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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읽는인간 Mar 10. 2022

(출간 계약) 공동 저서를 집필합니다

글쓰기를 글쓰기가 책으로 나옵니다 

넌 알아서 잘할 거잖아


엄마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하기 시작한 건 대학교 1학년 1학기 성적표를 받았을 무렵이었다.


어렸을 때는 왈가닥에 덤벙대기 일쑤여서 무릎팍 성할 날이 없는, 그야말로 물가 한 복판에 내놓은 아이였다.


학교에 들어가서 공부는 곧잘 따라가나 싶더니, 한 두 번의 전학을 거치며 성적도 성격도 물 빠진 청바지처럼 희미해졌고, 중고등 학교 시절엔 원인 모를 방황을 하며 속이란 속은 다 썩여 집 안의 골칫거리가 됐다.


저게 뭐가 되려고 …

도대체 누굴 닮아 저러지 …

너 같은 딸 낳아봐라 …


엄마의 염원이 하늘에 닿아서일까.

결혼을 하자 거짓말처럼 나를 쏙 빼닮은 딸을 둘이나 낳았다.


생긴 건 나를 닮았으니 돌려놓을 순 없고 과연 나처럼 될는지가 관건인데, 7년간 관찰해 본 결과 아직까지 나보단 이 친구들이 나은 것 같다.


그랬던 나라서, 엄마 입에서 “넌 알아서 잘할 거잖아” 소리가 처음 나왔을 때 소스라치게 놀랐던 것을 기억한다.


“넌 이제 걱정 없어. 걱정은 네 동생이지. 넌 알아서 잘할 거니까.”


널 믿고 있다.

널 응원한다.

그러니 훨훨 날아보렴.


엄마의 마음은 그런 것이었을까.

그 말이 야속하게 들린 적도 있었지만

덕분에 정말 훨훨 날아 시집도 바다 건너로 왔다.

(이렇게 날아가라는 게 아니었을지도)





서론이 길었다.

날 믿어준 엄마 덕분에 이런 짓 저런 짓도 해 보다 다다르게 된 곳이 글쓰기다.


글은 때때로 복잡한 내 마음을 쏟아붓는 거름종이도 되었다가, 부족한 생각을 촘촘히 채워주는 모눈종이도 되었고, 볼품없이 무너진 날엔 몸도 마음도 일으켜 세워 주는 든든한 골판지도 되었다.


나이를 먹고 엄마까지 되었지만 여전히 나는 왈가닥에 덤벙이. 아프고 방황하는 중이다.


이 전과 다른 점이라면 말이 아닌 글이 있고,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함께 쓰는 사람들과 함께 의미 있는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는 것.



#브런치 매거진 #글쓰기를 글쓰기 가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만년 #작가 지망생 타이틀을 달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함께 하는 진아 작가님 선량 작가님이 가만 두지를 않더군요.


너도 할 수 있다.

우리라면 할 수 있다.

그러니 같이 하자.


동기 부여의 끝판왕인 두 작가님과 마음씨 좋은 출판사를 만나 얼떨결에 첫 기획 출판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제 당신도 글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초보 작가인 저는 글쓰기에 처음 눈 뜬 글쓰기 심봉사 역할을 맡았고요


첫 책을 출간했지만 계속 쓸 수 있을까 고민하는 진아 작가님은 계속 쓰기를


다섯 권의 책을 출간했지만 여전히 팔리는 작가가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선량 작가님은 끝까지 쓰기를 이야기합니다.


이토록 평범했던 우리가, 각자 다른 시공간에서, 글 만으로 끈끈하게 모여 걸 그룹 아닌 #글그룹을 결성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입니다.


이제 막도장을 찍었어요.

너무 기쁜 마음에 꽃다발을 들고 조촐하게 랜선 자축회도 했답니다.


아직 산 넘어 산 입니다만,

두 작가님과 함께 잘 헤쳐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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