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부터 함께 한 아이들은 물음표를 보따리 하나 가득 들고 온다. 그 아이의 떡잎이 어떤 모양인지, 첫 본 잎은 어떤 모양일지, 그리고 끝끝내 피워낸 꽃은 어떤 색이고 그 꽃이 질 때는 어떤 모습일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또 물은 얼마나 좋아하는지, 직사광선을 좋아하는지, 어떤 흙을 좋아하는지, 바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막 깨어난 어린아이와는 함께 알아가야 할 것들이 참 많다.
그 아이와 함께 뒤집고, 기고, 걷고, 대화하는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면, 그리고 운이 따른다면, 어디 화원에서 데려왔냐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당차게 성장해 있다. 그 고운 이파리 하나 가지 하나에 혹여 꺾일까 뜯어질까 하는 염려 가득한 마음이 듬뿍 묻어 있다가, 바람결에 건강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 자랑스러움으로 변한다. 씨앗을 뿌리는 일은, 새싹을 잘 키워내는 일은 이토록 감격스럽다.
사람을 키우는 일도 이와 같을까? 분명히 나와 같은 사람이지만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지 알 수 없는 도깨비 주머니 같을까. 마음처럼 커 주지 않아서 속상하기도 하고, 새로 피어난 작은 이파리 하나에 기뻐서 온갖 호들갑을 떨게 될까. 세상 풍파에 시달리고 온 날 밤이면 가만히 끌어안으며 말 한마디 없이도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느리게 피워낸 작은 꽃 한 송이를 온 사방에 자랑하고 싶어질까.
어머니, 나라는 씨앗을 품고 키우고 조금씩 커가는 모든 과정을 시작부터 전부 지켜본 나의 어머니.
저는 과연 당신에게 사랑스러운 나무일까요? 제가 피워낸 꽃과 열매가 당신에게 자랑일까요? 짧고 조악한 글이라도 당신이 기뻐할 만한 작은 새 이파리일까요? 그렇기를 기도하면서, 당신이 만든 첫 번째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