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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웨인 Oct 11. 2018

뱅이와 아치

등속성 근관절 기능 검사 보고서

반지하에 나란히 두 집이 산다. 나란하지만 죽을 듯 다툰다. 칼처럼 베는 새벽 욕설에 눈을 떴다. 그놈들이다. 9월에만 다섯 번째다. 그들의 시간은 멈춘 걸까. 명절을 잊어 다행이다. 고향과 먼 세 집 중에 두 집이 싸운다. 주정뱅이와 양아치라고 하자.


양아치의 욕은 절대 고수 같다. 철저하고 오묘해 주정뱅이를 압도한다. 저 문장과 증오는 어디서 온 걸까. 저렴하나 심연처럼 깊다. "씨발놈들아! 조용히 해!" 나는 죽을 듯 소리친다. 속으로만. 그들은 가진 것이 많다. '없는 것'을 많이 가졌다.
.  

지난주 근검사를 했다. 48.2%. 다치지 않은 왼쪽 다리에 비해 반도 되지 않는 결괏값. 반년 안에, 80% 이상 수치가 나와야 정상이라 한다. 2년이 되어간다. 절망하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반비례도 있다. 무릎으로 밀고 당기고 차고 접는다. 밀고 차는 힘이 더 중요하다. 그것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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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사이로 그들을 본다. 뱅이와 아치는 여전히 치열하다. 꿈에 호수공원을 걸었다. 크게 한 바퀴를 돌았다. 천천히 두 시간을 걸었다. 쉬지 않고 4.8 km를 걸었다. 발목부터 무릎까지 뻐근하다. 고가 밑 평상에 누웠다. 희멀건 오후였는데 달이 보인다. 그것도 선명하게. 웃음이 난다. 그래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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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자란 적개심과 모멸감, 얇은 벽 사이 동류들이 산다. 더러운 치열함마저 없는 내게, 48.2%의 바닥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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