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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코머핀 Aug 24. 2024

적은 돈으로 미국 부동산 사기

크라우드 펀딩이란

올해 나의 운이 좋았던 것인지 레이오프 이후에 바로 다음 직장을 찾을 수 있었다. 아예 동일한 업무에, 심지어 급여는 더 올랐고 이제는 사무실 출근도 필요 없는 재택인 부동산 포트폴리오 매니저다. (전화위복인 것인가 캬) 


일도 비슷하고, 조직구성도 비슷하고, 모든 것이 거의 동일하지만 이번 직장에는 아주 새로운 한 가지가 있다: 개인 고객의 돈을 굴려줘야 한다는 것.

 

일반적으로 자산 운용사의 주 고객은 기업이다. 즉 기업이 운용사에게 와서 "내 돈 굴려줘"라고 일정 금액을 맡기고 하면, 운용사는 그 돈을 여기저기 투자해서 불려주는 것이다. 부동산을 놓고 보면, 아주 간단하게는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건물을 산다.


가장 간단하고 일반적인 부동산 투자 구조


그런데 이번 회사의 고객은 기업이 아니라 개인이다. 위의 그림에서 큰돈을 맡기는 기업대신, 적은 돈을 맡길 수 있는 개인을 수천 명 모집해서 건물을 사는 것이다. 이걸 크라우드 펀딩(Crowdfunding)이라고 부르는데, "대중(crowd)"에게서 돈을 모집하기 때문에 그렇게 불린다. 


크라우드 펀딩의 구조


이 크라우드 펀딩의 가장 큰 장점은 기회를 개인에게 열어준다는 것이다. 보통 기관이 투자하는 건물은 애초에 금액도 너무 크고, 개인이 쉽게 찾을 수 없는 좋은 매물이다. 하지만 이제는 일반적인 사람도 이런 기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일반적인 사람보다는 조금 더 풍족한 사람들에게 적합한 것 같다. 매번 느끼지만 미국은 돈 많은 사람이 아주, 아주 많다. 아니 적어도 연금계좌에만 몇십억씩 들어있는 사람은 정말 지천에 깔렸다고 해도 될 정도. 이렇게 일단 가진 것이 많아지면 혼자서 그 큰 금액을 굴리는 게 효율적이지 않다. 그러니 이런 회사를 통해서 전체 자산의 일부를 부동산에 넣어놓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같은 이유 때문에 가장 큰 단점도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잔소리가 많고 고객 만족이 어렵다는 점. 기업이 고객인 경우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별 반응이 없다. '어느 건물을 지어 올리다가 사건 사고가 나서 들인 돈을 못 받을 것 같다'라는 안 좋은 뉴스를 전해도 그런가 보다 한다. 버틸 수 있는 자금이 많고 경험도 많기에 일희일비할 일이 없다. 


반면 개인은 사정이 다르다. 변동이 있을 수밖에 없는 시장을 매 번 이해해 주기 어렵다. 들어간 돈이 없어질까 더 노심초사한다. 그렇기에 이런 크라우드 펀딩 회사에는 고객상담 담당팀 조직이 별도로 있다. 그만큼 문의와 항의가 많이 오기 때문에.


같은 일을 하더라도 새롭게 배울 부분이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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