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고 별거 없는 일이다. 하지만 어딘가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사소한 이유로 어딘가 글을 썼다. 일기였는데 유언처럼 문장이 변질됐다. 부끄러워도 쓰고 부끄러워도 올린다. 내가 아닌 건 아니니까.
미역국 같은 거 먹지 않아도 괜찮다. 미끌거려 괜히 울렁거린다. 날씨도 구질해 잘됐다 싶다. 볼품없어도 제법 어울리는 마리아쥬 같다. 근사한 날만 있는 건 아니다. 초라해야 빛나는 여운이 있다.
문자가 왔다. 매년 오늘을 알려 주는 사람. 일깨워 줘 감사함에 버럭 욕이라도 하고 싶다. 내 엄마라 불가능하다. 생일이었구나. 아가에게 속삭이듯 낡은 아들 나이를 건넨다. 세상이 나를 잊고 난 세상을 잊는다.
잘 버틴다. 일하러 가는 곳이 멀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또 버스를 탄다. 하루의 1/4을 오고 가는데 쓴다. 힘드니 못된 감정이 사라진다. 생각 잃은 뇌는 슬픔을 다진다. 시체를 묻은 콘크리트처럼. 제법 열심 인척 산다. 뜻밖이지만 통쾌하다.
한 걸음씩 나아간다. 재지 않고 간다. 조금씩 다가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