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엽서를 받았다. '무뎌진다는 것'이라는 말과 차분한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는 엽서. 이 말을 키워드로 글을 써보고 싶어, 카페에서 짤막한 글을 써내려갔다. 그리고 그 글을 공유하고 싶어 조심스레 브런치에 올려본다.
<무뎌진다는 것>
무뎌진다는 것은 나이를 먹어간다와 동의어일지 모른다. 우리는 나이를 먹으며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상처에 무뎌지고, 아파도 아픔에 무뎌진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지간에 여러 경험이 쌓이며, 어떠한 느낌을 처음 느꼈던 것처럼 강하게 느끼지는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무뎌짐을 우리는 '성숙'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모든 것에 무뎌진 삶은 얼마나 무미건조할 것인가. 그렇기에 나는 다른 사람의 아픔에 무뎌지지는 않고 싶다. 타인의 아픔과 슬픔을 보고 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무심코 지나치고 싶지 않다.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는 일에도 무뎌지진 않았으면 좋겠다. 무언가를 새로이 배우고 알아가는 일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고, 정돈되어 가는 나의 일상에서 늘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