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는데 왠지 무기력함으로 가득한 날이었다. 뭐라 정확히 표현할 수 없지만 방향성을 잃은 느낌. 집에 있으면 우울함에 빠져 있을 것만 같아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카페에서 커피와 토스트 하나를 시켜 먹고 있는데, 카페 청소를 열심히 하던 점원이 말을 건다. 물도 있으니 목이 막히면 물도 떠다 먹으라고. ‘내가 목이 말라 보이나?’ 별 뜻 없이 한 말이겠지만, 커피를 아직 몇 모금 마시지도 않았는데, 하고 많은 사람 중에 내게 왜 그런 말을 할까 의아하기도 하면서 피식 웃음이 났다. 인간적인 관심이나 친절, 호의처럼 느껴져서였던 것 같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메신저로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긍정의 말을 건네어본다. 오늘 하루 즐거운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솔직히는 내가 듣고 싶은 말들을, 내가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했다. 조금 기분이 나아졌다.
나는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다. 물론 ‘열심히’ 라는 건 굉장히 주관적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게으르거나 나태하게 살아오진 않았음을 확신할 수 있다. 하지만 학창시절처럼 노력은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인생에서 어찌 할 수 없는 부분들은 너무나도 많고,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흘러가는 것들도 너무 많다.
최근에 주변사람들에게 40-50대에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당연하게도 답은 다 사람마다 달랐다. 누군가는 부와 명예를, 누군가는 행복한 가정을, 누군가는 늘 새로이 배워나가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대답들에는 각자의 가치관이 담겨 있었고, 현재 열망하는 것들이 담겨 있었다. 현재의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목표로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조금씩은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고 방향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기도 한다. 오늘 내가 느꼈던 무력감도 이러한 방황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가지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며 괴로워만 할 것인가. 나는 알 수 없는 미래를 걱정하며 시간을 보내진 않기로 했다. 다만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위해 오늘 하루를 살기로 마음먹었다. 현재에 집중하고, 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오늘 하루도 행복해지기로 마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