 지식보다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에 중점을 두었다. 경청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기르는 무학년제 다모임 두레 운영이 있다. 다모임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함께 학교의 문제와 친구 간 갈등을 협력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배웠다. 교육과정과 연계된 체험중심 생태교육인 섬진강 습지 탐험, 도깨비마을 숲 체험을 마을학교와 함께 운영했다. ‘스스로, 더불어, 즐겁게’라는 학교비전을 바탕으로 학급 교육과정 중 프로젝트 학습이 반영되도록 했다. 프로젝트 학습으로 ‘교실 속 영화 만들기’ 영상캠프를 운영했다. 이때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로 시나리오를 만들고, 카메라로 찍고, 연기 지도하고, 편집하는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은 자신이 하면 더 즐겁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교사는 옆에서 지원해주면 된다는 것을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느꼈다. ‘런닝맨과 1박 2일’ 출연자(학생) 중심으로 자유롭게 이끌어 나가야 한다. 예전 명랑운동회나 출발드림팀처럼 정해진 의도와 연출자 중심의 프로그램은 흥미를 잃기 쉽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학교가 학생들이 자기 자신과 자기의 능력을 스스로 발견하는, 배움이 곧 삶이 되는 교육을 위해 여건과 환경, 문화를 마련해 줘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한 건강한 교육 생태계가 학생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나 역시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배움터임을 알았다. 




3. 교직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스스로, 더불어, 즐겁게’라는 비전으로 무지개학교 3년 차를 운영하는 6월이었다. 관내 커피숍에서 교직원이 함께하는 ‘본·깨·적 독서토론모임을 가졌다. 혁신학교를 시작할 때 학생 다모임과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혁신학교 중심축으로 생각했다. 전·학·공의 한 분야로 독서토론모임을 했다. 4분기로 나누어 1권의 책을 함께 읽자고 했다. 1분기 선정 책은 학교혁신을 이해할 수 있는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 작가의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였다. 전년도에 특강-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듣고 덴마크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어 연작으로 함께 읽자고 했다. 


 이야기 나누는 방식은 책을 읽고 밑줄 그은 인상적인 내용 즉 본 것, 깨달은 것, 자신의 삶이나 직장인 학교에 적용할 것을 서로 말한다. 그래서 본·깨·적 독서토론모임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현재의 상황과 고민거리, 서로의 가치관과 관심사, 교육관을 알게 된다. 또한 한 직장인 학교에 적용 가능한 것을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한 권의 책을 함께 읽고 다양한 생각들을 만날 수 있는 귀한 시간이란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친구들을 만나면 자랑으로 우리 학교에서는 함께 책 읽기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책을 닮아 감을 느낍니다. 어떤 회의보다 서로를 잘 알게 되는 소통의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라고 보건 선생님은 말했다.


 보건 선생님 말처럼 학교 구성원이 함께 배우고실천한 것을 공유하고성장하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이 함께 책 읽기다. 혼자 책 읽기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다양한 생각들을 만나고, 함께 읽는 한 권의 책으로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성장하기에 좋은 학습공동체 방법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선 다양한 업무와 교육활동으로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이에 읽고 오지 않는 이들이 조금씩 생겨났다. 그 시간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한 꼭지 정도 책을 읽을 시간을 모임 전에 주고 그 부분을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 함께 책 읽는 시간이 동료에게 공동체로 다가서는 올바른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책으로, 또는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의 책들을 선정해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 이를 통해 고민의 해결책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다.   




4. 전남교육의 방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기술하고, 관심 연수 주제에 맞추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어떻게 학교 현장에 안착, 확산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건강한 교육 생태계를 위한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학교혁신 전면화를 위해서는 자율성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한 학교 내부 주체인 교사의 역량을 키우고 동시에 학교 외부로부터의 지원과 자극이 있어야 한다. 또한 최근 화두가 되는 용어인 건강한 교육 생태계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학교와 교육지원청, 지자체의 유관 기관, 지역 사회인 마을과 마을학교를 아우르는 마을교육공동체가 밀접하게 돕는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혁신학교를 넘어 학교혁신 전면화로, 배움과 삶이 일치하는 마을교육공동체가 나타난 것이다.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라고 한 간디의 말이나 ‘마을이 학교다’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마을교육공동체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학교현장에 있으면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아무리 좋은 교육을 시켜도 학교 밖을 나서면 또 다른 세계를 아이들을 만나면서 그 중요한 가치관들이 흔들리는 것을 경험으로 알 수 있다. 따라서 학교 밖인 마을이 살아야, 교육 생태계가 건강해야 함을 느껴 이 연수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올해 곡성 혁신학교교육지구 지원단 역할을 했다. 봄에는 교원이 함께 곡성교육을 위해 철학과 비전, 중점 활동을 실행 연수를 통해 작성해 보았다. 각 급별, 여러 선생님이 각 학교의 입장을 나누고 마을교육공동체를 위해 협력하니 큰 그림이 그려졌다. 11월에는 지역사회 위원과 지원단이 함께 올해를 돌아보며 혁신교육지구의 잘된 점, 추가할 점, 보완할 점을 실행 연수로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교사의 입장이 아닌 다른 지역민들과 함께 하니 의미가 더 컸고, 지역사회의 교육에 대한 고민을 알게 되고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작은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관주도형의 마을교육공동체는 학교현장에 교육과정과 연계된 마을교육과정 준비 없이 마을교육공동체를 운영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단순한 업무로 인식하고 또 다른 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 이해한다. 교육지원청에서도 인력 부족과 지자체와 협력 초기 단계로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필요성과 철학 이해가 부족하다. 이에 중간 허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여건이다.  


 연수 주제인 건강한 교육 생태계를 위한 마을교육공동체 안착과 활성화 방안으로 


첫째마을의 관한마을을 위한마을을 통한 마을교육과정을 각 학교 실정에 맞는 교육과정을 연구한다. 이는 학교현장의 업무 경감과 교육과정 운영에 내실을 기할 수 있다. 


둘째마을을 활용한 학생 배움 중심 수업모형과 마을학교 활동가를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연구한다마을학교 활동가와 학교 현장 교사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 간 학생 교육활동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셋째마을교육공동체의 방과 후 학교와 돌봄 지원방안을 연구한다지역사회가 방과 후 학교와 돌봄을 지원하고 직접 운영하는 사례를 찾아 우리 지역에 맞는 방과 후 학교와 돌봄 지원 시스템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학교현장은 수업 준비 내실화 등 교육과정 중심 지원체제 구축에 동력이 생길 것이다.


 마을교육공동체로 학생과 마을의 배움이 항상 연결된다면 앎이 삶과 일치하게 된다. 이렇게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교육 생태계로 전남교육은 따뜻하고 평등함이 있는 교육복지(돌봄)와 소통과 협력의 교육자치(마을교육공동체)를 이루며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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