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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호 Sungho Kim Sep 07. 2022

사람 선택하기


그 기업에 CEO로 갔을 때 7명의 부서장 체제로 되어 있었다. 


당시 사장은 한국인 이었고 그가 7인의 리더 체제로 기업을 조직하고 운영했던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상호견재를 통해서 보다 안전한 선택과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을테니까. 


하지만, 불행히 기업은 턴어라운드 상황에 처했고 바뀐 상황에서 다수의 리더가 합의하에 어떤 일을 진행하는 것이 더이상 경쟁력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속도를 저하시키는 단점이 부각되고 있었다.


난 조직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다만, 그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기에 시간이 필요했다. 부임 후 6개월 동안 나름대로 각자를 관찰하고 평가했다. 그리고 2명을 골라서 한명은 관리 총책임자로 다른 한명은 사업 총책임자로 임명했다. 


갑자기 7인의 수평적인 리더체제가 2인 체제로 변화되었고 나머지 5인은 이전에 동료였던 사람을 상사로 두게 되었다. 그로인해 1명은 이탈했지만 사업의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고 회생의 시기도 예상보다 많이 당겨졌다. 


그 2명은 어떤 기준으로 택했을까?


1. 기업의 상황과 타개책에 대한 각자의 안목을 봤다. 어떤 이들은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기업이 턴어라운드 하느데 있어서 마이너한 내용을 주로 하는 반면, 어떤 이들은 보다 근본적이면서도 나아가야할 방향을 이야기하고 제안했다. 


2. 자기 조직의 사람 뿐 아니라 타 부서 직원들 중 핵심인력에 대해 무지한 사람을 걸러내고 사람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을 골랐다. 내가 가능성있는 과업을 제안했을 때 어떻게 팀을 꾸리고 누가 그 역할을 해야할지 상세한 근거를 가지고 계획하는 모습에서 달랐다.


3. 고객에 대해서 집착하는 사람이어야 했다. 내 앞에서 고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필요했다. 역할의 차이여부를 떠나 고객에 관심이 있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궁금해하고 작더라도 피드백을 받으면 개선을 위해 파고드는 사람이 필요했다. 


4. 실행으로 실제적 수익을 더 가져올 사람을 찾았다. 아이디어만 잔뜩 내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해본 정량적 결과를 들고와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해보자고 나를 설득하는 사람이 좋았다. 


5. 나를 대하는 태도를 봤다. 내 말이라면 바로 듣고 즉각 실행하며 거역함 없이 빠르게 반응하는 사람보다 찬찬히 듣고 질문하고 따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 후 자기 의견을 정리해서 다시 확인하고 지속적인 실행을 위해 구조와 시스템을 고민하는 사람을 골랐다. 입안의 혀처럼 구는 사람은 걸렀다. 


그렇게 고른 2명은 때때로 나를 건조하게 대하고 아부와 전혀 거리가 먼 사람들이며 때때로 강하게 반대하는 사람이지만 그들이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반대의 경우로 내게 아부를 하는 사람은 더욱 철저히 검증하는 마음으로 살폈다. 그들이 내부 구성원을 인격적으로 대하는지 또 고객에게 나에게 하는 것보다 잘하는지를. 


해외에서 일해보면 가장 힘들고 실패 확율이 높은 것 중 하나가 인선(사람 선택)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면에서 난 다행히 큰 실패없이 역할을 감당했고 그 이유는 내게 보이는 상대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진정성을 더 알고자 노력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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