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주저하게 만드는 감정 '두려움'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어떤 결정을 내릴지 고민하고 계획을 세우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려 하면 망설이게 되는 순간이 많죠. 왜 우리는 자꾸만 주저하게 될까요? 그 이유는 바로 ‘두려움’이라는 감정 속에 숨겨져 있습니다. 두려움은 우리를 보호하는 기능을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나를 주저하게 만드는 이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망설임 속에 숨은 존재와 불안함 속에 자리 잡은 존재, 그리고 관계 속에 자리 잡은 존재로써 살펴보고, 이것이 우리 삶의 어떤 영역에서 작용하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더 나아가 두려움의 사슬에 얽혀 있는 또 다른 감정들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고 실생활에서 건강하게 조율할 수 있는 실천 방법도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망설임 뒤에 숨은 두려움
망설임은 무언가를 쉽게 결정 내리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기회를 앞두고 ‘정말 해도 될까?’ 하고 망설이게 되죠.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망설임 뒤에 따라오는 두려움은 아래와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실패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직장을 구하려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볼까요? 그는 이직을 하면 더 나은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혹시라도 지금 회사보다 못할까 봐 걱정이 됩니다. 이 두려움 때문에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고 결국 현상 유지에 머물게 됩니다.
두 번째, 후회할 것 같은 두려움입니다. 한 학생이 유학을 갈지 말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 떠나기엔 떠밀려 급히 가는 것 같아 후회할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반대로 가지 않으면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을 기회를 놓치고 후회할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결국 이런 고민 속에서 시간을 흘려보내게 됩니다.
세 번째, 타인의 평가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SNS를 예로 들어본다면, 나의 이야기를 SNS에 솔직하고 자유롭게 올리고 싶지만 ‘이걸 보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에 망설입니다. 혹시라도 부정적인 반응을 받을까 두려워하며 행동을 미루게 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나의 모습만 SNS에 올리면서 현실과의 괴리감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불안함 뒤에 숨은 두려움
불안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위협을 예상할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 이 불안감 속에도 여러 가지 두려움이 숨어 있습니다. 세 가지만 알아볼까요?
첫 번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입니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았을 때, 그는 ‘내가 선택한 길이 맞을까?’, ‘혹시 잘못된 선택을 하는 거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불안감을 느낍니다. 전공을 그대로 살리는 길이 안전한 길이지만 지속 가능적인 면으로 바라보았을 때 오래 할 자신이 없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나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할 수 없어 두려움을 느낍니다.
두 번째,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비행기를 처음 타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았을 때, 그는 확률적으로 비행기 사고가 적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까 봐 두렵습니다. 이런 두려움은 불안을 더욱 키웁니다.
세 번째, 변화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기존에 살던 동네에서 새로운 도시로 이사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새로운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자꾸만 걱정됩니다. 익숙한 것을 떠나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죠.
관계 속에서의 두려움
두려움은 인간관계에서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거절당할까 봐, 혹은 상처받을까 봐 주저하거나 반대로 집착하게 됩니다. 저는 관계에서의 두려움을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거절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거절당할까 봐 고백을 망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두려움 때문에 주저하다가 좋은 인연을 놓치기도 합니다.
두 번째, 대립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직장에서 상사나 동료에게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두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라도 관계가 나빠져서 회사 생활이 힘들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죠.
세 번째, 소외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친구나 소속되어 있는 커뮤니티 안에서 인정받고 싶어서 진짜 자신의 모습보다는 상대가 원하는 모습에 맞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두려움으로 인해 주도권을 내 안으로 가져오기보다는 타인에게 넘겨주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책임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결혼이나 육아처럼 큰 책임이 따르는 상황에서 ‘내가 이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내가 이 역할들을 완벽하게 해내야 할 것 같은 강박이 부담을 주며 스스로를 자꾸 움츠러들게 만듭니다.
이처럼 두려움은 단순한 감정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들이 얽혀 있으며, 이 감정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두려움을 더욱 깊고 복잡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두려움을 느낄 때 그 감정의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감정들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1. 자존감의 부재 :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나는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일까?’라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더욱 자주 두려움을 느낍니다. 자존감이 낮으면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게 되고, 실패했을 때 이를 자신의 무가치함과 연결 짓기 쉽습니다.
2. 수치심 : 과거에 실수했던 경험이나 창피를 당했던 기억이 떠오를 때 비슷한 상황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집니다. 특히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일수록 이 감정을 강하게 느낍니다.
3. 외로움 : 거절당할까 봐,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외로운 감정이 두려움과 연결될 때가 많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만 혹시나 가까워졌다가 관계에서 상처받을까 봐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4. 슬픔 : 과거의 아픈 경험이 되풀이될까 봐 두려워질 때가 있습니다. 특히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거나 소중한 것을 잃어본 경험이 있다면 다시 그 감정을 겪을까 봐 두려워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려 합니다.
5. 분노 : 억울함이나 좌절감이 쌓일 때 두려움과 결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했을 때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강하게 경험했다면, 다시 비슷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두려움과 동시에 억눌렸던 분노가 올라올 수 있습니다.
6. 죄책감 : ‘내가 잘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어.’라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부모가 자녀를 키우면서 ‘나는 좋은 부모가 아니다’라는 죄책감을 가질 때, 이 감정이 막막한 두려움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7. 무력감 :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변화시킬 수 없는 상황에 놓였을 때, 우리는 점점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무력감이 깊어질수록 변화에 대한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커집니다. '어차피 안될 거다'라는 생각에 지배당하는 것이죠.
8. 혼란 :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불확실성 속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는 혼란스러움이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선택이 옳은 걸까?’, ‘다른 선택을 하면 더 나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저울 위의 생각들이 우리를 계속 주저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두려움은 단순히 ‘겁이 난다’는 감정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여러 감정들이 얽혀 있으며 이는 나의 타고난 기질과 성격, 과거에서 온 경험에 녹아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것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볼 때, 비로소 두려움을 제대로 이해하고 다룰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려움을 완전히 없애려고 애쓰기보다는, 그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한 걸음씩 조율해 가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두려움 조율 방법들을 몇 가지 소개하겠습니다. 나에게 맞는 실천법을 골라서 적용해 보세요.
1) 두려움 리스트 만들기
지금 느끼는 두려움을 하나씩 종이에 적어보세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두려움을 느끼는지 적다 보면 막연했던 두려움이 시각화되면서 조금씩 가벼워집니다.
2) 두려움 속에서 배울 점 찾기
‘이 두려움을 통해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질문해 보세요. 만약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나는 실수를 통해 더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는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3) 작은 행동부터 실천하기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거창한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아주 작은 행동부터 실천해 보세요. 행동은 잘게 쪼갤수록 시도하는 빈도수를 높일 수 있습니다.
4)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보기
두려움이 들 때 ‘이 일이 정말 최악으로 흘러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가정해 보세요. 그리고 그 최악의 상황이 내 인생 전체에서 바라보았을 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도 가정해 보는 겁니다. 그렇게 생각이 흘러가다 보면, 지금 느끼는 두려운 상황이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하더라도 내 인생이 무너질 만큼 엄청난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그다음에 한층 가벼워진 마음으로 대비책을 현명하게 세워가면 됩니다.
5) 심호흡과 명상 연습
두려움을 느낄 때 깊이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는 것만으로도 긴장이 완화됩니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고 두려움이라는 글자를 하나씩 분해하여 공중으로 날려버리는 명상을 통해 내 안에서 멀어지는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겁니다. 이를 통해 두려움에 지배당하지 않고 나의 힘으로 두려움을 없애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두려움은 우리 삶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감정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행동을 지나치게 제약하게 두어선 안 됩니다. 두려움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 감정을 마주하고 활용하는 법을 배우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은 일상 속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위에 언급한 훈련법으로 한 걸음씩 내딛으며 변화의 가능성을 꼭 경험해 보셨으면 합니다.
두려움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만약 내 안에 두려움을 안고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면, 우리는 삶에서 더욱 많은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려움이 우리의 길을 가로막는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기억하세요. 마음속에 지금 어떤 두려움을 가지고 있든 그것이 나의 시도를 멈추게 하기보다는 성장의 기회로 삼아 더욱 단단한 우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 다음화 예고) 감정에 속고 속는 감정 숨바꼭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