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2시의 독백.
시계 초침 소리와
먼 곳에서 우는 새의 옅은 울림,
창문을 열어놔도 포근한 영상의 날씨,
도로 위를 달리는 차 소리들로
채워진 오후의 나의 방.
“아… 포근하다, 따듯하다.”
베개에 코를 묻으니 섬유유연제의
향기가 온 몸을 이완시킨다.
“좋다….”
눈을 감고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리다,
이내 눈물이 고인다.
“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아직, 늦지 않은 걸까.
오후 두시, 점심을 먹고,
쏟아지는 잠을 애써 참으며
열심히 일하고 있을 시간.
퇴근까지 유난히
시간이 느리게 가는 시간.
누군가는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고,
또 누군가는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세상과 싸우고 있을 시간.
난…,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이내 작은 중얼거림은
세상으론 나가지 못한 채
내 방만을 가득 메우는
처절한 절규로 바뀐다.
“누군가가 괜찮다고,
아프면, 아프니까,
더 쉬어도 된다고.
몇 개월 째 이렇게 있어도
난 널 이해한다고….
아프지 말라고, 아프지 말라고…,
아프지 말라고 말해주라.
나는 내가 이해가 안가서
나를 위로해주지 못하니까…
그러니까 누군가 말해주라.
괜찮다고,
난 널 이해한다고 말해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