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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호 Sungho Kim Oct 30. 2023

6편. 사람을 선택하는 기준

소규모의 리더그룹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리더십 교육 시간에 질문을 던졌습니다. 

“사람을 선택할 때 당신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다섯 명의 리더는 아래와 같이 대답했습니다. 

“인성을 본다. 사람의 근본은 바뀌지 않는다. 다만 그 사람이 하는 말로 평가하지 않고 행동을 보려고 노력한다.”

“본인의 업무 수준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한 노력을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 조직내 이해관계자들과 협업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공동체 의식, 현상과 상황을 보고 단순히 현상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본질에 대한 해결을 추구하려는 자세”

“전문성, 역량, 겸손, 태도를 본다.”

“첫번째, 사람에 대한 태도, 그리고 두번째, 일에 대한 태도”

“기본적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와 의지가 있는 사람, 문제 해결력과 목표에 대한 몰입도가 있는 사람, 개인적인 사리사욕만 챙기는 이기적이지 않는 사람”

같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선택하시나요?”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흔히 듣는 말 중 하나가 “실력”과 “태도”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실력”이 우선이라고 이야기 하고 어떤 이는 “태도”가 우선이라고 합니다. 


실력을 우선시 하는 사람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실력이 있어야 하기에 그것이 우선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태도를 중시하는 사람은 성과를 내기 위한 중요요소가 팀웍이며 팀웍은 좋은 태도없이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둘이 정말 대치되는 개념인가에 대해 언제나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고사성어 중에 집기양단(執其兩端)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용(中庸)에 나오는데 그 의미는 양극단을 바르게 잡아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으로서 양쪽 끝을 다 잡는다는 의미입니다. 양쪽 끝에 있는 것을 다 잡아야 비로서 중용이 이루어지는 이치는 의외로 많습니다. 


식상할 수도 있는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부터 시작해서 “짜장이야? 짬뽕이야?”에 이르기 까지 인간은 끝없이 둘 중 하나라면 무엇?이라는 질문을 합니다. 그 내면에 의미 없는 비교의식이 내재화된 존재가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런 류의 질문은 넘쳐납니다. 


“실력”과 “태도”는 대치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최소한 리더십에 있어서는 그렇습니다. 

지금의 실력은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날의 치열함과 진정성을 가늠하게 해주고 태도는 그 사람의 미래의 실력과 성숙을 짐작하게 해줍니다. 그 두개는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기에 굳이 둘 중 하나를 고르려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업이나 조직이 의미 있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둘 모두 있어야 합니다. 실력이 없이는 유능한 팀을 조직하기도 어렵고 과업을 시작하기도 어렵습니다. 태도가 없다면 조직한 팀을 이끌어 가기도 어렵고 일을 완수하기도 어렵습니다. 팔로워들은 리더의 실력을 보고 팀이나 기업에 합류하지만 태도 때문에 남거나 떠나는 것을 결정합니다. 그러니 어떻게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물음이 타당할 수 있을까요? 만일 극단적으로 실력이나 태도 중 하나만 가지고 있는 리더가 있다면 그 리더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그런 사람은 리더로서 선택하면 안 됩니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이 질문이 어느 정도 합리적이고 타당하게 느껴지는 걸까요? 그것은 아마도 우리 주변에서 보는 꽤 많은 리더들이(우리 자신을 포함해서) 그 둘을 대치시키면서 자신을 합리화해온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는 실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태도는 좋아.” “저 사람은 실력은 출중하지만 태도가 교만하고 안하무인이야.” 등 이런 말로 평가하는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직무관련 스킬이 좋은 것이 실력의 다가 아니고 지금의 실력의 수준이 원하는 최종적인 목표가 아니기에 실력은 좋지만 태도는 안 좋다는 말은 부분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태도는 훌륭하지만 실력이 안 좋다는 말 또한 부분을 과하게 부풀린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가 진정 좋은 태도를 가졌다면 실력을 등한시할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실력이 성장하지 못할 경우 조직 전체에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에 무감각하거나 무시하는 사람이 태도가 정말 좋다는 판단은 객관적 사실과 다릅니다. 


리더는 실력이 태도이며 태도가 실력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스스로 그 둘을 다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사람을 선택할 때 그 중 하나에 사로잡혀 나머지 하나는 천천히 만들어 가면 된다는 섣부른 생각을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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