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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Kim Jan 09. 2022

[궁금한 사람] 이창우 2편

사업가의 직관과 판단

흙을 빚는 도예가, 나무에 못질을 하는 조각가처럼 사업가에게도 직관은 작용한다.


이창우 대표가 29CM를 설립한 시기는 삶의 중심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갈 때였다. 이창우 대표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고, 물건을 파는 사람은 상품을 콘텐츠로 만들어 보여줘야 모바일 시대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합리적인 직관이다.


“상품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니까 ‘콘텐츠가 많은 카테고리는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제가 내린 답은 패션이었고, 만약 제가 뷰티나 아트로 답을 정했다면, 29CM는 지금과 다른 물건을 팔 수도 있었겠죠.”


'콘텐츠가 풍부한 카테고리를 모바일로 서비스한다' 29CM의 시작은 굉장히 명확했다.

감각적인 비주얼은 기본, 이창우 대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이미지에 어떤 스토리를 덧붙여 질적 콘텐츠를 생산할 것인가 고민했다. 질적 콘텐츠의 핵심은 지나친 포장은 지양하고, 적절한 솔직함을 드러내는 데 있다. 29CM의 콘텐츠는 상품을 만든 사람과 사용자의 의견이 고르게 읽힌다.


이창우 대표는 대학시절 건축을 공부했다. 아는 것이 건축뿐이라, 사업도 건축하듯 했다고 한다.

“건축 설계할 때, 제일 먼저 분석을 해요. 땅의 모양부터 땅이 갖고 있는 역사, 스토리, 주변 환경 등 온갖 것을 세세하게 살펴봅니다. 그렇게 수집한 정보 중에서 쓸모 있는 것과 중요한 것을 정리한 후, 콘셉트를 정해요.”

콘셉트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변치 않을 유일한 한 가지.


“콘셉트를 기반으로, 스터디 모델을 만들어요. 스터디 모델은 건축물의 볼륨감을 포함하여 다른 사람이 건축물을 보았을 때 어떤지, 건축가가 추구하는 조형미는 무엇인지, 건축물의 기능을 반복적으로 고민하며 만듭니다. 그 다음에 층별 평면도나 기능, 디테일한 작업을 통해 완성되는 게 건축 설계입니다. 저는 이걸 서비스를 만들 때도 똑같이 적용했어요.”땅을 분석하듯 시장과 소비자를 분석했고, 스터디 모델을 만들 듯 여러 기능을 더하고 덜어내며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창우 대표는 20여 년 사업만 했다. 그 시간으로 얻은 결실은 나 자신을 알게 되었다는 것. 내가 무얼 잘하고, 내게 무엇이 부족한지, 극한으로 열정으로 쏟으면 얼만큼 할 수 있고, 언제 내가 쓰러지는지 이제 그는 안다. “이젠 내가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고, 어떤 사람과 일해야 하는지 어느정도 알아요. 내가 부족한 부분은 더 잘하는 직원을 채용하고, 내가 잘하는 것은 신속하고 현명하게 처리할 줄도 알고요.”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먹고 자며, 늦은 밤 침대에 누운 채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눈 날도 있었고, 직원들 월급 걱정에 두려운 날도 있었다. 사람은 경험으로 성장한다. 그 시절이 있기에 지금의 이창우 대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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