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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호 Sungho Kim Oct 19. 2023

자책하는 리더에게

자책하는 리더에게 전하는 조언


CFO로 재직했던 기업이 그 많던 자금을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며 신규투자로 2년만이 말아먹었을 때, 혼자 가슴치며 자책했었다. 내 경력전체를 걸고라도 말렸어야하는데 그자리에서 도대체 난 뭘 한거지? 하면서 내 자신을 많이 책망했고 후회했다. 그 돈으로 그때 강남권에 작은 건물을 하나 매입했다면 회사는 안전했을텐데 왜 그일을 밀어부치지 않았니 이 빙신아. 이런 맘이 회사를 나와서도 오랫동안 내 안에 머물러있었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그 회사를 시작으로 그후로도 10년을  턴어라운드 상황인 기업에서만 일을 해왔기에 거의 모든 상황에서 난 나자신을 자책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생겼다. 뜻대로 안되는 일 투성이었고 계획과 다르게 진행되는게 다반사였다. 사람도 손발이 맞을만하면 떠나고 돈도 겨우 받으면 허무하게 사라졌다. 고객도 매출기회도 작아지고 나는 그 모든것을 감내하면서 자책을 하는 못난이로 지냈다. 그렇게 지내는 동안 불면증은 더 심해졌다.


회사가 잘못되면 대표의 책임이 맞다.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그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 누구도 책임을 져주지 않기에 대표가 자신을 책망하고 자책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나도 그랬기에 이런말을 할수 있다.


1. 자책하는 당신이 있기에 기업이 있다.

자책은 책임감에서 나오는 반응이다. 나도 당신도 잘하고 싶은 것이다. 잘하고 싶어서 한 많은 선택이 때로 의도와 다르게 결과가 나온 것이다. 기업을 성장시키려는 당신이 있기에 기업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니 자책을 하되 나락으로 떨어지지는 말라. 저녁에 자책하고 아침이면 찬물로 세수하고 정신차려서 다시 경기장에서 미친듯이 뛰라. 나 스스로도 매일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2. 결과론에서 눈을 돌리자.

자책은 결과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자책하는 마음이 들때면 결과에서 잠시 눈을 돌려 내가 했던 선택의 과정을 복기하자. 어떤 상황에서 왜 무슨 근거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돌아보고 그 결정과정이 올바른 것이었는지 평가하는 것이 더 생산적인 일이다.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다시 올때에 난 무슨 결정을 할 것인지는 과정을 복기하는 노력에서 해답이 찾아지기 때문이다.


3. 자책을 전염시키지 말자.

자책은 언뜻 양심적이라거나 겸손하다거나 하는 인상을 주기도 하는데 그래서 더 조심할 부분이다. 자책을 통해서 저 사람 참 선하다는 평이 따른다해도 그래서 뭐? 그래서 나아지는게 무엇인가? 그럴수도 있지 다 잊고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라는 위로를 받은들 무엇이 달라지나? 자책은 혼자서 은밀히 하고 회사의 어떤 멤버도 그것에 전염되지 않도록 하라. 모두 아무일 없었던듯이 오늘의 일에 미친듯 열중하게 만드는 것이 리더의 할일이다.


리더란 후회와 자책을 안고 사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조금만 더 현명했다면 모두가 더 잘됐을텐데 하는 마음이 없는 리더는 없을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리더이다. 자신을 책망하면서 리더도 기업도 조금씩 자라가는 것이다. 그러니 그 모든 것을 성장의 길, 과정으로 생각하고 그 다음을 또 바라보라.

우리는 오늘도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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