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언어의 중요성

감정을 언어로 옮기는 게 중요한 이유

by 다현
기분이 좀 그렇네


하루 종일 마음이 불편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우리는 종종 "오늘 기분이 좀 별로야"라고만 말하고 넘기는데, 이렇게 감정에 정확한 이름을 붙이지 않으면 그 감정은 모호하게 남아있고 해결이 어렵습니다. 이럴 때 감정을 적절한 언어로 떠올려 구체적으로 표현할수록 그 감정이 유발하는 효과가 현저하게 줄어들게 됩니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들은 감정을 언어로 명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줍니다.


* 뇌과학으로 확인한 감정언어의 효과

UCLA의 Matthew Lieberman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감정을 언어로 옮기는 것이 우리의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우리가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논리적 사고와 자기 조절을 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활동은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담당하는 편도체의 반응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게 됩니다. 쉽게 말해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우리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브레이크 역할을 합니다.


또한 감정 조절 전문가인 James Gross 박사의 연구에서는 감정을 명명하는 것만으로도 그 강도가 줄어든다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그의 실험에서 참가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했을 때, 신체적 스트레스 반응이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이 과정을 "정서 라벨링(affect labeling)"이라고 부르며, 언어와 감정 조절 사이의 연결을 보여준 결과였습니다.


특히 부모가 감정을 적절한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자녀에게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가 알려주는 다양한 감정 단어를 통해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습관을 어릴 때부터 기르면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관계에서도 더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단순히 "싫어"라고 말하는 대신 "무섭다"라고 표현하면, 주변 사람들은 그 아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감정을 알면 보이는 것들


감정을 정확히 식별하고 이름 붙이는 것은 우리의 정신 건강에 놀라운 이점을 가져다줍니다. 무엇보다 나에 한 이해가 높아지고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힌트가 되기도 합니다. 다음은 감정 명명에 따른 네 가지 이점입니다.


1) 자기 인식 향상

감정을 명명하면 나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이유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감정과 욕구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감정에서 내가 어떤 것을 바라는지 탐색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자기 인식은 감정 관리의 첫걸음입니다.


2) 문제 해결 능력 강화

감정을 명확히 하면 근본적인 원인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화가 난다"라고 느끼기보다는 "좌절감을 느낀다"라고 인식하면,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내가 좌절감을 느끼는 이유를 생각해 봄으로써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3) 의사소통 능력 개선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타인과의 대화가 더 유연해집니다. "나 화났어"대신 "내 노력이 인정받지 못해서 실망스러워"라고 말하면 상대방의 공감과 이해를 더욱 끌어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대게 감정만 전하거나 또는 바라는 점만을 상대에게 전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나의 감정과 바라는 점을 모두 전달하는 연습을 통해 보다 유연한 대화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가 ~하면 나는 ~한 기분이 들어. 이럴 땐 가능하면 ~해줬으면 좋겠어"로 말입니다. 여기에서 기억할 점은 부드럽게 말해야 한다는 점! :)


4) 정신적 해방감

감정을 정확히 인지하고 표현하면 감정의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불안한 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 어색함을 느끼는 거구나"라고 인지하는 순간, 그 감정의 무게는 훨씬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TIP! 실용적인 활용법 : 감정 어휘 확장하기


감정을 언어로 옮기는 능력은 작은 훈련만으로도 누구나 키울 수 있습니다. 제가 몇 가지 실용적인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중 내가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선정하여 행동으로 옮겨 보세요.


감정 휠 활용하기 : Plutchik의 감정 휠 같은 도구는 감정을 세분화하여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슬프다" 대신 "외롭다"거나 "거절감을 느낀다"라고 표현해 보세요.


로버트 플루치크 정서바퀴


감정 일기 쓰기 : 매일 몇 분 동안 자신의 감정에 대해 기록하세요. 처음엔 아주 간단히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점점 더 세부적으로 적어나가는 연습을 해보세요. 일기에 감정과 그 이유를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셀프 감정코칭 하기 : 하루에 몇 번씩 멈추고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라고 자문해 보세요. 그리고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해 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감정 어휘 늘리기 : 다양한 감정 표현을 배우고 실생활에서 활용해 보세요. 예를 들어, "애석함" "쾌적함" "고립감" 같은 단어는 더 구체적이고 풍부한 표현을 가능하게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기 :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지려면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감정 단어를 다양하게 쓰려고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 어휘도 확장됩니다.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우리의 감정적 경험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 매우 강력한 도구입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습관은 자기 인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고, 건강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번 주에는 매일 감정을 언어로 옮기는 작은 도전들을 해보세요. 감정 일기를 쓰거나, 하루 중 마음 챙김 시간을 가져보거나, 누군가와 대화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다양한 언어로 표현해 보세요. 시간이 지나면 이 작은 습관이 당신의 마음 건강과 인간관계에서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 몸으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순간, 우리의 내면은 더 평화롭고 명확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음 주에는 감정을 언어로 옮기는 훈련 중 '감정일기 쓰기'의 세 가지 효과와 쓰는 방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한 주는 더 많이 웃는 주가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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